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0
베센트-허리펑 뉴욕 담판 개시 - 미국, 중국 AI기업 6곳 '모델 도용' 정조준하며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 밑그림
무슨 일이 있었나
9월20일 일요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맨해튼 JP모건체이스 본사에서 중국 허리펑 부총리와 마주 앉았습니다. 오전 10시30분(미국 동부시간)에 시작된 이 협상은 하루 종일 이어질 예정으로 알려졌으며, 오는 목요일(9월24일) 백악관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실무 밑그림을 그리는 자리입니다. 시 주석의 이번 방미는 10년 만의 첫 국빈 방문급 일정으로,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국빈 방문에 대한 답방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이날 담판의 의제는 크게 세 갈래입니다. 첫째는 인공지능(AI) 거버넌스, 즉 중국 AI 기업들의 모델 도용 문제입니다. 둘째는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레어어스(희토류) 자석과 핵심 광물의 대미 공급 흐름이고, 셋째는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체결된 미중 관세휴전의 연장 여부입니다. 이 휴전은 오는 11월10일 만료를 앞두고 있어, 이번 담판과 목요일 정상회담이 사실상 마지막 조율 창구인 셈입니다.
이 가운데 시장의 이목이 가장 크게 쏠린 대목은 AI 모델 도용 문제입니다. 담판을 이틀 앞둔 9월18~19일, 미국 국가안보국(NSA)·연방수사국(FBI)·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CISA)이 공동으로 낸 경보에서 딥시크, 문샷AI(킴이), 알리바바, 미니맥스, 스텝펀, Z.AI 등 중국 AI 기업 6곳을 공식 지목했습니다. 이들 기업이 '지식 증류(knowledge distillation)'라는 기법을 통해 클로드, GPT, 제미나이, 그록 등 미국의 최상위 AI 모델로부터 지난 2024년 말 이후 수십억 개의 토큰을 조직적으로 빼갔다는 내용입니다. 당국은 이런 방식이 사실상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를 우회해 첨단 AI 역량을 확보하는 경로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담판 직전인 9월18일 금요일에는 한 미국 고위 관료가 기자들에게 "중국의 (희토류 흐름 회복) 이행 수준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부산 휴전 당시 중국이 약속했던 희토류 수출 정상화가 여전히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이 발언은 이번 담판에서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예정입니다.
왜 이 담판이 미국 증시에 직접 영향을 미치나
AI 모델 도용 논란은 이번에 갑자기 불거진 사안이 아닙니다. 이미 지난 6월24일, AI 기업 앤트로픽은 알리바바 산하 AI연구소 큐원(Qwen)이 약 2만5000개의 가짜 계정을 동원해 4월22일부터 6월5일 사이 클로드 모델과 2880만 건의 대화를 주고받으며 자사 모델의 추론 능력을 빼갔다고 백악관과 상원에 공식 서한을 보냈습니다. 이는 앤트로픽이 지금까지 포착한 중국발 증류 공격 중 최대 규모였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진 6월25일, 알리바바의 미국 상장 주식예탁증서(ADR, 티커 BABA)는 하루 만에 약 5% 급락했고, 이후 닷새간 누적 9% 넘게 빠지며 16개월 만의 최저가로 밀려났습니다. 이후 9월10일 앤트로픽이 추가 분석을 통해 전체 2억 건의 증류 의심 거래 중 1억5100만 건이 알리바바 큐원 팀과 관련됐다고 밝히자, 알리바바 ADR은 다시 사흘 연속 하락(각각 3.9%, 2.7%, 4.7%)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웠습니다.
베센트 장관은 이런 흐름에 대해 "오픈소스가 미국 지적재산권에 대한 사냥철 허가증은 아니다"라는 표현을 써가며, 중국 기업들의 조직적·산업적 증류 공격이 지식재산권 절취로 판명될 경우 제재와 거래제한명단(Entity List) 등재를 검토하겠다고 경고해 왔습니다. 이번 뉴욕 담판에서 AI 문제가 단순한 기술 이슈가 아니라 관세·무역 협상과 한 테이블에서 다뤄지는 배경도 여기에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반도체 수출통제로 막아둔 첨단 AI 역량을, 중국 기업들이 모델 증류라는 '우회로'를 통해 사실상 무력화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레어어스 문제 역시 증시에 곧바로 반영되는 사안입니다. 9월 들어 미국 상장 레어어스 관련주들은 헤드라인 하나하나에 극심하게 출렁였습니다. 무역 훈풍 기대가 부각될 때마다 희소성 프리미엄이 옅어질 것이란 우려로 매도세가 나왔고, 반대로 중국의 공급 이행이 미흡하다는 신호가 나올 때마다 매수세가 몰렸습니다. 실제로 담판을 이틀 앞둔 9월18일 금요일, 베센트 장관의 '이행 미흡' 발언이 전해지자 MP머티리얼즈와 USA레어어스 등 관련주들이 각각 8~9%대 급등세를 보이며 하루 만에 되돌림 장세를 연출했습니다. 이는 이들 종목의 주가가 실적이 아니라 순전히 미중 협상의 헤드라인에 좌우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이 문제는 반도체 수출통제 정책과도 직결됩니다. 미국이 엔비디아·AMD 등 첨단 AI 반도체의 대중 수출을 제한해온 근거는 '연산 능력 자체를 틀어막으면 중국의 AI 역량 추격을 늦출 수 있다'는 전제였습니다. 그런데 증류 공격이 사실이라면, 중국 기업들은 값비싼 첨단 칩을 대량으로 확보하지 않고도 미국 최상위 모델의 추론 능력을 간접적으로 복제해낼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이는 곧 수출통제 정책의 실효성 자체에 의문을 던지는 사안이어서, 이번 담판에서 미국이 어떤 강도의 대응을 내놓느냐에 따라 엔비디아·AMD처럼 대중 매출 비중이 있는 반도체주의 정책 리스크 프리미엄도 함께 움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25년 초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훨씬 적은 연산 자원으로 미국 최상위 모델에 근접한 성능을 냈다고 주장했을 때도, 그 배경에 증류 기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처음 제기된 바 있습니다. 이번 CISA·NSA·FBI의 공동 경보는 그때의 의혹을 국가 차원의 공식 조사 결과로 재확인한 셈입니다.
