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기초 · 113/113강 · 고급 · 4분 읽기

증권거래세란 무엇인가 — 손실을 봐도 내야 하는 이유와 2026년 세율 인상

손실을 보고 팔았는데도 세금이 빠져나갔다

어떤 투자자가 코스닥 종목을 1,000만원어치 사서 950만원에 팔았다고 해봅시다. 50만원 손실을 봤으니 세금은 당연히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매도 체결 직후 증권사 앱을 보면 950만원 전액에 대해 소액이지만 분명히 세금이 빠져나간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익을 냈다면 몰라도, 손실이 난 거래에서까지 세금을 내는 게 말이 되나 싶어집니다. 이 세금의 정체가 바로 증권거래세입니다. 양도소득세가 '얼마나 벌었는지'를 기준으로 매겨지는 세금이라면, 증권거래세는 애초에 손익을 묻지 않는, 완전히 다른 원리로 설계된 세금입니다. 이 글에서는 증권거래세가 정확히 무엇에 부과되는지, 코스피·코스닥 세율이 왜 다른지, 그리고 2026년부터 세율이 다시 오른 배경까지 순서대로 짚습니다.

양도소득세와 무엇이 다른가 — 과세 대상 자체가 다르다

증권거래세는 주권(株券)이 양도될 때, 즉 소유권이 매도자에서 매수자로 넘어갈 때마다 그 거래금액에 대해 부과되는 세금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거래금액'이라는 표현입니다. 세금 계산의 기준이 매수가와 매도가의 차익(이익)이 아니라, 매도할 때의 거래대금 그 자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산식은 다음과 같이 단순합니다.

증권거래세 = 매도금액 × 세율

매수가가 얼마였는지, 그래서 이번 거래로 벌었는지 잃었는지는 이 계산식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이 점에서 증권거래세는 양도소득세와 설계 철학 자체가 다릅니다. 양도소득세는 '번 돈에 세금을 매긴다'는 소득과세 원리를 따르지만, 증권거래세는 '거래라는 행위 자체에 세금을 매긴다'는 유통세(거래세) 원리를 따릅니다. 부동산을 살 때 내는 취득세나 등록면허세와 성격이 비슷하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국내 상장주식을 매매하는 대다수 개인투자자에게는 대주주 요건에 걸리지 않는 한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증권거래세가 사실상 매매와 관련해 내는 거의 유일한 세금이 됩니다. 다만 증권거래세는 매도할 때만 부과되고 매수할 때는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둘 만합니다.

왜 코스피와 코스닥의 세율이 다른가 — 농어촌특별세의 정체

증권거래세 고지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같은 '매도'인데도 코스피 종목과 코스닥 종목의 세율이 다르게 표시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려면 농어촌특별세라는, 이름만 보면 증시와 아무 상관 없어 보이는 세금이 여기에 겹쳐 있다는 사실부터 알아야 합니다.

농어촌특별세는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으로 농수산물 시장이 개방되면서, 국내 농어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도입된 목적세입니다. 이 세금은 본래 다른 세금(관세 감면, 취득세 등)에 얹혀 부과되도록 설계됐는데,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이뤄지는 주식 양도도 그 부과 대상 중 하나로 포함됐습니다. 반면 코스닥이나 코넥스에서의 거래에는 농어촌특별세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이 하나의 역사적 결정 때문에, 이후 수십 년에 걸쳐 정부가 증권거래세 자체(기본세율)를 단계적으로 낮추는 과정에서도 코스피 투자자는 계속 농어촌특별세 0.15%만큼은 그대로 부담해온 반면, 코스닥 투자자는 그 부담이 없는 대신 증권거래세 기본세율 자체가 상대적으로 더 높게 유지되는 구조가 굳어졌습니다.

실제로 정부가 발표하는 '거래세 인하'라는 표현은 주로 코스피의 증권거래세 기본세율을 가리켜 왔고, 그 결과 2023년부터 2025년까지는 코스피 상장주식을 팔 때 증권거래세 기본세율은 0%까지 내려가고 농어촌특별세 0.15%만 남아 있는 상태였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닥은 농어촌특별세 없이 증권거래세 기본세율 0.15%가 그대로 투자자의 실질 부담이 됐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시장의 실효 세율 숫자는 우연히 같아 보였지만, 그 구성 요소는 서로 완전히 다른 세금이었던 셈입니다.

