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1-05
퀄컴 3분기 핸드셋 매출 26% 급감, 그런데 車반도체는 사상 첫 20억달러 분기 - 주가는 실적 발표 후 급락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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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었나
11월 4일(수) 정규장 마감 후, 퀄컴(나스닥: QCOM)이 2026 회계연도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겉으로 보면 나쁘지 않은 숫자였습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17달러로 컨센서스(약 2.16달러)를 소폭 넘겼고, 매출도 비GAAP 기준 약 104억4,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약 101억~102억달러대)를 웃돌았습니다. 그런데 발표 직후 주가는 장외 거래에서 급락했습니다. 매체별로 집계한 낙폭은 2%에서 9%까지 꽤 차이가 있었지만, 가장 많이 반복해서 보도된 수치는 정규장 종가 173달러 선에서 약 6~7%대 하락해 160달러 선까지 밀린 흐름이었습니다. 겉으로는 '실적 서프라이즈'인데 주가는 왜 떨어졌을까요? 답은 매출 구성 안에 있었습니다.
문제는 퀄컴의 핵심 사업부인 휴대폰용 칩(QCT 핸드셋) 매출이었습니다. 이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급감한 약 51억4,000만달러에 그쳤는데, 이는 시장이 예상했던 52억5,000만달러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습니다. 반면 같은 분기에 자동차용 반도체(QCT 오토모티브) 매출은 전년 대비 89% 폭증한 약 19억9,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20억달러에 근접하는 '첫 2조원대 분기'를 달성했고,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16억9,000만달러를 크게 웃돈 숫자였습니다. 사물인터넷(IoT) 부문도 전년 대비 4% 증가한 18억8,8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2026 회계연도 전체로 보면 매출은 약 431억달러로 전년(442억8,000만달러) 대비 3% 줄었습니다.
이번 핸드셋 부문 둔화가 '갑자기 터진 일회성 쇼크'가 아니라는 점도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퀄컴은 올해 2월 발표한 1분기 실적에서 이미 메모리 품귀를 이유로 다음 분기 가이던스를 하향한 적이 있었고, 당시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은 메모리 공급사들이 생산 라인을 AI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메모리(HBM) 쪽으로 돌리면서 범용 메모리 공급이 빠듯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4월 발표된 3분기 가이던스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조정 EPS 전망치가 시장 예상(약 2.45달러)에 못 미치는 2.10~2.30달러로 제시된 바 있습니다. 즉 이번 4분기 실적은 연초부터 반복돼 온 '메모리 품귀 → 핸드셋 주문 감소'라는 흐름이 3개 분기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해준 셈입니다.
가이던스 역시 엇갈렸습니다. 퀄컴은 2027 회계연도 1분기 매출 가이던스로 104억~112억달러(중간값 108억달러)를 제시해 시장 예상치(약 105억5,000만달러)를 웃돌았지만, 조정 EPS 가이던스는 2.15~2.35달러(중간값 2.25달러)로 시장 예상치(약 2.27~2.32달러)에 못 미쳤습니다. 매출은 더 늘겠다고 봤지만, 그만큼 이익은 못 남기겠다고 예고한 셈입니다. 회사는 2027 회계연도 데이터센터 AI 칩 매출 목표 50억달러는 그대로 유지했고, 1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이 6억5,000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숫자 뒤에 숨은 메커니즘
이 모든 엇갈린 숫자를 하나로 꿰는 키워드는 '메모리 품귀'입니다. 2026년 내내 반복되어 온 이야기이지만, 퀄컴의 이번 실적에서 가장 뚜렷하게 재확인됐습니다. AI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메모리(HBM) 수요가 폭증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제조사들이 생산 라인을 일반 D램·낸드에서 HBM과 고용량 서버용 D램으로 대거 전환했고, 그 결과 스마트폰·PC에 들어가는 범용 메모리 공급이 빠듯해지면서 가격이 치솟았습니다. 트렌드포스 등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1년 사이 D램·낸드 컨트랙트 가격은 여러 배 뛰었고, 2026년 1분기에는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인상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 흐름이 퀄컴에는 두 가지 경로로 타격을 줬습니다. 첫째, 메모리값이 오르자 삼성·샤오미 등 휴대폰 제조사들은 완제품 단가 압박을 분산시키기 위해 칩셋 주문량을 줄였고, 이는 퀄컴의 핸드셋 칩 매출 직격타로 이어졌습니다. 둘째, 애플이 자체 모뎀 칩으로 전환을 가속화하는 흐름과 겹치면서, 메모리 품귀가 만든 수요 둔화와 애플 이탈이라는 두 가지 역풍이 동시에 핸드셋 사업부를 압박했습니다. 가트너는 이런 메모리발 비용 압박으로 2026년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약 8%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고,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메모리 품귀가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를 6.9%가량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소비자가 더 비싸진 폰을 덜 사면, 그 아래 칩을 공급하는 퀄컴의 매출도 함께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반대로 자동차용 반도체 사업부가 사상 최대 분기를 기록한 이유는 정반대의 논리로 설명됩니다. 자동차 전자장비(인포테인먼트, 디지털 콕핏, 운전자 보조 시스템)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는 메모리 가격 변동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고, 자동차 업체들은 장기 공급 계약을 통해 가격을 미리 고정해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전기차·커넥티드카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 자체가 꾸준히 늘고 있어, 핸드셋 사업부가 흔들리는 와중에도 자동차 부문은 구조적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결국 월가가 주가를 끌어내린 이유는 '실적 자체'가 아니라, 가장 큰 사업부(핸드셋)의 둔화가 다음 분기 이익률(가이던스 EPS)에 계속 부담을 줄 것이라는 신호를 읽었기 때문입니다. 매출 가이던스는 예상보다 높였지만 EPS 가이던스는 낮춘 조합이, '매출은 늘지만 비용 압박으로 마진은 더 깎인다'는 해석을 낳았고 이것이 장외 급락으로 연결됐습니다.
