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기법 · 80/80강 · 4분 읽기

듀얼 모멘텀(GEM) 전략: 절대 모멘텀·상대 모멘텀으로 주식·채권 자산배분하는 법

매달 한 번, 딱 두 가지 질문만 던지는 자산배분 전략

이 강좌에서 지금까지 다룬 전략들은 대부분 "지금 이 종목을 살지 말지"를 하루, 또는 한 주 단위로 판단합니다. 그런데 듀얼 모멘텀(Dual Momentum) 전략은 질문의 단위 자체가 다릅니다. 한 달에 딱 한 번, 포트폴리오 전체를 두고 단 두 가지 질문만 던집니다. "지금 주식시장 전체가 현금(혹은 단기채권)보다 나은가?", 그리고 "여러 주식 자산군 중에서는 어디가 가장 강한가?" 이 두 질문에 대한 답만으로 매달 투자 비중을 정하는 체계적 자산배분 전략이 바로 듀얼 모멘텀입니다.

이 전략은 미국의 투자분석가 게리 안토나치(Gary Antonacci)가 2014년 저서 《Dual Momentum Investing》에서 체계화했고, 그 책에서 실행 가능한 모델로 제시한 것이 바로 GEM(Global Equities Momentum, 글로벌 주식 모멘텀) 전략입니다. 26강 RRG로 보는 섹터 로테이션이 여러 섹터를 동시에 비교하며 몇 주~몇 달 단위로 비중을 조절하는 전술적 기법이라면, 듀얼 모멘텀은 그보다 한 단계 더 상위에서 "주식에 있을 때인가, 빠져나올 때인가"라는 더 큰 질문에 월 단위로 답하는 자산배분 프레임워크입니다.

두 종류의 모멘텀: 절대 모멘텀과 상대 모멘텀

듀얼 모멘텀이라는 이름 자체가 두 가지 서로 다른 모멘텀을 합쳤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 절대 모멘텀(Absolute Momentum): 한 자산 자체의 과거 수익률을 무위험 자산(현금, 단기 국채)과 비교하는 것입니다. 최근 12개월 수익률이 양수이고 현금 수익률을 웃돌면 "추세가 살아 있다"고 보고 그 자산을 보유하고, 그렇지 않으면 현금이나 채권으로 피신합니다. 이는 20강 웨인스타인 스테이지 분석에서 30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진 종목을 피하는 논리와 본질적으로 같습니다 — 둘 다 "하락 추세에서는 아예 손을 떼고 지켜본다"는 철학을 공유합니다.
  • 상대 모멘텀(Relative Momentum): 여러 위험자산(예: 미국 주식 vs 해외 주식) 중에서 과거 일정 기간 수익률이 더 높았던 쪽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2강 모멘텀 매매 전략에서 다룬 "강한 종목에 올라탄다"는 아이디어를 개별 종목이 아니라 자산군·지수 단위로 확장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절대 모멘텀은 "지금 주식에 있어도 되는가"를 결정하는 방어 장치이고, 상대 모멘텀은 "주식에 있기로 했다면 어느 주식에 있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공격 장치입니다. 이 둘을 순서대로 적용하는 것이 GEM 모델의 핵심입니다.

GEM 모델의 실행 규칙

안토나치가 제시한 원형 GEM 모델은 보통 세 가지 자산을 사용합니다. 미국 주식(S&P500 지수, 흔히 SPY로 추종), 미국 외 선진국 주식(MSCI EAFE 지수, 흔히 EFA로 추종), 그리고 미국 채권(흔히 AGG 또는 단기국채 BIL)입니다. 매월 말 다음 순서로 판단합니다.

  1. 1단계 (상대 모멘텀): 최근 12개월 총수익률을 비교해 미국 주식(SPY)과 해외 주식(EFA) 중 어느 쪽이 더 높은지 확인합니다.
  2. 2단계 (절대 모멘텀): 1단계에서 고른 쪽의 12개월 수익률이 미국 단기국채(BIL) 수익률보다 높은지 확인합니다.
  3. 배분 결정: 2단계를 통과하면(즉 수익률이 양호하고 현금보다 낫다면) 1단계에서 고른 주식 자산 전체를 보유합니다. 통과하지 못하면 주식 비중을 전부 걷어내고 채권(AGG)으로 옮겨갑니다.

💡 "12개월"이라는 기간은 안토나치의 책에서 가장 널리 알려지고 검증에 많이 쓰인 관행적 기준값이지만, 절대적인 정답은 아닙니다. 1개월처럼 너무 최근 수익률에 가중치를 주는 지표는 단기 반전 효과에 더 취약하고, 반대로 36개월처럼 너무 긴 기간은 추세 전환에 둔감해집니다. 실전에서는 6~12개월 구간이 가장 자주 테스트되는 범위이며, 이 역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이 아니라 관행적으로 쓰이는 근사치임을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듀얼 모멘텀 GEM 전략의 월간 의사결정 흐름도 - 미국 주식과 해외 주식의 12개월 수익률을 비교하는 상대 모멘텀 단계와, 선택된 자산의 수익률을 단기국채와 비교하는 절대 모멘텀 단계를 거쳐 주식 또는 채권으로 배분이 결정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다이어그램
GEM 모델의 월간 판단 순서: 먼저 상대 모멘텀으로 미국 주식·해외 주식 중 더 강한 쪽을 고르고, 그다음 절대 모멘텀으로 그 자산이 현금(단기국채)보다 나은지 확인한 뒤에야 최종 배분이 결정됩니다.

