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기초 · 162/162강 · 고급 · 4분 읽기

시세조종(작전주)이란 무엇인가 — 가장매매·통정매매가 주가를 왜곡하는 원리

거래가 뜸했던 종목이 갑자기 사흘 연속 상한가를 쳤다면

평소 하루 거래량이 몇만 주에 불과하던 코스닥 소형주가, 어느 날부터 사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합니다. 거래량은 평소보다 수십 배 뛰었고, 인터넷 증권 카페와 "리딩방"에는 근거를 알 수 없는 호재성 루머가 쏟아집니다. 실적이나 공시로는 설명되지 않는 급등입니다. 뒤늦게 이 종목에 들어간 개인 투자자는 보통 두 가지 중 하나를 겪습니다. 운이 좋으면 추가 상승에 몸을 맡기지만, 대부분은 어느 순간 거래량이 실린 채로 주가가 무너지며 손실을 봅니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이 글에서 다루는 시세조종(時勢操縱), 통상 "작전"이라 불리는 행위가 거래소 체결 시스템 위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지부터 짚어야 합니다.

왜 하필 거래가 뜸한 소형주를 노리는가

시세조종이 성립하려면 세력이 비교적 적은 자금으로 가격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합니다. 마켓메이커와 시장 미시구조에서 다뤘듯, 호가창의 매수·매도 대기 물량이 적은 종목일수록 스프레드가 넓고, 몇 건의 주문만으로도 체결가가 쉽게 움직입니다. 유통주식 수가 적고 대주주·특수관계인 지분이 높아 실제 시장에 풀린 물량이 적은 종목은, 세력이 그 적은 유통 물량의 상당 부분을 장악하면 사실상 "가격을 쓰는" 위치에 설 수 있습니다. 반면 거래량이 많고 유통주식이 풍부한 대형주는 같은 효과를 내려면 훨씬 큰 자금이 필요해, 세력 입장에서는 비용 대비 효율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시세조종은 거의 예외 없이 자본금이 작고 평소 거래가 뜸한 소형주, 그중에서도 테마성 스토리를 붙이기 좋은 종목(신사업 진출 발표, 바이오 임상, 2차전지·AI 같은 유행 테마 편입 등)을 선호합니다.

핵심 기법 ① 가장매매·통정매매 — "거래가 활발하다"는 착시 만들기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1항은 가장매매와 통정매매를 묶어 "위장매매"로 규정하고 금지합니다. 가장매매는 자기 계좌와 자기 계좌(또는 사실상 자신이 지배하는 다른 계좌) 사이에서 실제 소유권 변동 없이 사고파는 행위이고, 통정매매는 사전에 서로 짠 다른 사람과 같은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물량으로 매수와 매도를 주고받는 행위입니다. 법률 실무에서 통정매매가 성립하려면 ①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의 사전 합의, ② 그 합의에 따른 동시 체결, ③ 가격이나 물량이 미리 정해져 있었다는 세 조건이 함께 충족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여기서 투자자가 흔히 오해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주식과 대금이 정상적으로 오갔다는 사실은 무죄의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통정매매는 애초에 "진짜 거래"가 일어나는 것을 전제로 성립하는 범죄이기 때문입니다. 세력은 이런 거래를 짧은 시간에 수백~수만 건씩 반복해 호가창에 "거래가 활발하다"는 착시를 만들고, 이를 본 일반 투자자가 "다들 사고 있으니 이유가 있겠다"고 판단해 추격 매수에 나서도록 유도합니다.

핵심 기법 ② 허수주문과 시가·종가 관여

실제 체결을 동반하지 않는 허수주문도 흔히 함께 쓰입니다. 매수 의사가 없으면서 현재가보다 한참 낮은 가격에 대량 매수 주문을 걸어두거나, 반대로 매도 의사 없이 높은 가격에 대량 매도 주문을 걸어두는 방식으로, 체결 직전에 취소하는 것을 전제로 호가창의 매수·매도 잔량만 왜곡해 다른 투자자의 판단을 흔듭니다. 여기에 더해 세력은 하루 중에서도 특히 시가(장 시작 가격)와 종가(장 마감 가격)에 집중적으로 개입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종가는 다음 날 기준가가 되고 각종 지수·펀드 평가에도 쓰이는 "공식 기록"이기 때문에, 장 마감 직전 몇 분 동안 집중적으로 고가 매수 주문을 넣어 종가를 끌어올리면 그날의 공식 가격 자체가 왜곡되고, 다음 날 거래의 기준점까지 함께 조작되는 효과를 냅니다.