결국 이번 담판은 한 자리에서 벌어지는 협상이지만, 미국 상장 자산에는 서로 다른 두 갈래의 영향을 미칩니다. AI 모델 도용 문제에서 미국이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할수록 알리바바 같은 중국 AI 관련 ADR과, 넓게는 중국 기술주 전반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이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레어어스 공급 이슈에서 중국이 유화적 신호를 낼수록 MP머티리얼즈 같은 미국 희토류 관련주는 오히려 '희소성 프리미엄 약화'라는 정반대 방향의 압박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같은 담판에서 같은 날 나온 소식이라도, 어떤 의제가 부각되느냐에 따라 관련 종목군의 주가 방향이 엇갈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사례에서 배울 점
- 하나의 협상 테이블이라도 의제별로 수혜주·피해주가 갈립니다. AI 도용 이슈가 부각되면 중국 기술 ADR에 부담이, 레어어스 공급 이슈가 부각되면 미국 희토류주에 부담이 될 수 있어, 뉴스 헤드라인이 '어느 의제'를 다루는지 구분해서 읽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 정부 경보와 민간 기업의 폭로가 겹칠 때 파장이 커집니다. CISA·NSA·FBI의 공동 경보와 앤트로픽의 자체 조사 결과가 같은 시점에 공개되면서, 개별 기업 이슈였던 사안이 국가 간 협상 의제로 격상됐습니다. 민간 폭로가 정부 조치로 이어지는 흐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 정책 불확실성에 노출된 종목은 실적보다 헤드라인이 주가를 더 크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MP머티리얼즈가 하루 만에 8% 넘게 급등락한 것처럼, 협상 관련 종목은 펀더멘털 분석만으로는 단기 변동성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 마감 시한이 정해진 협상은 시한이 가까워질수록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11월10일 관세휴전 만료를 앞두고 담판과 정상회담이 잇따르는 지금 같은 시기에는, 협상 결렬이나 극적 타결 모두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지식 증류(distillation)'가 정확히 무엇인가요?
지식 증류는 원래 크고 성능 좋은 AI 모델의 출력값을 활용해 더 작고 저렴한 모델을 학습시키는 정상적인 기술 기법입니다. 문제는 이 기법이 악용될 경우, 경쟁사가 정당한 연구개발 비용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상대방 모델의 추론 패턴과 역량을 통째로 빼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에 미국 정부와 앤트로픽이 문제 삼은 것은 바로 이 악용된 형태의 '적대적 증류' 공격입니다.
이번 뉴욕 담판 결과가 언제쯤 시장에 반영되나요?
담판 자체는 비공개로 진행되며 공식 결과 발표는 목요일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 전후로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시장은 그 이전에도 관련 보도나 관계자 발언이 나올 때마다 국채금리, 달러화, 반도체주, 중국 ADR, 레어어스 관련주 등을 통해 선반영하는 경향을 보여왔습니다.
관세휴전이 11월10일까지 연장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체결된 휴전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양측이 유예해뒀던 관세와 수출통제 조치들이 재발동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반도체·희토류·대중 수출 비중이 큰 미국 상장기업들의 비용 구조와 공급망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어서, 시장은 이번 담판과 목요일 정상회담을 휴전 연장 여부를 가늠할 핵심 신호로 주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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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이 글은 아래 실제 보도를 바탕으로 종합·재구성한 자체 분석이며, 원문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닙니다. 정확한 최신 수치는 원문을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US Treasury's Bessent, China's He to launch talks on AI, trade, critical minerals - Reuters (via CNBC)
- CISA, NSA and FBI Warn of China-Based AI Companies Targeting US AI Models with Industrial-Scale Knowledge Distillation Campaigns - CISA
- Anthropic Accuses Alibaba of Massive AI Data Distillation Attack. How to Play BABA Stock Here - Barchart
- US Accuses Six Chinese AI Firms of Copying Models, Bypassing Chip Controls - Tech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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