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기초 · 151/151강 · 고급 · 4분 읽기
주식 증여세·상속세 계산법 — 평가기준일 전후 2개월 평균가로 정해지는 원리
이 글의 목차
부모가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했다는 뉴스가 나올 때마다 "왜 하필 그 시점에 줬을까"라는 해설이 따라붙습니다. 많은 경우 그 답은 주가가 일시적으로 눌려 있던 시기였다는 데 있습니다. 같은 주식 수를 넘기더라도 세금이 매겨지는 기준 가격이 낮을수록 내야 할 세금이 줄어들기 때문인데, 이 원리를 이해하려면 상장주식의 증여세·상속세가 "증여한 날의 종가"로 매겨지지 않는다는 사실부터 알아야 합니다. 이 강의는 증여나 상속을 언제 실행해야 유리한지를 추천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세무 전략은 세무사와 상담할 문제이고, 여기서는 상장주식의 가치가 세법상 어떤 원리로 계산되고, 그 위에 어떤 공제와 세율 구조가 얹히는지를 짚어봅니다.
왜 "증여한 날의 종가"가 기준이 아닌가
상속세나 증여세를 매기려면 먼저 그 재산이 "얼마짜리인가"를 정해야 합니다. 부동산처럼 매일 가격이 바뀌지 않는 자산이라면 문제가 단순하지만, 주식은 하루 중에도, 날마다도 가격이 출렁입니다. 만약 세법이 딱 그날의 종가 하나만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우연히 그날 주가가 급락한 종목을 증여한 사람은 세금을 적게 내고, 반대로 급등한 날 증여한 사람은 세금을 많이 내는 불합리한 결과가 생깁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의도적인 조작 가능성입니다. 특정 하루의 종가만 기준이 된다면, 그날 하루만 주가를 낮게 유도할 유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상속세및증여세법은 상장주식을 평가할 때 단일 시점의 가격이 아니라 일정 기간의 평균 가격을 쓰도록 정해두고 있습니다.
핵심 원리 — 평가기준일 전후 각 2개월, 총 4개월 종가 평균
상장주식의 평가 원칙은 이렇습니다. 상속의 경우 평가기준일은 사망일(상속개시일)이고, 증여의 경우 평가기준일은 실제로 증여가 이루어진 날입니다. 그리고 그 주식의 가치는 평가기준일 이전 2개월과 이후 2개월, 합쳐서 4개월 동안 한국거래소에서 매일 발표된 최종시세(종가)를 모두 더해 거래일수로 나눈 평균값으로 계산합니다. 하루의 가격이 아니라 넉 달치 가격을 평평하게 펴서 쓰는 셈입니다. 이 방식의 핵심은 단기간의 급등락이나 특정일의 이상치가 전체 평가액을 좌우하지 못하게 만드는 데 있습니다. 증여일 당일 주가가 아무리 낮아도, 그 전후 넉 달 동안 주가가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면 평가액은 그 높은 수준에 가깝게 계산됩니다. 반대로 증여일 당일 주가가 평소보다 높더라도, 전후 넉 달의 흐름이 전반적으로 낮았다면 평가액도 낮게 잡힙니다. 즉 "그날 하루"가 아니라 "그 시기 전체의 가격 수준"이 평가의 실체라는 점이 이 원리의 핵심입니다.
숫자로 보는 예시
메커니즘을 단순화한 가상의 숫자로 따라가 보겠습니다. 부모가 미성년 자녀에게 A사 주식 1,000주를 증여했고, 증여일 당일 종가는 100,000원이라고 가정합니다. 그런데 평가기준일 전 2개월 동안의 평균 종가는 92,000원, 이후 2개월 동안의 평균 종가는 88,000원이었다면, 세법상 평가액은 둘을 합친 4개월 평균인 90,000원이 됩니다. 증여일 당일 종가 100,000원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과세 대상 재산은 1억 원이지만, 실제 세법상 평가액은 1,000주 × 90,000원 = 9,000만 원입니다. 이 사례에서는 증여일 전후로 주가가 완만하게 하락하는 흐름이었기 때문에 4개월 평균이 당일 종가보다 낮게 잡혔지만, 반대로 증여일 이후 주가가 급등하는 흐름이었다면 4개월 평균이 당일 종가보다 더 높게 잡힐 수도 있습니다. 평가기준일을 정한 뒤에는 그 전후 가격이 어떻게 움직일지 미리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이 제도는 임의로 유리한 하루를 골라 쓰는 길을 원천적으로 막아둔 셈입니다.
