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5

금값, 7월 이후 처음 4,000달러 붕괴 - 테크주 마진콜이 '안전자산' 금까지 끌어내린 이유

무슨 일이 있었나

10월 23일(금), 국제 금 현물 가격이 온스당 4,000달러 선을 깨고 내려왔습니다. CNBC에 따르면 이날 뉴욕 동부시간 오후 2시 27분 기준 금 현물은 0.6% 떨어진 3,998.49달러에 거래됐고, 야후파이낸스는 장중 한때 3,986.85달러까지 밀렸다가 3,996달러 선에서 거래를 마쳤다고 전했습니다. 7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4,00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이며, 주간 기준으로는 6월 이후 최악의 한 주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실제로 금값은 10월 19일부터 이번 주 내내 나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왔는데, 19일에는 국제유가가 5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으며 금값이 거의 움직이지 못했고, 20일에는 치솟는 유가에 다시 눌렸으며, 21일에는 나흘째 하락, 22일에는 2주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하루하루 유가와 반대로 움직이는 패턴이 뚜렷했습니다.

이번 하락을 더 극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건 비교 기준입니다. 야후파이낸스 보도에 따르면 금값은 올해 1월 온스당 5,595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 고점 대비 이번 4,000달러 붕괴는 약 29% 하락에 해당합니다. 올해 들어 10개월 만에 거의 3분의 1에 가까운 가치가 증발한 셈인데, 이는 금이라는 자산이 '꾸준히 오르는 안전자산'이라는 통념과는 거리가 먼, 상당히 가파른 롤러코스터를 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같은 날 미국 증시도 흔들렸습니다. 야후파이낸스는 이날 S&P500과 나스닥이 모두 5주 만의 최저치를 터치했다고 전했는데, 이는 다우존스가 652.82포인트(1.23%) 급락하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117달러까지 치솟았던 바로 그날입니다. 보통 증시가 흔들리면 투자자들이 금으로 몰려가 금값이 오르는 것이 교과서적인 패턴이지만, 이날은 정반대였습니다. 시장분석업체 키트코 메탈스의 애널리스트 짐 위코프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테크주 매도세가 주식 투자자들에게 마진콜(추가 담보 요구)을 촉발시켰고,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금과 은 자산까지 팔아 현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금이 '안전자산으로서 매수'되는 것이 아니라, '현금을 구하기 위해 팔려나가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기술적으로 눈여겨볼 지점도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애널리스트 폴 시아나는 금값이 7월 저점이었던 3,943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경우, 이를 '이중 바닥(더블 보텀)' 형성 여부를 판단할 핵심 구간으로 지목했습니다. 반면 글로벌X의 애널리스트 저스틴 린은 향후 금리 인하, AI 투자 열풍의 둔화, 달러 약세 등을 근거로 금값이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시장의 시선이 완전히 한 방향으로 모여 있지는 않다는 뜻입니다.

왜 '안전자산' 금이 주식과 함께 떨어졌나

이번 사례를 이해하려면 금값을 끌어내린 힘이 사실 두 가지였다는 점을 구분해야 합니다. 첫 번째는 금리라는 '전통적인' 경로입니다. 중동 지역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되살아났고, 이는 10월 27~28일로 예정된 FOMC 회의를 넘어 12월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끌어올렸습니다. CNBC가 전한 시장 전망에서는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91%까지 반영하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혹은 오를 가능성이 커지면) 금을 보유하는 데 따르는 '기회비용'이 커집니다. 현금이나 국채를 들고 있으면 이자를 받을 수 있는데, 금은 아무런 수익을 주지 않으니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지는 셈입니다. 이것이 유가가 뛸수록 금값이 오히려 눌리는, 다소 직관에 반하는 흐름의 첫 번째 이유입니다.

