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1-07

비트코인은 올해 14% 빠졌는데 마라홀딩스(MARA)는 1년간 60% 증발 - 채굴주가 '이중 악재'에 갇힌 이유

무슨 일이 있었나

11월 5일(목) 뉴욕증시가 AI 투자 재평가 공포에 휩싸여 나스닥종합지수가 5%대 급락하며 기술적 조정 구간에 들어선 바로 그 시각, 비트코인 가격도 함께 흔들렸습니다. 비트코인은 이날 장중 8만800달러 선에서 7만5208달러까지 밀리며 약 7주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비트코인은 올해 1월 1일 8만7000달러대에서 거래를 시작했는데, 이번 급락으로 연초 대비 하락률이 14%가량으로 커졌습니다. 암호화폐 전체로는 하루 만에 시가총액 수백억달러가 증발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번 하락은 느닷없이 벌어진 일이 아닙니다. 불과 며칠 전인 10월 말,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63억달러 규모의 사상 최대 해킹 사고가 발생했고, FBI는 배후로 북한을 지목했습니다(본 매체는 이 사건을 11월 1일 별도 기사로 다뤘습니다). 이 충격으로 바이낸스 고객들은 며칠 새 47억달러를 인출했고,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신뢰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여파 속에 미국 상장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지난 금요일 하루 동안 6억4300만달러가 빠져나가며 6월 이후 최대 규모의 단일 일 순유출을 기록했고, 이틀간 누적으로는 약 10억달러가 빠져나갔습니다. 10월 한 달 전체로도 비트코인 ETF는 5억1500만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하며 6월 이후 처음으로 월간 기준 '마이너스'로 전환됐습니다(데이터 제공: 소소밸류). 즉 11월 5일의 나스닥발 급락은 이미 약해져 있던 크립토 시장에 추가로 가해진 두 번째 충격이었던 셈입니다.

그런데 정작 눈에 띄는 괴리는 비트코인 자체가 아니라, 비트코인 관련주에서 나타났습니다. 美 나스닥 상장 비트코인 채굴기업 마라홀딩스(나스닥: MARA)의 주가는 최근 1년간 60% 넘게 증발했습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10%대 상승을 기록했으니, 마라홀딩스 주주들은 '시장 대비 초과손실'을 넘어 기초자산인 비트코인(연초 대비 -14%)보다도 훨씬 가파른 손실을 떠안은 셈입니다. 이론적으로 비트코인 채굴기업은 비트코인 가격에 대한 '레버리지 베팅'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비트코인이 오르면 채굴기업의 채굴 수익과 보유 자산 가치가 동시에 뛰면서 주가가 더 크게 오르고, 내릴 때도 마찬가지로 더 크게 떨어진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올해 벌어진 일은 이 단순한 '배율 관계'로는 설명되지 않을 만큼 격차가 벌어졌습니다.

왜 채굴주가 기초자산보다 훨씬 더 무너졌나

첫 번째 이유는 채무와 담보 구조에 있습니다. 마라홀딩스는 지난 8월 실적 발표 콜에서 보유 비트코인의 54%를 이미 대출 담보로 제공했다고 밝혔는데, 이후 추가 차입을 거치며 담보로 묶인 비트코인 비중은 전체 보유량의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마라홀딩스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시장가치는 약 21억달러였는데, 당시 회사가 지고 있던 채무는 24억7000만달러에 달했습니다. 보유한 코인의 가치보다 갚아야 할 빚이 더 큰 상태라는 뜻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 대출 계약에 '담보유지비율' 조항이 걸려 있다는 점입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마라홀딩스는 추가로 비트코인을 담보로 더 내놓아야 하고, 이는 다시 시장에서 비트코인을 매도해야 할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즉 비트코인 가격이 10% 빠지면, 레버리지가 걸린 마라홀딩스의 순자산가치는 단순 비례 이상으로 더 크게 깎이는 구조입니다. 주가가 기초자산보다 더 가파르게 움직이는 것은 바로 이 지렛대 효과 때문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더 근본적입니다. 마라홀딩스를 포함한 美 상장 비트코인 채굴기업 상당수는 이미 순수한 '비트코인 프록시'가 아닙니다. 2024년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채굴 자체의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악화되자, 이들 기업은 보유한 대규모 전력·부지·데이터센터 인프라를 AI·고성능컴퓨팅(HPC) 호스팅 사업으로 전환하는 '피벗'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습니다. 문제는 이 피벗이 기업의 리스크 노출을 줄여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두 배로' 늘렸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질 때만 주가가 흔들렸다면, 지금은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질 때도 흔들리고, AI 밸류에이션에 대한 공포가 커질 때도 흔들립니다. 11월 5일의 나스닥 급락이 바로 두 번째 경로였습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전제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엔비디아·AMD 같은 핵심 AI 종목이 급락했는데, AI 호스팅 사업을 확장 중인 비트코인 채굴기업들도 '우리도 AI 밸류에이션 거품의 일부'로 묶여 함께 두들겨 맞은 것입니다. 크립토 약세장과 AI 밸류에이션 재평가라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악재가 같은 주에 겹쳤다는 점이, 왜 채굴주가 비트코인 본체보다 훨씬 심하게 무너졌는지를 설명해줍니다.

