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5

룰루레몬(LULU) 주가 17.38% 폭락, 100.61달러 8년 만의 최저치 - 올해만 세 번째 가이던스 하향, 나이키 출신 신임 CEO가 구원투수로

무슨 일이 있었나

9월 4일(금), 애슬레저 브랜드 룰루레몬(NASDAQ: LULU) 주가가 17.38% 폭락하며 100.61달러로 장을 마쳤습니다. 이는 52주 최저가를 하회하는 수준이자 약 8년 만에 가장 낮은 종가입니다. 아이러니한 점은 이번 급락이 '실적 서프라이즈'가 아니라 오히려 컨센서스를 웃돈 2분기 실적 발표 다음 날 벌어졌다는 것입니다. 룰루레몬의 2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92달러로 시장 예상치 1.82달러를 크게 상회했습니다. 그러나 이 수치에는 관세 환급금 및 관련 이자 수익으로 인한 주당 0.86달러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를 제외한 실질 조정 EPS는 2.06달러 수준이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24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24억6000만 달러에도 못 미쳤습니다.

시장이 진짜로 반응한 대목은 실적 그 자체가 아니라 회사가 함께 발표한 2026 회계연도 전체 가이던스였습니다. 룰루레몬은 연간 매출 전망치를 103억5000만~105억 달러(전년 대비 5~7% 감소)로 대폭 하향했는데, 중간값인 104억2500만 달러는 시장 컨센서스인 110억3000만 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회사는 연간 매출이 거의 보합이거나 최대 1% 감소하는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연간 조정 EPS 가이던스 역시 기존 10.95~11.15달러에서 9.48~9.73달러로 대폭 낮췄고,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10.84달러보다도 낮은 수준입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3분기 EPS 가이던스로, 회사는 0.93~0.98달러를 제시했는데 이는 시장 컨센서스 2.43달러 대비 약 60% 낮은 수치였습니다. 룰루레몬이 연간 가이던스를 하향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이번이 벌써 세 번째입니다.

실적 부진의 구체적인 원인은 세부 지표를 뜯어보면 더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전체 동일매장매출(comparable sales)은 9% 감소(환율 영향을 제외한 상수 통화 기준으로는 10% 감소)했고, 특히 북미 지역 동일매장매출은 12% 급감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룰루레몬의 대표 상품인 레깅스 매출이 20%나 줄었는데, 회사 측은 소비자들이 몸에 딱 맞는(body-hugging) 실루엣에서 벗어나 '어웨이-프롬-바디(away-from-body)' 핏으로 트렌드가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때 가장 강력한 성장 동력이었던 중국 본토 매출도 명목 기준으로는 4% 증가했지만, 환율 효과를 제외한 상수 통화 기준으로는 오히려 2% 감소하며 반전됐습니다. 투자은행 스티펠(Stifel)의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매출과 EPS가 또다시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된 것에 실망했다"며 "북미 핵심 시장의 부진 추세에 대한 의문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고, 한때 가장 강력한 지역별 매출 기여국이었던 중국 본토 트렌드마저 예상 밖으로 반전되면서 연결 전망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실적 발표는 공교롭게도 회사의 리더십 교체 시점과 정확히 맞물립니다. 나이키에서 소비자·마케팅 부문을 이끌었던 하이디 오닐이 룰루레몬의 신임 CEO로서 9월 8일 공식 취임합니다. 그가 물려받는 회사는 올해만 세 번째로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고, 3분기 EPS 전망이 컨센서스 대비 60% 가까이 낮으며, 핵심 시장인 북미에서 두 자릿수 매출 감소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룰루레몬과 나이키, 서로 다른 이유로 같은 처지에 놓이다

이번 사례에서 특히 흥미로운 대목은 룰루레몬의 신임 CEO가 하필 나이키 출신이라는 점입니다. 나이키(NYSE: NKE) 역시 최근 몇 주간 극심한 주가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나이키 주가는 지난 8월 17일 39.09달러로 마감하며 2014년 이후 12년 만에 최저 종가를 기록했고, 이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지며 9월 초에는 38달러 초반대까지 밀려났습니다. 이는 2021년 11월 사상 최고가 대비 약 78% 낮은 수준입니다. 애슬레저·스포츠웨어 업계의 두 대표 기업이 거의 동시에 다년 만의 최저치 근방에서 거래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나 두 회사가 부진에 빠진 메커니즘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나이키의 문제는 여러 분기에 걸쳐 누적된 구조적 문제에 가깝습니다. 중국 매출이 8분기 연속 감소했고, JP모건은 나이키의 '윈 나우(Win Now)' 전환 계획에 따른 중국 디지털 사업 재편이 향후 매출에 10억 달러 이상의 역풍이 될 것으로 보고 투자의견을 언더웨이트로 하향했습니다. 반면 룰루레몬의 문제는 훨씬 더 급격하고 최근에 집중된 신뢰의 위기에 가깝습니다. 불과 반년 사이 세 차례나 가이던스를 낮추면서, 시장은 이제 회사 경영진이 제시하는 전망치 자체를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려워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관세 환급이라는 일회성 요인이 EPS 서프라이즈를 인위적으로 부풀렸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더 깎아 먹었습니다. 표면적인 숫자(2.92달러 EPS 서프라이즈)와 실질적인 숫자(2.06달러, 그리고 60%나 낮아진 3분기 가이던스) 사이의 괴리가 이렇게 컸던 것 자체가, 시장이 이 실적을 '호재'가 아니라 '경고 신호'로 받아들인 핵심 이유입니다.