가격을 끌어올린 뒤 "정보"로 포장하기

시세조종이 형사처벌로 이어지려면 가격·거래량을 왜곡하는 행위만으로는 부족하고, 매매를 유인할 목적이 있었는지가 핵심 요건으로 함께 따져집니다. 반대로 말하면, 세력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진짜 목적은 가격 조작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왜곡된 가격과 거래량을 "진짜 호재"로 포장해 더 많은 개인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데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동원되는 통로가 온라인 리딩방, 증권 커뮤니티에 퍼지는 근거 불명의 "지라시", 그리고 실제 언론의 "특징주" 기사입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특징주 기사를 사전에 입수하거나 작성에 관여한 전·현직 기자, 애널리스트 등이 미리 주식을 매수해두고 해당 기사가 나간 뒤 차익을 챙긴 사건이 금융당국에 적발된 바 있습니다. 즉 "뉴스에 나왔다"거나 "전문가가 추천했다"는 사실 자체가 매매 판단의 근거가 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정보의 출처가 공식 공시(공시의 종류 참고)인지, 아니면 출처를 확인할 수 없는 사설 채널인지를 구분하는 습관이 이 단계에서 투자자를 지켜주는 가장 현실적인 방어선입니다.

왜 결국 무너지는가 — 세력도 물량을 팔아야 끝난다

시세조종이 구조적으로 영원히 유지될 수 없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세력은 결국 들고 있는 물량을 현금으로 바꿔야 수익을 실현할 수 있고, 그러려면 누군가 그 물량을 받아줄 매수자가 필요합니다. 뒤늦게 소문을 듣고 들어온 개인 투자자들이 매수에 가세하는 순간이 바로 세력에게는 물량을 털어낼 기회입니다. 가장매매·통정매매로 쌓아올린 거래량과 가격은 기업의 실제 실적이나 내재가치와 무관하게 만들어진 것이므로, 세력이 보유 물량을 정리하기 시작하면 그 가격을 받쳐줄 실질적인 수요가 더 이상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주가는 인위적으로 끌어올려진 높이에서 급락하고, 가장 늦게 진입한 투자자들이 그 낙폭을 그대로 떠안는 비대칭적인 구조가 반복됩니다. 공매도처럼 손실이 비대칭적으로 커지는 구조와 달리, 시세조종 피해는 애초에 "진짜 수요"가 아니었던 가격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발생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가상의 시나리오로 보는 전체 흐름

실제 적발 사례들을 가상의 종목에 적용해 시간순으로 재구성해보면 전체 그림이 더 분명해집니다. 어느 코스닥 소형주 A사가 있다고 가정합니다. 1단계에서 세력은 수개월에 걸쳐 여러 개의 차명·분산 계좌를 통해 A사 유통주식의 상당량을 미리 확보합니다. 거래량이 워낙 적은 종목이라 이 매집 과정 자체가 겉으로는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2단계에서는 확보한 계좌들 사이에서 가장매매·통정매매를 반복해 거래량을 서서히 키우면서 주가를 조금씩 밀어 올립니다. 이 단계의 목적은 "요즘 이 종목에 돈이 들어온다"는 인상을 호가창에 새기는 것입니다. 3단계에서 리딩방·커뮤니티를 통해 신사업·테마 편입 같은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호재성 이야기가 퍼지기 시작하고, 때로는 특징주 기사가 이를 거듭니다. 이 시점부터 거래량의 상당 부분이 실제로 세력이 아닌 뒤늦게 유입된 일반 투자자의 주문으로 채워집니다. 4단계에서 세력은 이렇게 들어온 매수 주문을 받아주며 보유 물량을 분산해서 처분하기 시작하고, 더 이상 가격을 받쳐줄 세력의 매수가 사라지는 순간 주가는 매집 이전 수준 근처로 되돌아갑니다. 이 네 단계 중 투자자가 외부에서 관찰할 수 있는 구간은 오직 2~3단계뿐이며, 그조차 정상적인 테마 급등과 뒤섞여 있어 실시간으로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 이 구조의 가장 큰 위험입니다.