증여재산공제 — 세금 없이 넘길 수 있는 한도
평가액이 정해졌다고 곧바로 세금이 붙는 것은 아닙니다. 증여받는 사람(수증자) 기준으로 10년을 합산해 일정 금액까지는 공제가 적용되고, 그 한도를 넘는 금액에만 세율이 붙습니다. 통상적으로 알려진 공제 한도는 배우자 간 증여 6억 원, 부모 등 직계존속이 성년 자녀에게 증여할 때 5천만 원, 미성년 자녀에게 증여할 때는 2천만 원, 자녀가 부모에게 증여하는 경우도 5천만 원, 그 외 친족은 1천만 원 수준입니다. 2024년부터는 혼인이나 출산을 전후해 추가로 1억 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는 혼인·출산 증여재산공제도 신설되어, 성년 자녀가 혼인·출산 요건을 충족하면 기존 5천만 원에 이를 더해 최대 1억 5천만 원까지 세금 없이 증여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 숫자로 돌아가 보면, 9,000만 원짜리 주식을 미성년 자녀에게 증여했다면 2천만 원을 공제한 7,000만 원이 과세표준이 됩니다. 다만 이 공제 한도와 대상 친족의 범위는 세법 개정으로 종종 바뀌어 왔으므로, 여기 적힌 숫자는 원리를 보여주는 기준점으로 참고하고 실제 신고 전에는 국세청 홈택스나 상속세및증여세법 최신 조문으로 그 해 적용되는 정확한 한도를 확인해야 합니다.
세율 구조 — 넘는 만큼만 더 높은 세율이 붙는다
증여세와 상속세는 같은 틀의 5단계 누진세율을 공유합니다. 널리 알려진 구간은 과세표준 1억 원 이하 10%, 1억~5억 원 20%, 5억~10억 원 30%, 10억~30억 원 40%, 30억 원 초과 50%입니다. 여기서 "누진"의 의미를 정확히 짚어야 하는데, 과세표준이 1억 원을 넘는다고 전체 금액에 20%가 붙는 것이 아닙니다. 1억 원까지는 10%가 적용되고, 그 초과분에 대해서만 다음 구간의 세율이 적용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과세표준이 구간 경계를 살짝 넘었다고 해서 전체 세금이 갑자기 몇 배로 뛰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앞의 예시에서 과세표준이 7,000만 원이었다면 1억 원 이하 구간에 모두 들어가므로 세율은 10% 하나만 적용됩니다. 여기에 더해, 법에서 정한 기한 내에 스스로 신고하면 산출된 세액의 일정 비율을 깎아주는 신고세액공제 제도도 있습니다. 정확한 공제율과 구간별 세부 계산 방식은 매년 조금씩 손질되는 영역이라, 실제 세액을 확정할 때는 국세청 자료나 세무 전문가의 계산을 거치는 것이 안전합니다.
신고 기한을 놓치면 세율 구조와 별개로 손해를 본다
평가액과 세율을 정확히 계산했더라도 신고 자체를 기한 안에 하지 않으면 또 다른 손해가 생깁니다. 증여세는 증여받은 날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 상속세는 사망일(상속개시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피상속인이나 상속인이 외국에 주소를 둔 경우는 9개월)에 신고해야 합니다. 이 기한 안에 신고하면 앞서 언급한 신고세액공제(산출세액의 3%)를 받을 수 있지만, 기한을 넘기면 이 공제를 못 받는 것은 물론 무신고 자체에 대한 가산세(통상 산출세액의 20% 수준)까지 추가로 붙습니다. 즉 평가기준일을 전후한 4개월의 가격 흐름을 아무리 정확히 계산해도, 그 신고를 제때 하지 않으면 세금 부담이 오히려 커지는 구조라는 점도 함께 기억해둘 부분입니다.
