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09
버크셔 해서웨이 2분기 순이익 두 배 급증 - 그렉 에이블, 15분기 만에 '순매수' 전환하며 알파벳에 100억 달러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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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었나
8월 8일(현지시간) 토요일,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뉴욕증권거래소: BRK.A/BRK.B)가 2026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미국 증시가 열리지 않는 토요일에 실적을 공개하는 것은 버크셔의 오랜 관행으로, 주가가 즉각 반응하는 대신 투자자들이 주말 동안 실적 내용을 차분히 소화한 뒤 월요일 장 개장과 함께 반응이 나타나는 구조입니다. 이번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순이익입니다. 2분기 순이익은 256억 6,700만 달러로, 101억 600만 달러였던 1분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도 전년 동기 111억 6,000만 달러에서 129억 8,000만 달러로 16% 증가하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이번 실적 발표에서 시장이 가장 주목한 대목은 순이익 숫자 자체가 아니라 현금 운용 방식의 변화였습니다. 버크셔의 현금 및 단기국채 보유액은 1분기 말 사상 최대치인 3,974억 달러에서 2분기 말 3,655억 달러로 320억 달러 가까이 줄었습니다. 워런 버핏 시대 후반부터 '역대급 현금 방석'으로 불리며 관망세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버크셔의 실탄이, 최고경영자(CEO) 그렉 에이블의 지휘 아래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리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14분기 순매도 끝에 찾아온 '순매수' 전환, 그리고 알파벳 100억 달러 베팅
이번 실적에서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버크셔가 2분기에 235억 달러어치 주식을 사들이고 37억 달러어치만 팔아, 순매수 규모가 약 198억 달러(대략 200억 달러)에 달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버크셔가 무려 14분기 연속 주식을 순매도해온 흐름을 끊고 15분기 만에 순매수로 돌아선 것으로, 2022년 이후 이어져 온 '방어적 매도' 기조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자사주 매입 규모도 약 45억 달러에 달해, 회사가 자신의 주식조차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순매수 전환의 핵심에는 알파벳(Alphabet, 나스닥: GOOGL/GOOG)이 있었습니다. 버크셔는 지난 6월 알파벳과의 사모 형태 거래를 통해 100억 달러 규모의 신주를 인수했는데, 그중 50억 달러는 주당 351.81달러에 클래스A 보통주로, 나머지 50억 달러는 주당 348.20달러에 클래스C 보통주로 배정받았습니다. 이 자금은 알파벳이 진행 중인 800억 달러 규모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뒷받침하는 데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버크셔는 2025년 3분기 처음으로 알파벳 지분 1,780만 주를 공개했고, 2026년 1분기 말 기준 약 5,400만 주로 지분을 빠르게 늘려온 바 있습니다. 이번 100억 달러 추가 투자로 버크셔의 알파벳 보유 지분 가치는 약 410억 달러로 불어나며, 오랜 기간 버크셔의 대표 종목이었던 코카콜라를 제치고 4번째로 큰 주식 보유 종목으로 올라섰습니다. 동시에 버크셔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지분은 축소한 것으로 파악돼, 방어에서 공격으로의 전환이 단순한 매수 확대가 아니라 포트폴리오 재배치 성격도 함께 지니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흐름이 특히 흥미로운 이유는 워런 버핏이 오랫동안 '이해할 수 없는 사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순수 기술주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입니다. 버핏은 2016년 애플 지분을 처음 매입한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빅테크 투자에 나섰고, 이후에도 애플을 제외한 나머지 빅테크 기업에 대해서는 대체로 거리를 둬왔습니다. 그런 버크셔가 2026년 초 버핏에서 에이블로 경영권이 넘어간 이후, AI 인프라 확장의 핵심 기업 중 하나인 알파벳에 대규모 사모 투자까지 단행했다는 것은, 버크셔의 투자 철학이 새 경영진 아래서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읽힙니다.
특히 이번 알파벳 투자가 공개시장에서의 단순 매수가 아니라 '사모 형태의 신주 인수'였다는 점도 짚어볼 대목입니다. 일반 투자자가 증권 계좌를 통해 주식을 사고파는 것과 달리, 이런 사모 거래는 발행사와 투자자가 직접 조건을 협상해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입니다. 알파벳 입장에서는 대규모 자금을 시장 충격 없이 조달할 수 있고, 버크셔 입장에서는 대량의 물량을 한 번에 원하는 조건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런 방식의 거래는 통상 기업의 최상위 의사결정권자들 사이에서만 성사되는 경우가 많아, 알파벳 경영진이 버크셔라는 파트너를 얼마나 신뢰하는지, 그리고 버크셔가 알파벳의 AI 투자 확대 방향에 얼마나 확신을 갖고 있는지를 동시에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사업부별로 엇갈린 성적표 - 철도·에너지는 웃고, 보험은 울었다
이번 분기 실적을 뜯어보면 버크셔 산하 사업부들의 성적이 뚜렷하게 엇갈렸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제조·서비스·소매 부문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 늘어난 44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BHE) 부문 이익은 27% 급증한 8억 9,100만 달러를 나타냈습니다. 철도 자회사인 벌링턴노던산타페(BNSF)도 화물 운송량이 전년 대비 6.5% 늘어나며 영업이익이 6% 증가한 15억 6,000만 달러를 기록해 견조한 실물 경기 흐름을 반영했습니다.
