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2

美 10년물 금리 2025년 1월來 최고, 英 10년물은 2008년來 최고 - 유가 94달러 돌파에 나스닥 1%대 하락, 에너지주는 반등

무슨 일이 있었나

9월 1일(화) 뉴욕증시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채권시장 발작이 동시에 겹치며 하락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1.03% 내린 26,100 부근에서, S&P500지수는 0.70% 내린 7,633 부근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은 0.79% 내린 52,767 부근에서 각각 거래를 마쳤습니다. 세 지수 중 기술주 비중이 가장 높은 나스닥이 가장 크게 밀렸다는 점이 이날 하락의 성격을 잘 보여줍니다. 변동성을 나타내는 CBOE 변동성지수(VIX)도 5%대 후반 뛰어오르며 15대 후반까지 올라섰습니다.

이날 하락의 시작점은 전날 밤 호르무즈 해협에서 벌어진 사건이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소유 유조선 한 척과 한국 소유 유조선 한 척이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잇따라 피격됐고, 이는 지난 2월 말부터 이어져 온 미국-이란 간 6개월째 교착 상태의 무력 충돌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 소식에 국제유가는 즉각 급등했습니다.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4.6% 오른 배럴당 94.65달러까지 치솟았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4~5%대 급등하며 배럴당 90달러에 근접했습니다. 두 유종 모두 최근 수개월 사이 최고 수준입니다.

여기까지는 익숙한 패턴입니다. 지정학적 충돌이 격화되면 유가가 뛰고,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해 주식시장이 흔들리는 구도는 지난 8월 한 달 내내 반복돼 온 흐름입니다. 이번 사례가 특별히 주목받은 이유는 그 파장이 미국 국채시장을 넘어 전 세계 국채시장으로 동시다발적으로 번졌다는 점입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4.79%까지 올라 2025년 1월 중순 이후 약 1년 8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영국 10년물 국채(길트) 금리는 5.254%까지 치솟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찍었고, 일본 10년물 국채(JGB) 금리는 1996년 이후 처음으로 3%를 넘어섰습니다.

세 나라 국채금리가 같은 날 나란히 다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흔한 일이 아닙니다. 통상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사이클은 서로 어긋나 있어서, 한 나라의 금리가 오를 때 다른 나라 금리는 내리거나 보합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국·영국·일본이라는, 통화정책 방향도 경제 사이클도 서로 다른 세 선진국의 장기 금리가 동시에 튀어 올랐다는 것은, 이번 유가 충격이 개별 국가의 통화정책 이슈가 아니라 '전 세계 공통의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와 AI 데이터센터 투자 붐에 따른 회사채 발행 급증까지 겹치면서, 국채 공급 부담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동시에 채권 가격을 짓누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주식시장 내부를 들여다보면 자금의 방향이 뚜렷하게 갈렸습니다. 엑손모빌(뉴욕증권거래소: XOM)은 2.3% 올랐고, 셰브런(뉴욕증권거래소: CVX)도 2.1% 상승했습니다. 옥시덴탈페트롤리엄(뉴욕증권거래소: OXY)도 1% 가까이 올랐습니다. 유가 상승이 곧바로 매출·마진 확대로 이어지는 에너지 기업들에는 이번 사태가 직접적인 호재로 작용한 셈입니다. 반면 나스닥을 끌어내린 것은 주로 성장주·기술주였습니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사용하는 할인율이 함께 올라가는데, 이는 먼 미래의 이익 성장을 주가에 크게 반영하고 있는 고밸류에이션 기술주에 특히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상대적으로 이익이 안정적이고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은 다우존스 구성 종목들의 낙폭이 나스닥보다 작았던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왜 '전 세계 국채금리 동반 급등'이 지수 하락 자체보다 더 중요한 신호인가

