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기초 · 175/180강 · 고급 · 4분 읽기

코넥스(KONEX)란 무엇인가 — 코스닥보다 낮은 문턱, 왜 점점 비어가는가

"코넥스를 아시나요?" — 올해 신규 상장이 단 한 곳뿐인 시장

2026년 상반기, 한 경제지는 "코넥스를 아시나요?"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올해 코넥스에 새로 상장한 기업이 단 한 곳에 그쳤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코넥스는 2013년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상장이 아직 버거운 벤처·중소기업을 위해 공식적으로 개설한 거래소 시장입니다. 이름 자체는 코스피·코스닥만큼 낯설지 않은데도, 정작 이 시장이 지금 무슨 일을 겪고 있는지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2026년 7월 말 기준 거래 종목 수는 108개로, 2020년 초 150개 수준에서 꾸준히 줄어들었고, 일평균 거래대금은 한 보도 기준 6억 원대까지 떨어져 2014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 강의는 코넥스가 정확히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 시장인지, 코스닥·K-OTC와는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왜 지금 이렇게 조용히 비어가고 있는지를 다룹니다. 특정 코넥스 종목을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는 다루지 않습니다. 그런 개별 판단은 매매기법의 영역이고, 여기서는 이 시장 자체가 작동하는 구조에 집중합니다.

코넥스란 무엇인가 — 코스닥의 "한 체급 아래" 공식 거래소

코넥스(KONEX, Korea New Exchange)는 코스피·코스닥과 마찬가지로 한국거래소가 직접 운영하는 정식 상장 시장입니다. K-OTC처럼 거래소 밖에서 장외로 거래되는 시장이 아니라, 엄연히 상장 절차를 거쳐 거래소 안에서 매매되는 시장이라는 뜻입니다. 다만 상장 문턱은 코스닥보다 훨씬 낮게 설계돼 있습니다. 코스닥이 요구하는 자기자본·매출액·시가총액 기준의 대략 3분의 1에서 10분의 1 수준만 충족해도 코넥스 상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 나올 정도로, 아직 실적이 쌓이지 않은 초기 벤처기업도 접근할 수 있게 설계됐습니다. 코넥스가 만들어진 이유는 명확합니다. 기술력은 있지만 코스닥이 요구하는 매출·이익 규모에는 못 미치는 기업들에게, 비상장 상태에 머무르는 것과 코스닥 상장 사이에 중간 단계를 만들어주려는 것입니다. 즉 코넥스는 그 자체로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더 큰 시장으로 가기 전에 거치는 '정식 상장의 입구'로 설계된 시장입니다.

지정자문인 제도 — 거래소 대신 증권사가 기업을 돌본다

코넥스를 코스피·코스닥과 구조적으로 가장 다르게 만드는 장치는 지정자문인(指定諮問人) 제도입니다. 코스닥에 상장하려면 거래소가 직접 상장예비심사를 통해 기업의 재무건전성과 지속가능성을 깊이 들여다봐야 하지만, 코넥스 기업은 상장 전 반드시 증권사 한 곳을 지정자문인으로 선임해야 합니다. 이 지정자문인이 거래소를 대신해 기업의 상장 적격성을 사실상 1차로 심사하는 역할을 맡고, 상장 이후에도 두 가지 의무를 계속 짊어집니다. 첫째는 유동성 공급자 역할로, 거래가 뜸한 종목에 꾸준히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해 시장이 완전히 멈추지 않도록 떠받치는 것입니다. 둘째는 공시 대리 역할로, 아직 자체적으로 정교한 공시 체계를 갖추기 어려운 소형 기업을 대신해 거래소에 제출할 공시 자료 작성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이 구조의 장점은 거래소의 직접 심사 부담 없이도 상장 문턱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이지만, 동시에 숨겨진 약점도 있습니다. 지정자문인 수수료는 기업이 직접 부담해야 하는데, 거래가 적어 수수료 수입이 변변치 않은 종목이라면 증권사 입장에서 이 역할을 계속 맡을 유인이 줄어듭니다. 지정자문인 계약이 끝나고 일정 기간 안에 새 지정자문인을 구하지 못하면 그 기업은 코넥스에서 상장폐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정자문인 제도는 코넥스 기업의 생존 자체를 좌우하는 구조적 장치입니다.

