주식 기초 · 8/89강 · 기초 · 3분 읽기

왜 주식 투자를 해야 하는가 — 복리로 예적금과 비교해보면

"몇 % 차이일 뿐인데" — 이 착각이 가장 비쌉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 연 3%와 주식시장 장기 평균 수익률 연 8~10%. 숫자만 보면 "겨우 5~7%p 차이"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 차이를 30년 동안 복리로 굴리면 결과는 "겨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벌어집니다. 이 글은 그 차이가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그 차이가 왜 그렇게 커지는지를 실제 숫자로 보여줍니다.

복리란 무엇인가

복리(複利)는 "이자에 또 이자가 붙는" 구조입니다. 원금 1,000만원을 연 5% 단리로 굴리면 10년 뒤에는 매년 정확히 50만원씩만 붙어 1,500만원이 됩니다. 반면 복리로 굴리면 첫해에 붙은 이자 50만원이 다음 해부터는 그 자체로 원금이 되어 또 이자를 만들어냅니다. 계산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미래가치 = 원금 × (1 + 연수익률)^투자기간(년)

이 식에서 중요한 건 수익률이 지수(exponent) 자리에 있다는 점입니다. 수익률이 조금만 높아져도,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차이는 산술적으로가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벌어집니다.

암산으로 빠르게 확인하는 법: 72의 법칙

매번 지수 계산기를 꺼낼 수는 없으니, 원금이 두 배가 되는 데 걸리는 기간을 암산으로 어림잡는 방법이 있습니다. 72 ÷ 연 수익률(%) = 원금이 2배가 되는 데 걸리는 대략적인 연수입니다.

  • 연 3% 정기예금: 72 ÷ 3 = 24년이 걸려야 원금이 2배가 됩니다.
  • 연 8% 수익률: 72 ÷ 8 = 9년.
  • 연 10.2%(S&P500 역사적 평균): 72 ÷ 10.2 ≈ 7년.

같은 "원금 2배"라는 목표인데, 수익률에 따라 걸리는 시간이 3배 넘게 차이 납니다. 이 법칙은 근사치이지만(정확한 값과 오차가 수익률 20%를 넘어가면 조금씩 벌어집니다), 연 3~15% 구간에서는 실제 계산값과 오차가 1년 이내로 매우 정확해서 암산용으로 충분히 쓸 만합니다.

실제 숫자로 비교: 1,000만원을 30년 굴리면

2026년 기준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우대금리는 연 2.55~3.30% 수준이고,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평균도 연 3.90% 정도입니다. 반면 미국 S&P500 지수는 1928년부터 2024년까지(배당 재투자 포함) 연평균 약 10.2%의 복리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이 수치들을 그대로 넣어 1,000만원을 굴렸을 때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연 수익률 10년 후 20년 후 30년 후
2.5% (시중은행 예금 하단) 1,280만원 1,639만원 2,098만원
3.9% (저축은행 평균) 1,466만원 2,149만원 3,151만원
5.75% (MSCI EAFE, 美 제외 선진국 지수, 최근 30년) 1,749만원 3,061만원 5,354만원
10.2% (S&P500 1928~2024 복리) 2,642만원 6,978만원 18,435만원

30년 뒤를 보면 정기예금은 원금의 약 2.1배, S&P500 복리 수익률로는 약 18.4배입니다. 연 수익률 차이는 7.7%p였는데, 최종 결과 차이는 약 8.8배입니다. 이것이 복리에서 "수익률의 작은 차이"가 실제로는 전혀 작지 않은 이유입니다.

현실적인 시나리오: 목돈이 아니라 매달 300달러씩 넣는다면

사실 대부분의 사람은 처음부터 1,000만원 같은 목돈이 없습니다. 현실에 훨씬 가까운 방식은 매달 일정 금액을 꾸준히 넣는 적립식 투자(Dollar-Cost Averaging)입니다. 매달 300달러(약 40만원)씩 30년간(총 360회, 원금 합계 10만 8,000달러) S&P500 지수에 넣었다고 가정하고, 월복리로 계산하면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연 수익률 30년 후 평가액 투자 원금 복리로 불어난 금액
2.5% (시중은행 예금) 약 $159,800 $108,000 약 $51,800
3.9% (저축은행 평균) 약 $202,100 $108,000 약 $94,100
5.75% (MSCI EAFE, 美 제외 선진국 지수) 약 $279,700 $108,000 약 $171,700
10.2% (S&P500 1928~2024 복리) 약 $643,600 $108,000 약 $535,600

같은 300달러를 넣어도, 예금 금리로는 원금의 약 1.5배(약 5만 달러 증가)에 그치는 반면 S&P500 역사적 수익률로는 원금의 약 5.9배(약 53만 5천 달러 증가)가 됩니다. 이 차이 전부가 순전히 "이자가 이자를 낳는" 복리 효과입니다.

그럼 100만 달러(약 13억 원)를 모으려면?