이번 사례에서 정말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지수가 1% 안팎 빠졌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배경에 깔린 메커니즘입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입니다. 국채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곧 국채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고, 이는 전 세계 채권 투자자들이 향후 인플레이션이 지금 가격에 반영된 수준보다 더 높을 것이라 베팅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오늘처럼 미국·영국·일본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유동성이 풍부한 3대 국채시장이 동시에 이런 신호를 보낸다면, 이는 단순히 중동발 지정학적 이벤트 하나로 설명하기엔 파급력이 지나치게 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특히 일본의 사례가 상징적입니다. 일본은 지난 수십 년간 초저금리·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대명사였던 나라입니다. 그런 일본의 10년물 금리가 1996년 이후 처음으로 3%를 넘었다는 것은, 오랫동안 '디플레이션 국가'로 분류돼 온 일본조차 이제는 인플레이션 압력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영국 역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금리 수준으로 되돌아갔다는 사실은, 지금의 국채금리 상승이 코로나 이후의 일시적 되돌림이 아니라 상당히 구조적인 국면 전환일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 입장에서 이 흐름이 특히 부담스러운 이유는 이미 9월 FOMC를 앞두고 금리 인상 논쟁이 뜨거운 시점에 유가 충격까지 겹쳤기 때문입니다. CME 페드워치 기준 9월 금리 인상 확률이 최근 66%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유가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 연준 입장에서는 금리 인상 쪽으로 더 힘을 실을 명분이 하나 늘어난 셈입니다. 반대로 국채금리 급등 자체가 이미 금융 여건을 긴축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연준이 굳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지 않아도 시장금리 상승만으로 긴축 효과가 일부 발생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결국 이번 사태는 '유가가 오르면 주가가 내린다'는 단순한 인과관계를 넘어, 재정·통화정책·지정학이 뒤엉킨 복합적인 리스크로 봐야 한다는 것이 이번 사례가 주는 핵심 메시지입니다.

이 사례에서 배울 점

  • 여러 국가의 채권시장이 동시에 움직일 때는 개별 뉴스보다 구조적 신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미국·영국·일본처럼 통화정책 사이클이 서로 다른 나라들의 장기 금리가 한꺼번에 다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면, 이는 특정 지역 이슈가 아니라 글로벌 인플레이션 기대의 재점화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 금리 상승기에는 지수보다 밸류에이션 구조를 먼저 봐야 합니다. 같은 날 같은 뉴스에도 나스닥과 다우가 다르게 반응한 것은, 할인율 상승이 미래 이익 비중이 큰 고밸류에이션 성장주에 더 크게 타격을 준다는 원리 때문입니다. 포트폴리오의 듀레이션(금리 민감도)을 미리 점검해두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 원자재발 충격이 있을 때는 에너지 섹터의 상대적 방어력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도 엑손·셰브런·옥시덴탈 같은 에너지 기업들은 유가 상승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으며 지수 전체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포트폴리오 내 섹터 분산이 이런 국면에서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인해볼 만한 사례입니다.
  • '금리가 오른다'는 헤드라인 하나로 끝내지 말고 '어느 나라, 어느 만기, 왜'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미국 10년물이 올랐다는 사실보다, 영국은 2008년래 최고, 일본은 1996년래 첫 3%대 진입이라는 구체적인 비교 기준까지 함께 확인해야 이번 사태의 이례성을 제대로 가늠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국채금리가 오르면 왜 주가, 특히 기술주가 떨어지나요?

주식의 이론적 가치는 미래에 벌어들일 이익을 현재 가치로 할인해 합산한 값으로 평가됩니다. 국채금리는 이때 사용하는 할인율의 기준이 되는데, 금리가 오르면 같은 미래 이익이라도 현재 가치로 환산했을 때의 값이 작아집니다. 특히 지금 당장의 이익보다 먼 미래의 성장을 근거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아온 기술·성장주일수록 이 효과가 크게 나타나, 금리 상승기에 상대적으로 더 크게 하락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영국·일본 국채금리까지 미국 증시에 영향을 주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글로벌 채권시장은 서로 연결돼 있어서, 한 나라의 국채금리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매력이 커진 해당 국채로 자금이 이동하며 다른 나라 국채금리에도 상승 압력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미국·영국·일본처럼 통화정책 방향이 서로 다른 국가들의 금리가 동시에 오른다는 것은, 특정국 통화정책 이슈가 아니라 전 세계 공통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에 미국 투자자들도 이를 예의주시합니다.

유가가 90달러를 넘는 상태가 계속되면 9월 FOMC 결정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유가 상승은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표적인 변수입니다. 이미 9월 금리 인상 확률이 66%까지 오른 상황에서 유가발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겹치면, 연준이 매파적 스탠스를 유지하거나 강화할 명분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다만 국채금리 상승 자체가 이미 금융 여건을 긴축시키고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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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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