레깅스 매출이 20% 급감했다는 사실도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룰루레몬의 핵심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몸에 딱 맞는 요가복'이라는 제품 카테고리 자체가 소비자 취향 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뜻입니다. 애슬레저 시장에서 브랜드 충성도는 결국 특정 실루엣과 소재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에 크게 좌우되는데, 그 선호가 바뀌기 시작하면 브랜드는 신제품 개발 주기 내내 뒤처진 상태로 쫓아가야 합니다. 중국 본토 트렌드의 반전 역시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합니다. 나이키가 이미 중국에서 겪고 있는 로컬 브랜드와의 경쟁 심화, 소비 위축이라는 구조적 흐름이 이제 룰루레몬에도 번지기 시작했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배경에서 하이디 오닐의 영입은 이중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나이키에서 소비자 경험과 브랜드 마케팅을 총괄했던 경력은 룰루레몬이 정확히 지금 필요로 하는 역량, 즉 흔들리는 브랜드 정체성을 재정비하고 핵심 소비자층과의 관계를 다시 다지는 능력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나이키에서도 뚜렷하게 해결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는 문제, 즉 스포츠웨어 브랜드가 소비자 취향 변화 속도를 어떻게 따라잡을 것인가라는 난제를 고스란히 안고 룰루레몬에 합류하는 셈이기도 합니다.

이 사례에서 배울 점

  • 표면적인 EPS 서프라이즈와 실질적인 EPS는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룰루레몬의 2.92달러 EPS는 컨센서스를 크게 웃돌았지만, 관세 환급이라는 일회성 요인 0.86달러를 제외하면 실질 EPS는 2.06달러에 불과했습니다. 일회성 항목이 포함된 실적 서프라이즈는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반드시 그 구성 요소를 뜯어봐야 합니다.
  • 가이던스 하향의 '빈도'는 그 자체로 하나의 리스크 신호입니다. 반년 사이 세 번째 가이던스 하향이라는 것은, 경영진이 사업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거나 예측 자체가 구조적으로 어려워졌다는 뜻입니다. 두 경우 모두 향후 제시되는 전망치의 신뢰도를 낮추는 요인입니다.
  • 핵심 제품 카테고리의 매출 급감은 브랜드 정체성의 위기일 수 있습니다. 레깅스라는 룰루레몬의 대표 상품군에서 20%의 매출 감소가 나타났다는 것은, 단순한 한 분기의 부진이 아니라 소비자 취향 변화라는 더 근본적인 도전을 시사합니다.
  • 경쟁사 출신 CEO 영입은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 하이디 오닐의 나이키 경력은 분명 자산이지만, 나이키 자신도 아직 비슷한 구조적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검증된 경력이 반드시 해당 기업의 고유한 문제까지 해결해준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 같은 업종 내 여러 기업이 동시에 다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한다면, 개별 기업 문제를 넘어 업종 전체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을 점검해봐야 합니다. 룰루레몬과 나이키가 서로 다른 이유로 부진에 빠졌다는 사실 자체가, 애슬레저·스포츠웨어 업종 전반에 걸친 소비 트렌드 변화가 진행 중일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룰루레몬 실적은 예상보다 좋았는데 왜 주가는 폭락했나요?

2분기 조정 EPS(2.92달러)는 컨센서스(1.82달러)를 웃돌았지만, 여기에는 관세 환급으로 인한 일회성 이익 0.86달러가 포함돼 있어 실질 EPS는 2.06달러에 그쳤습니다. 게다가 시장이 더 주목한 것은 과거 실적이 아니라 함께 발표된 미래 가이던스였는데, 회사는 연간 매출·EPS 전망치와 3분기 EPS 가이던스를 모두 컨센서스보다 크게 낮춰 제시했습니다. 실적 발표 시점에는 항상 과거 실적과 미래 가이던스를 분리해서 봐야 합니다.

하이디 오닐은 누구이며 왜 이 시점에 CEO로 취임하나요?

하이디 오닐은 나이키에서 소비자·마케팅 부문을 이끌었던 임원 출신으로, 9월 8일 룰루레몬의 신임 CEO로 공식 취임합니다. 그는 3분기 연속 부진한 가이던스와 북미 매출 두 자릿수 감소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회사를 물려받게 되며, 브랜드 재정비라는 시급한 과제를 안고 출발하게 됩니다.

룰루레몬과 나이키의 주가 부진은 같은 원인인가요?

근본 원인은 다릅니다. 나이키는 8분기 연속 이어진 중국 매출 감소와 대규모 디지털 사업 재편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반면, 룰루레몬은 반년 새 세 번째 가이던스 하향이라는 신뢰의 위기와 핵심 상품(레깅스)에 대한 소비자 선호 변화가 겹친 상황입니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애슬레저·스포츠웨어 업종 전반의 소비 트렌드 변화라는 공통된 배경을 안고 있다는 점은 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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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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