세율은 어떻게 변해왔나 — 인하와 재인상의 갈림길

증권거래세율은 고정된 숫자가 아니라 정책 국면마다 계속 바뀌어온 변수입니다. 1996년만 해도 실효세율이 0.5%에 달할 만큼 높았지만, 이후 증시 활성화를 명분으로 수십 년에 걸쳐 꾸준히 낮아지는 흐름을 탔습니다. 특히 2020년대 들어서는 이 인하 흐름이 하나의 정책 패키지와 명확히 묶여 있었습니다. 2023년 도입이 예정됐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시행되면, 매매차익 자체에 별도로 소득세를 매기게 되므로 그와 별개로 거래마다 부과되는 증권거래세는 이중과세 성격이 짙어진다는 논리였습니다. 그래서 금투세 도입을 전제로 증권거래세는 코스피 기준 사실상 0%에 가깝게, 코스닥은 0.15%까지 단계적으로 낮추기로 여야가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금투세는 두 차례 시행이 유예된 끝에 2024년 말 국회에서 아예 폐지하는 쪽으로 최종 정리됐습니다. 이렇게 되자 애초에 금투세와 짝을 이뤄 낮아졌던 증권거래세 인하분을 그대로 둘지, 아니면 되돌릴지가 다음 정책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정부는 결국 세수 확보를 명분으로 세율을 부분적으로 되돌리는 쪽을 택했고, 2026년부터 코스피 증권거래세 기본세율이 0%에서 0.05%로 다시 올라 농어촌특별세 0.15%와 합쳐 실효세율이 0.20%가 됐습니다. 코스닥·K-OTC 역시 0.15%에서 0.20%로, 코넥스는 0.10%로 조정됐습니다. 정부는 이 인상으로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약 11조5,000억원의 세수가 추가로 걷힐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 세율이 이후에도 고정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금투세 관련 논쟁이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서,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권을 오가는 국면마다 자본이득 과세 체계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계산해보기 — 손실이 나도 세금을 내는 이유

증권거래세가 손익과 무관하다는 사실을 숫자로 확인해보겠습니다. 투자자 A가 코스닥 종목을 2,000만원에 사서 1,800만원에 팔아 200만원 손실을 봤다고 가정합니다. 2026년 코스닥 세율 0.20%를 적용하면, 증권거래세는 다음과 같이 계산됩니다.

  • 매도금액: 1,800만원
  • 증권거래세: 1,800만원 × 0.20% = 36,000원

A는 200만원을 잃은 것도 모자라 36,000원의 세금까지 추가로 부담합니다. 이번엔 반대로 투자자 B가 같은 코스닥 종목을 2,000만원에 사서 2,200만원에 팔아 200만원 이익을 냈다고 해봅시다.

  • 매도금액: 2,200만원
  • 증권거래세: 2,200만원 × 0.20% = 44,000원

B는 이익을 냈으니 세금을 내는 게 자연스럽게 느껴지지만, 사실 이 세금은 200만원의 '이익'이 아니라 2,200만원이라는 '거래금액'을 기준으로 계산된 것입니다. 만약 B가 이익 없이 딱 본전(2,000만원)에 팔았더라도 40,000원의 세금은 그대로 부과됩니다. 이 구조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짧은 주기로 사고파는 매매 패턴입니다. 예를 들어 연간 매도 총액이 1억원에 이르는 투자자라면, 그 해의 최종 손익이 플러스든 마이너스든 관계없이 코스닥 기준 20만원, 코스피 기준으로도 20만원의 증권거래세를 매도 시점마다 나눠서 부담하게 됩니다. 매매 횟수가 늘어날수록 이 거래세는 증권사 수수료와 함께 누적되면서, 잦은 매매일수록 손익분기점을 넘기기가 그만큼 더 어려워지는 구조적 마찰비용으로 작용합니다.

ETF는 왜 증권거래세가 없는가

여기서 투자자들이 자주 놓치는 지점이 있습니다. 국내 상장 ETF를 매매할 때는 증권거래세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이유는 법적 성격에 있습니다. 증권거래세법은 '주권(株券)'의 양도에 대해서만 과세하도록 규정하는데, ETF는 법적으로 주식이 아니라 여러 자산을 담은 신탁의 수익증권으로 분류됩니다. 주식이 아니므로 애초에 증권거래세법이 정한 과세 대상 자체에 해당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는 ETF가 개별주식보다 매매 비용 측면에서 갖는 실질적인 이점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다만 세금이 아예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국내 주식형 ETF의 매매차익은 개별 국내주식과 마찬가지로 비과세지만, 국내에 상장된 해외지수 추종 ETF는 매매차익이 배당소득으로 분류돼 15.4%가 원천징수되고, ETF가 지급하는 분배금 역시 과세 대상입니다. 거래세가 없다는 사실과 매매차익 자체의 과세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거래세 인상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 — 유동성과 회전율의 트레이드오프

증권거래세율 조정은 세수 문제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모든 매도 거래마다 붙는 이 비용은 매매가 잦을수록, 그리고 한 번에 오가는 자금 규모가 클수록 누적되는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세율이 오르내릴 때마다 시장 전체의 거래대금과 회전율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 오랫동안 관찰돼 왔습니다. 실제로 과거 세율이 인하됐던 시기마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흐름이 관찰된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거래세율은 시장 유동성을 자극하는 레버리지로도, 반대로 지나치게 잦은 단기매매나 초단타매매를 억제하는 마찰 장치로도 쓰일 수 있는 양면적인 정책 수단으로 다뤄집니다.