세 번째는 이 AI 피벗 자체의 실행 리스크입니다. 자산운용사 밴에크는 올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美 상장 비트코인 채굴기업들이 공언한 AI 인프라 구축 계획을 완성하려면 단기적으로 약 500억달러, 장기적으로는 최대 2210억달러에 이르는 자금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추산했습니다. 밴에크 애널리스트들은 특히 "계약 체결"과 "실제 가동"을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는데, 지금까지 임대 계약이 체결된 AI 용량 중 실제로 전력이 공급되고 가동에 들어간 비율은 약 25%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시장은 이미 이 구분에 따라 종목을 차별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미 AI 용량을 실제로 가동해 매출로 연결시킨 기업에는 프리미엄을 주고, 아직 '계약만 맺은' 단계에 머물러 있는 기업은 가혹하게 짓누르는 식입니다. 대규모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하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채무와 담보 부담이 큰 마라홀딩스 같은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에 할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올해 마라홀딩스 주가가 비트코인보다 훨씬 더 떨어진 것은 단순히 "레버리지가 걸려서"라는 한 문장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담보 비율이 높아 가격 하락이 강제 매도 압박으로 전이되는 구조, 크립토와 AI라는 두 개의 변동성 큰 테마에 동시에 노출된 사업 모델, 그리고 그 AI 피벗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자금이 아직 절반도 채워지지 않았다는 실행 리스크까지 - 세 가지 요인이 동시에 작동하며 하나의 하락을 설명 가능한 수준 이상으로 증폭시킨 결과입니다.

이 사례에서 배울 점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교훈은 '파생 자산이 기초자산을 1대1로 따라가지 않는다'는 원칙입니다. 비트코인 채굴주, 레버리지 ETF, 옵션이 내재된 구조화 상품 모두 겉보기엔 기초자산에 대한 베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부채 구조·담보 조건·사업 모델의 추가적인 변수가 끼어들면서 수익률 곡선이 기초자산과 전혀 다른 모양으로 벌어질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에 베팅하고 싶으니 채굴주를 산다"는 접근은 실제로는 훨씬 더 복잡하고 위험한 포지션을 떠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교훈은 기업이 동시에 두 개의 '핫 테마'에 걸쳐 있을 때 리스크가 상쇄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누적된다는 점입니다. 크립토와 AI는 둘 다 높은 변동성과 높은 기대치를 특징으로 하는 테마입니다. 한 기업이 이 둘을 동시에 영위한다고 해서 리스크가 분산되는 것이 아니라, 두 테마 중 어느 한쪽에서만 악재가 터져도 주가가 흔들리고, 두 악재가 겹치면 하락이 배가된다는 점을 이번 사례가 보여줍니다. "사업을 다각화했다"는 설명을 곧바로 "리스크가 줄었다"로 해석하기보다, 다각화된 각각의 사업이 서로 다른 시점에 독립적으로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세 번째는 재무제표의 담보·채무 조항을 직접 확인하는 습관입니다. 마라홀딩스의 경우 보유 코인 가치가 채무 규모에 못 미치고, 담보유지비율 조항까지 걸려 있다는 사실은 공개된 실적 발표 자료와 공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정보였습니다. 헤드라인 숫자(채굴량, 비트코인 보유량)만 보고 투자 결정을 내리기보다, 그 코인이 '자유롭게 보유 중인 자산'인지 '대출 담보로 묶여 있는 자산'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실제 리스크를 가늠하는 핵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비트코인 채굴주가 비트코인 가격보다 왜 더 크게 흔들리나요?

채굴기업 상당수가 보유 비트코인을 대출 담보로 제공하고 있어 가격이 떨어지면 추가 담보 제공이나 강제 매도 압박에 노출되는 '레버리지 효과'가 있고, 동시에 AI·데이터센터 호스팅 사업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크립토 약세뿐 아니라 AI 밸류에이션 공포에도 함께 노출되는 '이중 리스크'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비트코인 하락은 지난주 보도된 바이낸스 해킹과 어떤 관계가 있나요?

직접적인 원인은 다릅니다. 바이낸스 해킹(10월 말, 63억달러 규모)은 거래소 보안·신뢰에 대한 충격이었고, 11월 5일 급락은 나스닥의 AI 투자 재평가에 따른 증시 전반의 패닉이 크립토로 전이된 결과입니다. 다만 두 사건은 같은 2주 사이에 연쇄적으로 발생하며 비트코인 ETF의 자금 유출을 누적시켰고, 결과적으로 크립토 시장 전반의 체력을 약화시킨 상태에서 두 번째 충격을 맞았다는 점에서 서로 연결돼 있습니다.

채굴기업의 'AI 피벗'이 성공하면 이 리스크는 해소되나요?

부분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실제로 AI 용량을 가동해 매출을 내고 있는 기업은 이미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더 나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밴에크의 분석대로 업계 전체가 필요한 자금의 상당 부분이 아직 조달되지 않았고, 임대 계약 중 실제 가동 비율이 25%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피벗 성공'과 '피벗 선언' 사이의 간극이 메워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추가 자본조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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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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