반면 버크셔의 오랜 '캐시카우'였던 보험 부문은 부진했습니다. 보험 인수(언더라이팅) 이익은 전년 동기 19억 9,000만 달러에서 13% 줄어든 17억 3,000만 달러에 그쳤고, 보험 투자수익도 9% 감소한 30억 6,000만 달러에 머물렀습니다. 특히 자동차보험 자회사 가이코(GEICO)의 인수 이익은 무려 45% 급감했는데, 이는 자동차보험 업계 전반의 가격 경쟁 심화와 손해율 상승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산업재·에너지·철도처럼 실물경제와 직결된 사업이 힘을 내는 동안, 금융·보험처럼 가격 경쟁에 민감한 사업은 오히려 압박을 받는 이 대조적인 흐름은, 2026년 하반기 미국 경기 사이클을 진단하는 데도 참고할 만한 신호입니다.
가이코의 부진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이는 가이코만의 개별적인 문제라기보다 업계 전반의 구조적 흐름에 가깝습니다. 최근 수년간 자동차 부품과 수리 비용, 의료비 등 손해 원가가 꾸준히 오르면서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잇따라 인상해왔는데, 문제는 경쟁사들도 동시에 공격적인 마케팅과 가격 정책으로 맞대응하면서 업계 전체의 손해율 개선 속도가 예상보다 더뎌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프로그레시브, 올스테이트 등 경쟁 보험사들과의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가이코가 손해율을 낮추기 위해 인수 기준을 다소 보수적으로 조였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이익률에 부담이 되지만, 장기적으로 더 건전한 보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한 선택으로 볼 여지도 있습니다. 보험은 버크셔의 사업 구조에서 단순한 이익 창출원을 넘어, 보험료로 먼저 받은 자금을 투자에 활용하는 '플로트(float)'의 원천이라는 점에서도 중요한 만큼, 언더라이팅 실적 자체보다 플로트 규모가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를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 배울 점
- 거대 자본이 '방어'에서 '공격'으로 방향을 트는 순간은 그 자체로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14분기 연속 순매도하던 버크셔가 순매수로 전환했다는 것은, 단순히 한 기업의 투자 결정을 넘어 시장 전반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대형 기관투자자의 평가가 바뀌고 있음을 시사하는 사례로 참고할 만합니다. 다만 이것이 시장 전체가 저평가됐다는 신호인지, 아니면 알파벳 같은 특정 종목에 대한 개별 판단인지는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 현금 보유는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기회를 기다리는 수단입니다. 버크셔의 현금이 사상 최대치까지 쌓였다가 줄어드는 흐름은, 뛰어난 자본 배분자일수록 마음에 드는 기회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현금 비중이 늘었다 줄었다 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기보다, '왜 지금 움직였는가'라는 맥락을 함께 읽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 한 기업의 실적 안에서도 사업부별 온도차를 확인하는 것이 입체적인 분석의 기본입니다. 같은 분기, 같은 회사 안에서도 철도·에너지는 성장하고 보험은 후퇴하는 것처럼 엇갈린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전체 순이익이라는 단일 숫자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사업부별 실적을 나눠보는 습관이 더 정확한 그림을 제공합니다.
- 경영진 교체 이후의 투자 스타일 변화는 시간을 두고 지켜볼 가치가 있습니다. 버핏에서 에이블로의 경영권 이양 이후 나타난 알파벳 대규모 투자나 순매수 전환 같은 변화는, 새 리더십이 기존 원칙을 어떻게 계승하거나 수정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리더십 교체가 있는 기업을 분석할 때는 이런 스타일 변화 여부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 자료
이 글은 아래 실제 보도를 바탕으로 저희가 자체적으로 종합·분석해 작성한 것으로, 원문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닙니다. 최신 수치와 원문 전체 내용은 아래 출처를 통해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Berkshire Hathaway earnings Q2 2026 - CNBC
- Berkshire Hathaway Earnings Beat As Abel Deploys Buffett's Cash Hoard - Forbes
- Berkshire Hathaway finally spends massive cash pile, buying $10 billion in Alphabet stock and repurchasing $4.5 billion in shares - Fortune
- Berkshire Hathaway invests extra $10 billion in Alphabet, deepening bet on AI - CNBC
⚠️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시장 상황은 계속 변하므로, 투자 결정 전에는 반드시 최신 데이터를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