해외에서도 이런 형태의 거래세(금융거래세, Financial Transaction Tax)는 드물지 않습니다. 영국은 인지세(Stamp Duty) 형태로 주식 매수 시 0.5%를 부과하고, 홍콩·대만·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 거래소도 저마다 다른 세율의 인지세나 거래세를 운영합니다. 반대로 미국은 이런 거래세 없이 매매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 방식만을 채택하고 있어, 한국이 금투세와 증권거래세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고민해온 선택지가 두 방식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사실은 전 세계 여러 증시가 저마다 다른 비율로 두 방식을 혼합해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양도소득세와의 관계 — 대주주는 두 세금을 함께 낸다

증권거래세와 양도소득세는 서로 배타적인 관계가 아니라 겹쳐서 부과될 수 있는 별개의 세금입니다. 대다수 개인투자자는 증권거래세만 내지만, 특정 종목의 지분율이나 보유 시가총액이 대주주 요건을 넘어서는 투자자는 그 종목을 팔 때 증권거래세를 낸 뒤 추가로 양도소득세까지 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대주주 요건에 해당하는 투자자가 코스피 종목을 2억원에 매도했다면, 우선 매도금액 2억원에 0.20%를 곱한 40만원의 증권거래세를 내고, 그와 별도로 매매차익에 대해 20~25%(지방세 포함 22~27.5%)의 양도소득세를 정산해야 합니다. 두 세금이 과세 대상(거래금액 vs. 차익)과 부과 시점(매도 즉시 원천징수 vs. 다음 해 5월 확정신고)부터 다르기 때문에, 하나를 냈다고 다른 하나가 면제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정리

  • 증권거래세는 손익이 아니라 매도금액 자체에 부과되는 거래세로, 손실이 난 거래에서도 예외 없이 부과됩니다.
  • 코스피는 증권거래세 기본세율에 농어촌특별세가 더해지고 코스닥·코넥스는 농어촌특별세 없이 증권거래세 기본세율만 적용되는 구조라서, 실효세율의 구성 방식 자체가 두 시장에서 다릅니다.
  • 2026년부터 코스피 실효세율은 0.20%(기본세율 0.05%+농특세 0.15%), 코스닥·K-OTC는 0.20%, 코넥스는 0.10%로 조정됐으며, 이는 금투세 폐지와 맞물려 이전 인하분을 부분적으로 되돌린 결과입니다.
  • 국내 상장 ETF는 법적으로 주권이 아닌 수익증권이라 증권거래세 자체가 부과되지 않지만, 매매차익 과세 여부는 ETF 유형에 따라 별도로 갈립니다.
  • 대주주에 해당하는 투자자는 증권거래세와 양도소득세를 모두 부담해야 하며, 두 세금은 과세 대상과 신고 방식이 서로 다릅니다.
  • 세율은 정책 국면마다 계속 바뀌어온 변수이므로, 실제 매매 비용을 계산할 때는 그해 최신 고시 세율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손실을 본 거래에서도 정말 세금을 내야 하나요?

그렇습니다. 증권거래세는 매매차익이 아니라 매도금액을 기준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손실이 난 거래라도 매도가 체결되는 순간 세금이 원천징수됩니다. 이 점이 매매차익 여부에 따라 부과 여부가 갈리는 양도소득세와 가장 크게 다른 부분입니다.

해외주식을 매매할 때도 한국 증권거래세를 내나요?

아닙니다. 한국 증권거래세는 국내 거래소(코스피·코스닥·코넥스)에서 거래되는 주권에만 적용됩니다. 해외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을 매매할 때는 그 거래소가 속한 국가의 관련 세금(예: 미국은 SEC 수수료 등 소액의 별도 부과금)이 적용될 수 있으며, 한국의 증권거래세는 부과되지 않습니다.

매수할 때도 증권거래세를 내나요?

아닙니다. 증권거래세는 매도 시점에만 부과됩니다. 매수 자체에는 증권거래세가 붙지 않으므로, 한 번의 매수·매도 사이클에서 세금은 파는 시점 한 번만 계산됩니다.

⚠️ 이 글은 정보 제공 및 교육 목적이며 투자·세무 자문이 아닙니다. 증권거래세율과 관련 제도는 매년 세법 개정으로 바뀔 수 있으므로, 실제 매매 비용을 계산하거나 신고할 때는 국세청·한국거래소 공지 또는 세무 전문가를 통해 최신 기준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