이 사례에서 배울 점
실적 발표에서 EPS·매출 '서프라이즈' 헤드라인만 보고 판단하면 이번처럼 방향을 잘못 읽기 쉽습니다. 퀄컴은 분명 두 지표 모두 컨센서스를 넘겼는데도 주가는 급락했습니다. 매출과 EPS의 겉숫자보다 그 안의 사업부별 구성과, 다음 분기 가이던스가 '매출은 늘고 이익률은 줄어드는' 조합인지 아닌지를 함께 확인하는 습관이 훨씬 중요합니다.
하나의 거시 변수(메모리 품귀)가 같은 회사 안에서도 사업부에 따라 정반대의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할 만합니다. 똑같은 메모리 가격 급등이 핸드셋 사업부에는 치명타였지만, 장기 계약과 구조적 수요 성장을 등에 업은 자동차 사업부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한 기업의 실적을 볼 때 "이 회사는 거시 변수에 어떻게 노출돼 있나"를 사업부 단위로 쪼개 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가이던스를 읽을 때는 매출과 이익률 가이던스를 따로 떼어 봐야 합니다. 매출 가이던스 상향과 EPS 가이던스 하향이 동시에 나온 조합은, 겉으로는 "성장은 계속된다"는 신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비용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일 수 있습니다. 시장이 이번처럼 EPS 가이던스 쪽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공급망 전반에 걸친 구조적 변화(이 경우 AI발 메모리 품귀)는 한 기업의 1분기 실적이 아니라 여러 분기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가트너·카운터포인트 등 시장조사업체들은 이 품귀 현상이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퀄컴의 핸드셋 사업부 약세는 이번 한 번의 이벤트가 아니라, 앞으로 몇 분기 동안 반복해서 확인해야 할 흐름일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이번 4분기 실적까지 포함하면 퀄컴은 벌써 세 번째 분기째 비슷한 패턴, 즉 핸드셋 가이던스를 낮추면서 동시에 자동차·IoT·데이터센터 등 비(非)핸드셋 사업부 성장을 강조하는 설명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런 반복은 투자자에게 두 가지 신호를 동시에 줍니다. 하나는 메모리 품귀라는 거시 변수가 예상보다 오래가고 있다는 경고이고, 다른 하나는 회사가 핸드셋 의존도를 낮추는 사업 다각화 전략을 실제로 실행하고 있다는 확인입니다. 이 둘 중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둘지는 결국 자동차·데이터센터 부문이 핸드셋 부문의 매출 공백을 얼마나 빠르게 채워나가는지를 분기별로 추적해봐야 판단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퀄컴 EPS와 매출이 모두 컨센서스를 넘겼는데 주가는 왜 떨어졌나요?
겉으로 보이는 EPS·매출 숫자는 컨센서스를 넘겼지만, 핵심 사업부인 핸드셋 칩 매출이 26% 급감하며 예상치에 못 미쳤고, 다음 분기 EPS 가이던스 중간값(2.25달러)이 시장 예상(약 2.27~2.32달러)보다 낮았습니다. 시장은 매출보다 다음 분기 이익률에 대한 경고 신호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핸드셋 매출이 26%나 줄어든 핵심 원인이 메모리 품귀라는 게 맞나요?
가장 크게 작용한 변수로 꼽히지만 유일한 원인은 아닙니다. AI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범용 D램·낸드 가격이 치솟아 휴대폰 제조사들의 칩 주문이 줄어든 것이 핵심이지만, 애플이 자체 모뎀 칩으로 전환을 가속화하는 구조적 흐름도 동시에 핸드셋 매출을 깎아내리고 있습니다.
자동차용 반도체 사업부는 왜 메모리 품귀의 영향을 덜 받았나요?
자동차 전자장비용 반도체는 장기 공급 계약으로 가격이 미리 고정되는 경우가 많고, 전기차·커넥티드카 전환에 따른 수요 자체가 구조적으로 늘고 있어 메모리 가격 변동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합니다. 이 덕분에 핸드셋 사업부가 흔들리는 와중에도 자동차 부문은 사상 첫 20억달러 분기라는 기록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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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이 글은 아래 보도를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종합·분석한 기사이며, 원문 보도를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닙니다. 최신 수치는 아래 원문을 통해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Qualcomm Stock Falls After Hours; Handset Sales Down 26% - AskTraders
- Qualcomm's Phone Chip Sales Drop 26%: Rapid Earnings Reaction - The Motley Fool
- Qualcomm Q4 2026 Earnings Call Transcript - Benzin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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