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1
트럼프 '중국에 100% 관세' 위협에 하루 만에 2조달러 증발 - 금은 사상 최고치, 달러는 안 움직인 이유
무슨 일이 있었나
금요일 뉴욕증시는 상승 출발했습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장중 한때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미 동부시간 오전 11시쯘,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그는 중국이 최근 희토류 광물 수출 통제를 대폭 강화한 것(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공급의 약 70%를 쥐고 있습니다)을 "매우 적대적인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한국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에서 예정돼 있던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곧이어 그는 중국산 제품에 대해 "현재 부과 중인 관세 위에 추가로" 100% 관세를 매기겠다고 위협했고, 중국에 수출되는 "모든 핵심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출 통제도 새로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두 조치 모두 11월 1일 또는 그 이전에 발효될 수 있다는 경고가 붙었습니다.
반전은 즉각적이었고, 그 폭도 넓었습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은 878.82포인트(1.9%) 내린 45,479.60으로 마감했고, S&P500지수는 2.71% 떨어진 6,552.51, 나스닥종합지수는 3.56% 급락한 22,204.43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S&P500과 나스닥 모두 지난 4월 '해방의 날' 관세 쇼크 이후 가장 큰 하루 하락폭입니다. 이번 매도세는 몇몇 대형 기술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S&P500 편입 종목 500개 중 424개가 하락 마감하며, 지수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매물이 쏟아졌음을 보여줬습니다. 월가의 대표적인 공포지수인 CBOE변동성지수(VIX)는 장중 31% 넘게 치솟아 21.66까지 올라섰는데, 이는 8월 초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다만 4월 관세 패닉 당시 VIX가 60 안팎까지 뛰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수치는 그 3분의 1 수준으로, 공포의 강도 자체는 그보다는 훨씬 낮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눈에 띄는 예외 종목이 하나 있었는데, 희토류 광산업체 MP머티리얼스는 오히려 주가가 뛰었습니다. 이번 갈등을 계기로 미국이 중국 의존도를 낮춘 독자적인 희토류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베팅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주말로 넘어가자 분위기는 다시 바뀌었습니다. 일요일, 트럼프 대통령은 한결 유화적인 메시지를 트루스소셜에 올리며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마세요, 다 잘 될 겁니다"라고 적었습니다. JD 밴스 부통령은 조금 더 신중한 표현을 썼는데, 결과는 베이징의 대응 방식에 달려 있다면서 "중국이 합리적으로 나올 의향이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든 합리적인 협상가가 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좀 더 사무적인 입장을 내놓았는데, 100% 관세 계획 자체는 중국의 다음 행동에 따라 11월 1일 또는 그 이전에 여전히 발효될 수 있다고 못박았습니다. 즉 수위는 낮아졌지만 위협 자체가 철회된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선물시장은 주말의 긴장 완화를 호재로 받아들였습니다. 일요일 저녁 다우존스 선물은 약 0.7%, S&P500과 나스닥 선물은 각각 0.9%, 1% 올랐는데, 이는 장이 다시 열리면 금요일 손실의 상당 부분을 되돌릴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습니다.
왜 금은 사상 최고치를 찍었는데 달러는 움직이지 않았나
이번 매도세 아래 숨어 있는 더 흥미로운 이야기는 외환·귀금속 시장에서 벌어졌습니다. 교과서적인 시장 반응이라면, 급격한 주가 하락은 투자자들을 미국 달러로 몰려가게 만들어야 합니다. 달러는 오랫동안 패닉 국면에서 전 세계가 기본으로 찾는 안전자산 역할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엔 그렇지 않았습니다. 안전자산 수요를 흡수한 건 달러가 아니라 금이었습니다. 금은 불과 이틀 전인 10월 8일 온스당 4,000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하며 역사적 기록을 세운 뒤, 이후 며칠간 4,100달러를 넘어서는 새로운 최고치로 계속 올라섰습니다. 월요일 아시아 장에서는 새로운 관세 위협과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겹치며 금값이 4,050달러 선을 향해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시장 전략가들은 금요일 이전 몇 주 동안 금값이 오르는 와중에도 달러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었다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트럼프의 관세 게시물이 뜨는 순간 그 안정세는 깨졌고, S&P500이 2%대 넘게 빠지는 상황에서 통상 기대되는 안전자산 매수세가 달러인덱스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이 현상의 이유는 충격이 어디서 비롯됐는지를 보면 설명됩니다. 일반적인 위험회피(리스크오프) 이벤트 - 예상치 못한 실적 쇼크, 해외의 지정학적 돌발 사태, 신용 경색 우려 같은 것들 - 은 충격이 '다른 어딘가'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자금이 미국 달러로 향하게 만듭니다. 미국 국채와 달러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깊고 유동성이 풍부한 피난처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처럼 충격 그 자체가 미국의 정책 결정 - 즉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던진 관세 위협 - 에서 나온 경우라면 이 논리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투자자들이 걱정하는 건 단기적인 변동성만이 아닙니다. 미국의 통상 정책 그 자체가 경제에 부담을 주고,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리고, 외교 관계를 긴장시켜 결국 미국의 성장과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가격에 반영하는 것입니다. 사실 지난 4월 '해방의 날' 관세 쇼크 때도 정확히 같은 패턴이 나타났습니다. 그때도 달러는 주가와 함께 떨어졌을 뿐, 주가 대비 강세를 보이며 반등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금요일의 상황도 그와 똑같은 경로를 따랐습니다. 특정 국가의 통상 정책에 전혀 얽매이지 않는 금이, 달러 대신 안전자산 수요를 받아내는 역할을 맡게 된 것입니다.