두 번째 힘은 더 구조적이고 단기적인 성격을 띱니다. 바로 '마진콜에 의한 강제 매도'입니다. 증권사나 거래소는 투자자가 빌린 돈(레버리지)으로 주식을 산 경우, 그 주식 가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추가 담보를 요구하거나 보유 자산을 강제로 매도합니다. 이때 투자자는 가장 손실이 큰 자산(이미 폭락한 테크주)을 팔기보다, 오히려 가장 '잘 팔리는' 자산, 즉 유동성이 높고 올해 많이 올라 아직 수익이 난 자산을 먼저 처분해 현금을 마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금은 올해 1월까지 사상 최고치를 찍을 만큼 강한 랠리를 보였던 자산이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팔아서 현금화하기 좋은 자산' 1순위가 된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2008년 금융위기나 2020년 3월 코로나 쇼크 때도 똑같이 나타났습니다. 당시에도 주식이 급락하는 동안 금값이 함께 떨어지는 구간이 있었는데, 이는 금이라는 자산의 장기적 투자 매력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라, 시장 전반의 유동성이 메말라 모든 자산 간 상관관계가 일시적으로 '1'에 가까워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위기가 가장 극심한 순간에는 사람들이 "무엇을 믿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팔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행동하게 됩니다.

세 번째로 짚을 부분은 금값의 출발점입니다. 1월 5,595달러라는 사상 최고치 자체가 AI 랠리, 지정학적 긴장,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등이 겹치며 만들어진 상당히 가파른 상승의 결과였습니다. 급격하게 오른 자산일수록 되돌림(되돌이 조정)의 폭도 커지는 경향이 있는데, 29%라는 하락률이 충격적으로 들리긴 해도, 과거 10개월간의 상승 속도를 감안하면 전례가 없는 수준의 조정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 배울 점

  • '안전자산'이라는 이름이 모든 유형의 위기에서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금은 통화 가치 하락이나 장기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불안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는 유효하지만, 증시 전반이 마진콜로 강제 매도에 몰리는 급성 유동성 위기 국면에서는 오히려 함께 팔려나갈 수 있습니다. 어떤 종류의 위험이 시장을 흔들고 있는지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 단기 매도 압력과 장기 투자 논리를 혼동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번 하락의 상당 부분은 마진콜에 따른 강제 매도라는 '유동성' 요인에서 비롯됐습니다. 재정적자, 탈달러화,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수요 같은 금의 장기적 투자 논거가 실제로 바뀌었는지는 별개로 따져봐야 합니다.
  • 대형 기관이 지목하는 기술적 지지선은 그 자체로 시장의 관심사가 됩니다. BofA가 지목한 3,943달러(7월 저점)처럼 많은 투자자가 동시에 주목하는 가격대는, 실제로 그 레벨에서 매수가 몰리며 자기실현적으로 지지선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급등한 자산일수록 조정의 폭도 크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1월 사상 최고치까지의 급격한 상승을 감안하면, 29%의 하락은 극단적인 신호라기보다 과열 해소 과정의 일부로 해석될 여지도 있습니다. 숫자의 크기만으로 공포에 반응하기보다, 그 숫자가 나온 맥락을 함께 봐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금이 안전자산인데 왜 주식과 같이 떨어졌나요?

증시가 급락하며 레버리지를 쓴 투자자들에게 마진콜(추가 담보 요구)이 발생하면, 이들은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손실이 난 주식뿐 아니라 수익이 난 다른 자산도 함께 처분합니다. 금은 올해 1월까지 사상 최고치를 찍을 만큼 많이 오른 자산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팔기 좋은' 자산으로 분류되며 함께 매도 압력을 받았습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나 2020년 코로나 쇼크 때도 나타났던 현상으로, 시장 전체의 유동성이 메마르면 자산 간 상관관계가 일시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이번 하락이 금 투자의 장기적 매력이 사라졌다는 신호인가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번 하락의 주된 원인은 유가 급등에 따른 금리 인상 우려와 마진콜에 의한 단기 강제 매도였습니다. 재정적자 확대, 탈달러화 흐름,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수요처럼 금 투자를 지지해온 장기적 요인이 실제로 바뀌었는지는 아직 불분명합니다. 글로벌X의 저스틴 린 같은 애널리스트는 금리 인하 전환과 달러 약세를 근거로 반등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습니다.

10월 28일 FOMC는 금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시장은 10월 27~28일 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지만, 유가 급등이 되살린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12월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게 반영되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 기대가 커질수록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의 보유 매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매파적 신호를 낼 경우 금값에 추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이 글은 아래 실제 보도를 바탕으로 종합·재구성한 자체 분석이며, 원문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닙니다. 정확한 최신 수치는 원문을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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