왜 가족들은 주가가 낮을 때 증여를 서두르나
이 평가 원리를 이해하면 지주회사 할인이나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다룬 "지배주주가 승계를 앞두고 주가를 끌어올릴 유인이 약하다"는 지적이 왜 나오는지도 더 구체적으로 보입니다. 평가기준일 전후 4개월의 평균가가 낮게 형성될수록 같은 지분을 넘기면서도 과세표준 자체가 작아지기 때문에, 주가가 눌려 있는 시기나 주가에 부정적인 이벤트(교환사채 발행, 자회사 중복상장 등)가 있었던 직후를 증여·상속 타이밍으로 선택하는 사례가 실제로 종종 보도됩니다. 다만 이 전략이 무한정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특정 업종에서 장기간 저PBR 상태를 유지한 기업이나, 최근 중복상장·교환사채 발행 등으로 주가가 인위적으로 눌렸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단순 평균가 대신 더 긴 기간의 평균가나 현재 평가액에 일정 비율을 가산한 금액 중 더 높은 값을 쓰도록 하는 방향의 보정 규정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런 내용은 아직 입법 논의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실제 법제화 여부와 세부 조건은 계속 바뀔 수 있으므로 특정 시점의 뉴스만으로 단정하기보다 시행 시점의 법령을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최대주주라면 한 가지 더 — 할증평가
경영권을 가진 최대주주나 그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을 증여·상속할 때는 평가액에 일정 비율을 더 가산하는 할증평가 규정도 함께 고려돼 왔습니다. 경영권이 딸린 지분은 단순한 소수 지분보다 실질적인 가치가 더 크다고 보는 논리인데, 통상 20% 안팎이 더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이 할증평가 제도는 중소기업 등 일부 예외가 있고, 최근 몇 년간 가업 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할증평가 자체를 폐지하자는 논의가 세법 개정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어 현재 적용 여부와 비율이 계속 유동적인 영역입니다. 최대주주 지분과 관련된 증여·상속을 따져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 글에 적힌 20%라는 숫자를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해당 시점의 상속세및증여세법 조문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비상장주식은 다른 잣대를 쓴다
지금까지 다룬 평가 방식은 거래소에서 매일 가격이 형성되는 상장주식에 해당합니다. 비상장주식은 매일 거래되는 시세 자체가 없기 때문에 전혀 다른 방식으로 평가합니다. 원칙적으로는 최근 거래 사례 등으로 확인되는 시가가 있으면 그 시가를 우선 쓰고, 시가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회사의 순자산가치와 최근 3년 순이익을 바탕으로 산출한 순이익가치를 일정 비율로 가중평균해 평가액을 계산합니다. 부동산이나 주식 비중이 특히 큰 회사는 가중 방식이 달라지는 등 세부 규정이 더 복잡하므로, 비상장주식을 증여·상속해야 하는 경우라면 이 글의 상장주식 평가 원리와는 별개로 전문가의 산정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정리
- 상장주식의 증여세·상속세 평가액은 증여일(또는 사망일) 당일 종가가 아니라, 평가기준일 전후 각 2개월, 총 4개월 동안의 거래소 종가를 평균 낸 값입니다.
- 이 방식은 특정일의 급등락이나 의도적인 주가 조작이 평가액을 좌우하지 못하게 막는 장치이며, 전후 가격 흐름에 따라 평가액이 당일 종가보다 낮아질 수도,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 10년 합산 기준으로 배우자 6억 원, 성년 자녀 5천만 원(혼인·출산 시 1억 원 추가), 미성년 자녀 2천만 원 등의 증여재산공제가 적용되고, 공제 후 남은 과세표준에 1억 원 이하 10%부터 30억 원 초과 50%까지 5단계 누진세율이 적용됩니다.
- 최대주주 지분에는 할증평가가,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인위적으로 눌린 주가를 보정하는 규정이 논의되고 있는 등 세부 제도는 계속 바뀌는 영역이므로, 실제 신고 전에는 반드시 최신 법령과 세무 전문가를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증여일 당일 주가가 많이 올랐으면 그날 바로 신고해야 세금이 적게 나오나요?
아닙니다. 평가액은 증여일 당일 종가가 아니라 그날을 포함한 전후 4개월의 평균 종가로 정해지므로, 당일 하루의 가격만으로 세금이 결정되지 않습니다. 증여 이후 2개월 동안 주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평가액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미성년 자녀에게 증여한 주식을 자녀 명의로 바로 팔면 그 돈은 누구 것인가요?
증여가 적법하게 이루어졌다면 그 주식과 매도 대금은 법적으로 자녀 소유입니다. 다만 그 돈을 부모가 다시 가져다 쓰거나 다른 명목으로 운용하면 추가적인 증여나 명의신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자금의 실제 사용 내역을 분리해 관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증여받은 뒤 주가가 떨어지면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나요?
원칙적으로 돌려받지 못합니다. 증여세는 평가기준일 전후 4개월 평균가로 확정되며, 신고 이후 주가가 떨어졌다고 해서 세액이 재조정되지는 않습니다. 이 때문에 증여 타이밍을 고민할 때는 그 이후 2개월의 가격 흐름까지 어느 정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최대주주가 아닌 일반 소액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증여해도 할증평가가 붙나요?
아닙니다. 할증평가는 경영권을 가진 최대주주와 그 특수관계인의 지분에 한정해 논의되는 규정입니다. 일반 소액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증여·상속할 때는 앞서 설명한 평가기준일 전후 4개월 평균가 원칙만 적용됩니다.
⚠️ 이 글은 정보 제공 및 교육 목적이며 투자·세무 권유가 아닙니다. 본문의 공제 한도, 세율, 할증평가 비율은 설명을 위한 참고 기준이며 세법 개정에 따라 수시로 바뀔 수 있으므로, 실제 증여·상속 신고 전에는 국세청과 세무 전문가를 통해 해당 시점의 정확한 법령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