이 사례에서 배울 점
- 단 하나의 소셜미디어 게시글이 한 번의 거래일에 약 2조달러 규모의 시가총액을 움직였습니다. 일방적인 정책 위협이 촉발하는 헤드라인 리스크는, 적어도 어느 정도 사전 예고가 있는 정기 경제지표 발표나 실적 발표보다 더 크고 더 빠르게 시장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 달러가 항상 교과서가 말하는 '안전자산'처럼 움직일 거라고 가정하지 마세요. 미국 스스로가 충격의 발원지일 때 - 이번처럼 미국이 먼저 관세 위협을 꺼냈을 때 - 달러는 피난처가 아니라 오히려 위험자산처럼 거래될 수 있습니다. 반면 어느 정부의 정책 결정에도 얽매이지 않는 금이 그 안전자산 역할을 대신 떠맡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 VIX를 볼 때는 상승률뿐 아니라 절대 수준도 함께 확인하세요. 장중 31% 급등이라는 숫자만 보면 극적으로 느껴지지만, 실제 도달한 수준인 21.66은 4월 관세 패닉 당시의 60 안팎과 비교하면 훨씬 낮은 수준입니다. 이는 시장이 금요일의 사태를 심각하지만 아직 '패닉' 단계까지는 아닌 것으로 받아들였다는 신호입니다.
- 관세 시한은 많은 경우 고정된 결과가 아니라 협상용 카드에 가깝습니다. 올해 들어 긴장을 끝까지 끌어올린 뒤 주말에 한발 물러서는 패턴이 여러 차례 반복됐습니다. 그렇다고 다음 시한도 반드시 무난하게 넘어갈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금요일의 패닉을 그대로 직선으로 연장해 앞으로 몇 주를 전망하는 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중국에 대한 100% 관세가 지금 실제로 시행된 건가요?
이번 주말까지는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위협한 100% 관세와 새로운 소프트웨어 수출 통제는 중국의 대응에 따라 11월 1일 또는 그 이전에 발효될 예정입니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 사이 유화적인 발언을 내놓은 이후에도 이 시한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확인했습니다. 즉 수사(레토릭)의 수위는 낮아졌지만 위협이 공식적으로 철회된 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주가가 떨어졌는데 왜 소위 '안전자산'인 달러는 오르지 않았나요?
일반적으로 달러는 충격이 미국 밖에서 발생했을 때, 투자자들이 전 세계에서 가장 유동성 높은 피난처를 찾아 몰려오면서 강세를 보입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충격 자체가 미국의 정책 결정 - 일방적으로 발표된 관세 위협 - 에서 나온 경우라면 이 논리가 뒤집힐 수 있습니다. 리스크의 발원지가 미국 정부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특정 국가의 통상 정책에 좌우되지 않는 금이 그 안전자산 수요를 대신 흡수했고, 이는 불과 며칠 전 온스당 4,000달러를 최초로 돌파했던 금값의 상승 흐름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4월 '해방의 날' 관세 매도세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 규모인가요?
대부분의 지표로 볼 때 이번이 더 작은 규모입니다. VIX는 금요일 21.66까지 올랐는데, 4월에는 60 안팎까지 치솟았습니다. 금요일의 2~3.5%대 지수 하락도 심각한 수준이지만, 4월의 더 깊고 더 오래 지속됐던 하락세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다만 주가는 떨어지고 금은 오르고 달러는 안전자산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근본적인 패턴만큼은 두 사례가 눈에 띄게 비슷했습니다.
참고 자료
이 기사는 아래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된 독자적인 분석·종합 기사이며, 원문을 그대로 옮기지 않았습니다.
- Dow falls nearly 900 points after Trump reignites trade war between the world's two largest economies - CNN
- Dow drops almost 900 points, S&P 500 declines the most since April after Trump's new China tariff threat - CNBC
- Markets expect Trump's latest China tariffs will backfire as gold jumps and the dollar 'is not looking healthy' -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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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정보 제공 및 교육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모든 투자에는 원금 손실을 포함한 위험이 따릅니다. 과거 성과나 과거의 패턴이 미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투자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반드시 스스로 조사하고 공인된 금융 전문가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