법적 책임 — 형사처벌과 시장질서교란행위는 다르다

시세조종으로 확인되면 책임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 매매를 유인할 목적이 분명히 입증되는 전형적인 "작전" 사건은 자본시장법 176조 위반의 형사사건으로 다뤄지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부당이득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에 해당하는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부당이득 규모가 일정 기준을 넘으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이 함께 적용돼 형량이 더 올라갈 수 있고, 회사 자금을 동원한 경우에는 업무상 배임죄가 함께 성립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반면 매매유인 목적까지는 입증되지 않지만 가장매매처럼 시세에 부당한 영향을 준 행위는 시장질서 교란행위로 분류돼 과징금 중심의 행정제재 대상이 됩니다. 이렇게 두 단계로 나눠 놓은 이유는, 고의성이 뚜렷한 조직적 범죄와 단발적인 위법 행위를 구분해 대응 수위를 달리하기 위함입니다. 피해를 입은 투자자는 자본시장법 177조에 따라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시세조종 행위와 자신의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 쉽지 않은 절차로 꼽힙니다.

투자자가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응

개인이 세력의 계좌 흐름이나 사전 합의 여부를 직접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적발과 조사는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의 실시간 이상거래 감시 시스템과 금융감독원·검찰의 수사가 담당하는 영역입니다. 다만 언론 보도와 판례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경험적 신호들은 투자자가 스스로 경계심을 갖는 데 참고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적이나 공시로 설명되지 않는 근거 불명의 연속 상한가, 출처를 확인할 수 없는 "호재성" 루머가 동시에 퍼지는 상황, 평소 거래가 거의 없던 종목에서 갑작스럽게 거래량만 폭증하는 패턴, 그리고 특정 리딩방·커뮤니티가 집중적으로 매수를 권유하는 흐름이 겹칠 때는 일단 거리를 두고 공식 공시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다만 이런 신호들은 정상적인 테마 급등과 구별하기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으므로, 이것만으로 "작전주"라고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의심스러운 거래를 목격했다면 한국거래소나 금융감독원의 불공정거래 신고 채널을 통해 제보하는 것이 개인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실질적인 조치입니다.

정리

  • 시세조종은 가장매매·통정매매로 실제 수요 없이 거래량과 가격을 꾸며내는 행위로, 유통주식이 적어 적은 자금으로도 가격을 움직일 수 있는 소형주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 통정매매는 사전 합의·동시 체결·사전에 정한 가격이나 물량이라는 세 요건으로 성립하며, 실제로 주식과 대금이 정상적으로 오갔다는 사실은 무죄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 허수주문과 시가·종가 집중 개입은 호가창과 공식 기준가를 함께 왜곡해, 다음 거래일의 출발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 세력의 최종 목적은 가격 조작 자체가 아니라 왜곡된 가격·거래량을 "호재"로 포장해 개인 투자자를 끌어들인 뒤 물량을 떠넘기는 데 있으며, 이 때문에 결국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높이에서 가격이 무너집니다.
  • 매매유인 목적이 입증되면 자본시장법 176조 위반으로 10년 이하 징역 또는 부당이득의 2~5배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목적이 입증되지 않아도 시장질서교란행위로 과징금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실제로 주식과 돈이 정상적으로 오간 거래인데 왜 처벌받나요?

통정매매는 애초에 진짜 거래가 이뤄지는 것을 전제로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사전에 합의한 상대와 같은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물량으로 주고받았다면, 대금과 주식이 실제로 오갔다는 사실과 무관하게 시세조종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투자자가 작전주인지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확정적으로 판별할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실적·공시로 설명되지 않는 근거 불명의 연속 상한가, 출처 불명의 루머 동반, 평소 대비 급격한 거래량 폭증, 리딩방의 집중적인 매수 권유가 겹친다면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신호도 정상적인 테마 급등과 완전히 구분되지는 않으므로 참고 자료로만 활용해야 합니다.

시세조종으로 손해를 보면 보상받을 수 있나요?

이론적으로는 자본시장법 177조에 따라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시세조종 행위와 본인의 손해 사이에 구체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하는데, 이 입증이 쉽지 않아 실제 배상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제한적입니다.

공매도와 시세조종은 같은 개념인가요?

다릅니다. 공매도는 적법한 범위 내에서 주식을 빌려 먼저 팔고 나중에 사서 갚는 합법적인 거래 기법입니다. 반면 시세조종은 가장매매·통정매매·허수주문 등으로 가격이나 거래량 자체를 인위적으로 왜곡하는 불법 행위로, 거래 기법의 종류가 아니라 범죄 유형에 해당합니다.

⚠️ 이 글은 정보 제공 및 교육 목적이며 투자 권유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시세조종 관련 처벌 수위와 세부 기준은 자본시장법 및 하위 규정 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의심되는 거래를 발견했다면 한국거래소·금융감독원의 공식 신고 채널과 법률 전문가의 안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