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1-03
애플 EPS 비트·팔란티어 매출 96% 급증... 그런데 둘 다 주가는 떨어졌다 - 테르누스 첫 실적과 수주 둔화가 겹친 이유
무슨 일이 있었나
11월 2일(월) 장 마감 후, 올해 4분기 실적시즌을 상징할 만한 두 건의 발표가 같은 날 저녁 쏟아져 나왔습니다. 애플(나스닥: AAPL)과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나스닥: PLTR)가 나란히 분기 실적을 공개했는데, 두 회사 모두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에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두 종목 모두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떨어졌습니다. '서프라이즈'라는 단어가 무색해지는 하루였던 셈입니다.
먼저 애플입니다. 이번 발표는 9월 26일로 끝난 2026회계연도 4분기(일반 기준 7~9월) 실적이었고, 동시에 지난 9월 1일 CEO 자리에 오른 존 테르누스의 첫 번째 실적 발표이기도 했습니다. 팀 쿡은 2011년 스티브 잡스에게서 CEO 자리를 넘겨받은 이후 15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executive chairman)으로 자리를 옮겼고,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을 총괄해온 테르누스가 여덟 번째 CEO로 취임했습니다. 애플 역사상 첫 CEO 교체가 2011년 이후 처음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실적 발표는 숫자 자체보다도 '새 선장이 첫 항해에서 어떤 결과를 보여주느냐'라는 상징적 무게가 더 컸습니다.
숫자만 보면 테르누스의 데뷔전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매출은 114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고, 시장이 예상했던 약 1130억달러 안팎을 넘어섰습니다. 희석 주당순이익은 2.10달러로 전년 대비 14% 증가하며 월가 예상치(약 1.98~1.99달러)를 웃돌았습니다. 다만 이 EPS에는 관세 환급에서 비롯된 주당 약 0.05달러의 일회성 혜택이 포함돼 있어, 이를 제외한 실질 EPS는 2.05달러 수준으로 봐야 합니다. 순이익은 307억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사업부별로는 아이폰 매출이 576억달러로 17% 증가하며 공급 제약과 환율 역풍 속에서도 핵심 성장축 역할을 했고, 서비스 부문 매출은 316억달러로 10% 늘었습니다. 다만 중국 매출이 시장 예상치보다 약 10억달러 낮게 나오며 유일하게 뚜렷한 약점으로 지적됐습니다. 2026회계연도 전체로는 매출이 약 4790억달러(전년 대비 약 15% 증가), EPS는 8.98달러(약 20% 증가)를 기록했습니다.
그럼에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흔들렸습니다. 매체마다 집계 시점이 달라 하락폭이 엇갈리는데, 9to5Mac은 시간외 거래 중 한때 4.43%까지 빠졌다가 세션 종료 시점엔 2.81% 하락한 328.81달러로 집계했다고 전했고, 다른 매체들은 1%대에서 4.5%대까지 다양한 하락률을 보도했습니다. 공통적으로 지목된 원인은 12월 분기(회계 1분기) 가이던스였습니다. 애플은 12월 분기 매출 성장률을 전년 대비 7~10%로 제시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수준에 못 미쳤습니다. 여기에 D램·낸드 등 메모리 가격이 연말까지 계속 오를 것이라는 경영진의 경고가 겹치면서, 마진 압박이 다음 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를 눌렀습니다.
같은 날 저녁, 팔란티어도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3분기 매출은 23억13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6% 급증하며 사상 처음으로 20억달러를 넘어섰고, 시장 예상치(약 21억7000만~21억80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특히 미국 상업(민간) 부문 매출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미국 정부 부문 매출을 넘어섰다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GAAP 기준 순이익은 11억2800만달러로 순이익률이 49%에 달했고, GAAP·조정 EPS 모두 0.44달러로 집계돼 역시 월가 예상을 뛰어넘었습니다. 회사는 이 실적을 바탕으로 2026년 연간 매출 전망을 약 85억달러 수준으로 상향했습니다.
하지만 팔란티어 주가 역시 떨어졌습니다. 정규장에서 이미 3.08% 내린 178.44달러로 마감했고, 시간외 거래에서 추가로 3~4%가량 더 빠지며 171달러대까지 밀렸습니다. 매출이 96%나 늘었는데도 주가가 떨어진 이유로 시장은 신규 계약 체결 규모, 즉 총계약가치(TCV)를 지목했습니다. 3분기 TCV는 29억1800만달러로 전년 대비 6% 늘어나는 데 그쳤는데, 96%에 달하는 매출 성장률과 비교하면 신규 수주 속도가 뚜렷하게 둔화된 신호로 읽힌 것입니다. 여기에 122배에 이르는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과, 마이클 버리가 공개적으로 숏(매도) 포지션을 취하며 공정가치를 주당 46달러 수준으로 제시했던 논쟁도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키운 배경으로 꼽힙니다.
두 회사의 실적이 나온 11월 2일 하루 전체를 놓고 보면, 이미 뉴욕증시는 조심스러운 분위기였습니다. S&P500지수는 이날 0.51% 내린 7541.40으로 마감하며 3거래일 연속 하락을 기록했고, 나스닥종합지수는 1.07% 내린 2만5164.36으로 집계됐습니다. 11월 3일로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비중을 조심스럽게 줄이던 와중이었습니다. 다만 이날 모든 자산이 약세였던 것은 아닙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은 오히려 0.41% 오른 5만1983.98로 마감했는데, 그 배경에는 국제유가 급락이 있었습니다. 이란과 카타르 중재단이 평화협정 초안을 들고 협상 테이블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브렌트유는 7.6% 급락한 배럴당 104.77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저유가 기대감이 항공·운송·소비 관련 전통 산업주를 떠받친 반면, 애플과 팔란티어 같은 고밸류에이션 기술주는 같은 날 오히려 더 가혹한 잣대를 받은 셈입니다. 이런 '지수는 혼조, 개별 실적주는 선별적 타격'이라는 패턴은 올해 3분기 실적 시즌 내내 반복돼온 흐름과도 맥이 닿아 있습니다.