위 계산대로면 월 300달러·연 10.2%·30년으로는 약 64만 3,600달러로, 100만 달러에는 못 미칩니다. 100만 달러를 만드는 현실적인 두 가지 레버는 다음과 같습니다.

  • 금액을 늘린다: 같은 30년·연 10.2% 가정에서 100만 달러에 도달하려면 월 약 466달러가 필요합니다.
  • 기간을 늘린다: 월 300달러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100만 달러에 도달하는 데 약 34년이 걸립니다(30년보다 약 4년 더).

즉 "얼마를 넣을까"와 "얼마나 오래 넣을까"는 서로 맞바꿀 수 있는 레버입니다. 초반에 무리해서 월 466달러를 채우기보다, 월 300달러로 시작해서 소득이 늘 때마다 납입액을 조금씩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으로 더 지속 가능한 계획입니다. 단, 이 계산은 어디까지나 연 10.2%라는 S&P500의 과거 장기 평균이 앞으로도 그대로 유지된다는 가정 위에서만 성립하며, 실제로는 아래에서 설명하듯 그 가정 자체가 항상 맞는 건 아닙니다.

인플레이션을 빼먹으면 착시가 생깁니다

지금까지의 계산은 전부 명목 수익률(nominal return) 기준입니다. 실제 구매력 기준으로 보려면 인플레이션을 빼야 합니다. S&P500의 명목 복리 수익률이 연 10.2%였다면,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수익률(real return)은 약 7%대로 낮아집니다. 정기예금도 마찬가지입니다 — 연 3% 예금이라도 물가상승률이 3%를 넘는 해에는 실질적으로 구매력이 줄어듭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30년 뒤 1억 8천만원"이라는 숫자를 오늘 기준 화폐가치로 착각하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물가가 계속 오르는 한, 30년 뒤의 1억 8천만원은 지금의 1억 8천만원과 살 수 있는 것이 다릅니다. 장기 계획을 세울 때는 명목 수익률뿐 아니라 실질 수익률로도 한 번 더 계산해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다 같은 "주식투자"가 아닙니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게 있습니다. 위 표의 "MSCI EAFE 5.75%"는 미국을 제외한 유럽·아시아 선진국 시장에 분산투자했을 때의 최근 30년 평균입니다. 같은 "해외 지수 투자"인데도 S&P500(10.2%)과는 30년 뒤 결과가 5,354만원 대 18,435만원으로 3배 넘게 벌어집니다. 기간을 2008년 이후로 좁혀보면 격차는 더 커져서, S&P500이 연평균 11.9%를 낸 반면 MSCI EAFE는 3.6%에 그쳤습니다.

즉 "주식에 투자하면 무조건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말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어떤 시장에, 어떤 기간 동안, 어떻게 분산해서 투자했는가에 따라 실제 수익률은 크게 달라집니다. 복리 계산이 보여주는 건 "수익률이 실제로 그만큼 나온다면" 벌어지는 결과이지, 주식이라는 자산군 자체가 그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 한 지역·한 종목에 몰아넣지 않습니다. MSCI EAFE와 S&P500의 격차에서 보듯, 같은 "해외 지수 투자"라도 어느 지역·섹터에 분산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분산은 선택이 아니라 복리 효과를 실제로 누리기 위한 전제조건에 가깝습니다.
  • 투자 기간을 깁니다. 표에서 보듯 10년과 30년의 차이는 수익률 차이보다 훨씬 큰 격차를 만듭니다. 복리는 시간이 최대의 무기입니다.
  • 변동성을 감당할 자금으로만 투자합니다. 예적금과 달리 주식은 원금 손실이 실제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단기간에 필요한 자금, 비상금은 이 계산에서 완전히 제외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리스크 관리의 기본에서 더 자세히 다룹니다.
  • 세금 구조도 다릅니다. 예적금 이자는 이자소득세(15.4%)가 원천징수되고, 국내 주식은 매매차익에 대해 대주주가 아닌 이상 양도소득세가 없는 대신 배당소득세(15.4%)가 있으며, 해외 주식은 양도차익 250만원 초과분에 대해 22%의 양도소득세가 별도로 부과됩니다. 실제 수익률을 비교할 때는 세후 기준으로 따져야 정확합니다.

정리

복리의 수학 자체는 명확합니다. 같은 원금이라도 수익률이 높을수록, 기간이 길수록 그 격차는 기하급수적으로 벌어집니다. 하지만 그 수익률이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게 핵심입니다. MSCI EAFE가 같은 "해외 지수"인데도 S&P500과 전혀 다른 성과를 냈다는 사실이 보여주듯, 실제로 그 복리 효과를 누리려면 분산투자, 충분한 투자 기간, 감당 가능한 리스크 관리가 함께 필요합니다. 이 사이트의 주식 기초 코스와 매매기법 코스는 바로 그 "어떻게"를 하나씩 다룹니다.

⚠️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과거 수익률이 미래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으며,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