기본예탁금 3천만원이 사라진 이유 — 진입장벽과 유동성의 트레이드오프

코넥스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개인투자자가 거래에 참여하려면 기본예탁금으로 3천만 원 이상을 증권사에 맡겨둬야 했습니다. 이 규제가 부담스러운 투자자를 위한 대안으로 연간 매매 한도 3천만 원까지는 별도 계좌(소액투자전용계좌)를 통해 예탁금 없이 거래할 수 있는 길도 있었지만, 그 역시 별도의 계좌 개설 절차를 거쳐야 했습니다. 이 장치의 취지는 분명했습니다. 코넥스 상장 기업은 코스닥보다 정보가 적고 재무적으로 불안정할 수 있는 초기 기업이 많으니, 이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투자자만 진입하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보호 장치가 동시에 시장의 숨통을 조이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았습니다. 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 투자자 풀 자체가 좁아지니 거래량이 마르고, 거래량이 마르니 지정자문인의 유동성 공급 부담은 더 커지는 악순환이 이어진 것입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결국 2022년 '코넥스 시장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기본예탁금 규제와 소액투자전용계좌 제도를 모두 폐지했습니다. 그 결과 2022년 4월 이후로는 누구나 별도의 예탁금 없이 일반 코스피·코스닥 종목과 똑같은 방식으로 코넥스 종목을 사고팔 수 있게 됐습니다. 투자자 보호의 문턱을 낮추는 대신 시장의 유동성을 살리는 쪽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이 옮겨간 셈입니다.

코스닥 이전상장 — 신속이전상장과 일반 이전상장의 차이

코넥스 기업이 성장해 실적이 쌓이면, 이전상장을 통해 코스닥으로 적을 옮길 수 있습니다. 이전상장에는 두 가지 경로가 있습니다. 일반 이전상장은 코스닥 신규상장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재무·분산 요건을 다시 심사받는 경로입니다. 반면 신속이전상장은 코넥스에서 일정 기간 이상 상장을 유지하며 양호한 실적을 보여준 기업에게 심사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경로로, 2022년 제도 개편으로 매출증가율 요건이 20%에서 10%로 낮아졌고, 재무 요건 없이도 시가총액과 유동성만으로 평가받아 옮겨갈 수 있는 경로까지 추가됐습니다. 코넥스 개장 이후 2025년 6월까지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한 기업은 연평균 8개 사 수준으로 누적 100개 사를 넘겼다는 집계가 나올 만큼, 이 통로는 코넥스가 스스로 내세우는 핵심 존재 이유였습니다. 문제는 최근 이 통로를 이용하는 기업 자체가 줄고 있다는 점입니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옮긴 기업 수는 2021년 13곳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2~2023년 두 해 연속 한 자릿수(6~7곳)로 줄었고, 한 보도에 따르면 2026년에는 코스닥 이전상장이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왜 요즘 코넥스는 비어가는가 — 구조적 침체의 원인

코넥스의 최근 침체는 일시적인 경기 부진이 아니라 시장의 존재 이유 자체가 흔들리는 구조적 현상이라는 진단이 많습니다. 2023년만 해도 연평균 27개 수준이던 신규 상장은 2024년 6건, 2025년 4건으로 급격히 줄었고, 2026년에는 한두 건에 그쳤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전문가들이 꼽는 핵심 원인은 코스닥으로 가는 다른 길이 넓어졌다는 데 있습니다. 기술특례상장이나 성장성특례상장 같은 제도를 통해,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술 기반 기업도 코넥스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코스닥에 직행할 수 있는 경로가 꾸준히 확대됐습니다. 코넥스가 제공하던 '중간 단계'라는 존재 가치 자체가, 더 빠르고 더 큰 시장으로 바로 가는 다른 길들에 의해 조금씩 대체되고 있는 셈입니다. 여기에 앞서 설명한 지정자문인 제도의 경제성 문제까지 겹칩니다. 거래가 활발한 기업이 줄어들수록 증권사가 지정자문인 역할을 맡을 유인도 함께 줄어들고, 이는 다시 신규 상장을 주저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이 됩니다.

투자자가 알아야 할 위험 — 유동성과 정보의 이중 공백

코넥스 종목에 투자할 때 가장 먼저 염두에 둬야 할 위험은 유동성입니다. 거래량이 하루 0건에 그치는 종목이 적지 않다는 보도가 반복적으로 나올 만큼, 사고 싶을 때 살 수 있고 팔고 싶을 때 팔 수 있다는 가장 기본적인 전제 자체가 코넥스에서는 흔들릴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위험은 정보 비대칭입니다. 코넥스 상장 기업은 코스닥 상장 기업만큼 상세하고 적시성 있는 공시 의무를 지지 않고, 많은 부분을 지정자문인의 보조에 의존합니다. 투자자가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양과 질 자체가 코스닥보다 제한적이라는 뜻입니다. 세 번째는 지정자문인 이탈 위험입니다. 지정자문인이 수수료 대비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해 계약을 끝내고, 그 기업이 일정 기간 안에 새 지정자문인을 구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실적이나 사업 자체와 무관하게, 순전히 시장 구조상의 이유로 상장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숫자로 보는 예시 — 지정자문인 비용과 유동성의 셈법