왜 '서프라이즈'인데 주가는 떨어졌나
두 사례를 나란히 놓고 보면 공통된 메커니즘이 보입니다. 주가는 과거 실적이 아니라 미래 실적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자산입니다. 애플의 매출과 EPS는 이미 지나간 7~9월 성과이고, 시장이 실제로 가격에 반영하는 것은 '다음 분기에도 이 속도가 유지될 것인가'입니다. 애플의 경우 12월 분기 가이던스가 기대치에 못 미쳤고, 메모리 가격 상승이라는 구체적인 비용 압박 요인까지 제시됐기 때문에, 지나간 호실적보다 다가올 마진 훼손 우려가 더 크게 작용했습니다. 팔란티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출 96% 성장은 이미 확정된 숫자지만, TCV 성장률이 6%로 둔화됐다는 것은 '앞으로 몇 분기 뒤 매출로 바뀔 파이프라인'이 예전만큼 빠르게 쌓이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팔란티어처럼 높은 성장률을 전제로 형성된 밸류에이션(122배)에서는, 성장이 '계속 가속화된다'는 전제가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주가가 과도하게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두 번째 공통점은 '바(bar)가 계속 올라간다'는 점입니다. 애플은 아홉 분기 가까이 연속으로 실적을 발표해온 회사가 아니라 이번이 신임 CEO의 첫 시험대였기에, 투자자들은 평소보다 더 엄격한 기준으로 가이던스를 평가했습니다. 팔란티어는 최근 몇 분기 동안 이미 여러 차례 어닝 서프라이즈를 냈던 회사였고, 그만큼 시장의 기대치 자체가 매번 더 높아진 상태였습니다. 이 사이트에서 이미 다룬 올해 3분기 실적 시즌의 여러 사례들 - 캐터필러·일라이릴리, 인텔·AMD 반도체 가이던스 쇼크 - 과 마찬가지로, 숫자가 '좋았다'는 사실 자체보다 '시장이 이미 가격에 반영해둔 기대치보다 좋았는가'가 주가 방향을 결정짓는다는 원칙이 이번에도 그대로 적용된 셈입니다.
이 사례에서 배울 점
- 헤드라인 숫자(매출·EPS)와 선행지표(가이던스·수주)를 분리해서 봐야 합니다. 지나간 실적이 좋아도, 다음 분기를 가리키는 가이던스나 TCV 같은 선행지표가 꺾이면 주가는 미래를 먼저 반영합니다.
- 밸류에이션이 높을수록 '성장 둔화 신호'에 대한 주가 민감도가 커집니다. 팔란티어처럼 100배를 넘는 배수로 거래되는 종목은 성장률 자체보다 '성장률의 변화 방향'이 더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 경영진 교체 직후의 첫 실적은 평소보다 더 가혹한 잣대로 평가받습니다. 애플의 경우 테르누스의 첫 가이던스가 시장의 기준점이 되기 때문에, 숫자 자체의 좋고 나쁨보다 '새 경영진에 대한 신뢰 형성'이라는 맥락이 함께 작동했습니다.
- 같은 날 발표된 두 종목이라도 하락의 '내용'은 서로 다릅니다. 애플은 비용(마진) 측면, 팔란티어는 성장(수주) 측면에서 각각 다른 우려가 작용했다는 점을 구분해서 이해해야 다음 분기 체크포인트를 제대로 잡을 수 있습니다.
- 시간외 거래의 등락률은 참고치일 뿐 확정된 반응이 아닙니다. 두 종목 모두 매체별로 집계한 하락률이 1%대부터 4%대까지 엇갈렸는데, 실제 방향성이 굳어지는 것은 보통 다음 정규장 거래에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애플 주가는 왜 실적이 좋았는데도 떨어졌나요?
매출과 EPS는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12월 분기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7~10%)가 투자자 기대에 못 미쳤고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마진 압박 경고가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신임 테르누스 CEO의 첫 가이던스라는 상징성도 더 엄격한 평가로 이어졌습니다.
팔란티어의 매출이 96%나 늘었는데 왜 주가가 하락했나요?
매출 성장률 자체는 매우 높았지만, 미래 매출로 전환될 신규 계약 규모(총계약가치·TCV)의 증가율이 6%로 크게 둔화됐습니다. 100배를 넘는 높은 밸류에이션에서는 이런 성장 속도 둔화 신호가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두 회사의 실적 하락이 미국 증시 전반에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두 사례 모두 '어닝 비트' 자체보다 '다음 분기 신호'가 주가를 움직였다는 공통점을 보여줍니다. 이는 올해 4분기 실적시즌 전반에서 투자자들이 과거 실적보다 전방 지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이 글은 아래 보도를 바탕으로 직접 종합·분석한 것으로, 원문 기사를 그대로 재구성한 것이 아닙니다. 정확한 최신 수치는 원문 기사와 1차 공시 자료를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Apple reports Q4 2026 earnings: $114.5 billion in revenue, up 12% - 9to5Mac
- Crude oil prices sell off more than 7% on Iran peace talk hopes ahead of U.S. midterms - CNBC
- Palantir's revenue rises 96% to $2.3 billion as investors' patience rests on a hair trigger -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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