가상의 벤처기업 M사가 코넥스 상장을 검토한다고 해봅시다. M사는 코스닥이 요구하는 자기자본 요건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코넥스 상장에는 문제가 없는 규모입니다. 상장을 위해 지정자문인으로 증권사 한 곳을 선임하고, 연간 수천만 원 수준의 자문·유동성공급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계약합니다. M사의 일평균 거래량이 활발하다면 이 수수료는 지정자문인에게도 중개수수료 수입으로 어느 정도 상쇄되지만, M사 주식이 하루 몇 건도 거래되지 않는 상황이 길어지면 지정자문인은 수수료 수입보다 유동성 공급 의무에 따르는 호가 리스크 부담이 더 커진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지정자문인이 계약 갱신을 거절하면 M사는 새로운 지정자문인을 구해야 하고, 실패하면 상장폐지 위험에 놓입니다. 반대로 M사가 꾸준히 실적을 늘려 신속이전상장 요건(매출증가율 10% 이상, 혹은 시가총액·유동성 기준)을 충족한다면, 코스닥이라는 훨씬 넓은 투자자 풀로 옮겨갈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코넥스라는 시장 자체가 바로 이 두 갈래 — 조용히 상장폐지로 가는 길과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하는 길 — 사이에서 기업과 투자자 모두가 줄타기를 하는 구조라는 점을 이 예시가 보여줍니다.

정리

  • 코넥스는 코스피·코스닥과 같은 한국거래소의 정식 상장 시장이지만, 코스닥보다 훨씬 낮은 재무·실적 요건으로 벤처·중소기업이 상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 거래소의 직접 심사 대신 증권사가 지정자문인으로서 상장 적격성 검토, 유동성 공급, 공시 대리를 맡는 독특한 구조이며, 이 역할의 경제성이 무너지면 기업은 상장폐지될 수 있습니다.
  • 개인투자자의 진입 문턱이던 기본예탁금 3천만 원과 소액투자전용계좌 제도는 유동성을 살리기 위해 2022년 폐지됐습니다.
  • 실적이 쌓인 기업은 일반 이전상장이나 요건이 완화된 신속이전상장을 통해 코스닥으로 옮길 수 있지만, 최근 이 통로를 이용하는 기업 수 자체가 급격히 줄고 있습니다.
  • 코스닥 직상장 경로(기술특례·성장성특례 등)의 확대로 코넥스가 제공하던 '중간 단계'의 존재 가치가 약해지면서, 신규 상장과 거래량 모두 구조적으로 침체되고 있다는 진단이 많습니다.
  • 코넥스 투자에는 낮은 거래량으로 인한 유동성 위험, 제한적인 공시로 인한 정보 비대칭, 지정자문인 이탈로 인한 상장폐지 위험이 함께 따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코넥스와 K-OTC는 같은 시장인가요?

다릅니다. 코넥스는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정식 '상장' 시장으로, 거래소의 상장 절차를 거친 기업만 들어옵니다. 반면 K-OTC는 거래소 상장 자체를 거치지 않은 기업의 주식을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장외에서 매매할 수 있게 해주는 시장으로, 법적 지위와 운영 주체가 전혀 다릅니다.

지금도 코넥스에 투자하려면 별도의 예탁금이 필요한가요?

아닙니다. 2022년 4월 제도 개편으로 기본예탁금 3천만 원 규제와 소액투자전용계좌 제도가 모두 폐지됐습니다. 현재는 일반 코스피·코스닥 종목과 동일한 방식으로 별도 예탁금 없이 코넥스 종목을 거래할 수 있습니다.

코넥스에 상장된 기업이 코스닥으로 가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요?

자동으로 상장폐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실적이 기대만큼 늘지 않으면 이전상장 요건을 계속 충족하지 못해 코넥스에 장기간 머무르게 될 수 있고, 지정자문인 계약 유지에 실패하거나 거래량이 극히 저조해지는 등 다른 이유로 상장폐지될 위험은 별도로 존재합니다.

⚠️ 이 글은 정보 제공 및 교육 목적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본문에서 인용한 상장 종목 수, 거래대금, 이전상장 건수 등의 통계는 보도 시점의 집계이며 출처마다 수치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고, 관련 상장규정과 제도는 한국거래소·금융위원회의 개정에 따라 수시로 바뀔 수 있습니다. 실제 투자나 상장 판단 전에는 한국거래소 코넥스 시장 공식 공지를 통해 최신 기준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