왜 작동하는가: 추세의 지속성과 꼬리 위험 회피

듀얼 모멘텀이 기대려는 현상은 두 가지 서로 다른 시장 성질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첫째는 중기 모멘텀의 지속성입니다. 제가디시(Jegadeesh)와 티트먼(Titman)의 1993년 연구를 시작으로, 3~12개월 구간에서 과거에 상승한 자산이 단기적으로는 계속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는 현상이 수십 년간 다양한 시장·자산군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되어 왔습니다. 이 현상의 완전한 원인은 학계에서도 단일하게 합의되지 않았지만, 투자자들이 새로운 정보에 즉각 반응하지 않고 서서히 반응하는 과소반응(underreaction)이나, 초기 상승이 추가 매수를 유발하는 되먹임 구조 같은 행동적 설명이 자주 제시됩니다.

둘째는 절대 모멘텀의 꼬리 위험(tail risk) 회피 기능입니다. 주식시장의 손실 대부분은 소수의 급격한 하락 국면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고, 이런 국면은 보통 가격이 일정 기간 이상 추세선 아래에서 머무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절대 모멘텀 필터는 바로 이 "추세가 꺾인 상태"를 포착해 미리 빠져나오게 해주는 장치입니다. 모든 하락을 피할 수는 없지만, 2008년 금융위기나 2000년대 초 닷컴버블 붕괴처럼 하락이 여러 달에 걸쳐 진행되는 구간에서는 상대적으로 일찍 신호가 켜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이 전략의 핵심 매력으로 꼽힙니다.

숫자로 보는 판단 예시

실제 계산 과정을 단순화한 예시로 살펴보겠습니다. 어느 달 말 기준 최근 12개월 총수익률이 다음과 같다고 가정합니다.

자산 티커(예시) 최근 12개월 수익률
미국 주식 SPY +14.2%
해외 선진국 주식 EFA +8.5%
미국 단기국채 BIL +4.8%
미국 채권 AGG +2.1%

1단계(상대 모멘텀)에서는 SPY(+14.2%)가 EFA(+8.5%)보다 높으므로 미국 주식을 후보로 선택합니다. 2단계(절대 모멘텀)에서는 선택된 SPY의 수익률(+14.2%)이 BIL(+4.8%)보다 높은지 확인하는데, 14.2% > 4.8%이므로 통과합니다. 따라서 이번 달은 포트폴리오 전체를 SPY(미국 주식)에 배분합니다.

만약 다음 달에 상황이 바뀌어 SPY의 12개월 수익률이 -3.0%로 떨어지고 BIL이 여전히 +4.5% 수준이라면, 이번에는 절대 모멘텀 단계에서 탈락합니다(-3.0% < 4.5%). 이 경우 상대 모멘텀에서 어느 쪽이 더 강했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고, 전체 비중을 AGG(채권)로 옮기는 것이 GEM 모델의 규칙입니다. 이처럼 절대 모멘텀 단계는 "이번 달 상대적으로 덜 나쁜 주식"을 억지로 들고 가지 않도록 막아주는 최종 방어선 역할을 합니다.

절대 모멘텀 vs 상대 모멘텀 비교

구분 절대 모멘텀 상대 모멘텀
비교 대상 자산 자체의 과거 수익률 vs 무위험 자산(현금) 여러 위험자산들끼리의 상대적 수익률
묻는 질문 "지금 주식시장에 있어도 되는가?" "주식에 있기로 했다면 어디가 가장 강한가?"
주된 역할 하락장 회피, 꼬리 위험 관리 상승 국면에서 더 강한 자산 선별
단독 사용 시 한계 상승장에서는 그냥 시장을 따라가는 것과 큰 차이가 없음 모든 위험자산이 동시에 하락하는 구간에서는 손실을 피하지 못함
GEM에서의 순서 2단계(최종 필터) 1단계(후보 선정)

이 표가 보여주듯 두 모멘텀은 서로 다른 약점을 보완하는 관계입니다. 상대 모멘텀만 쓰면 2008년처럼 모든 주식 자산이 동반 하락하는 국면에서 "덜 떨어진 쪽"을 그대로 들고 가다 손실을 피하지 못하고, 절대 모멘텀만 쓰면 상승장에서 어떤 자산을 고를지 기준이 없어 단순 시장 추종과 다를 바 없어집니다. 둘을 결합해야 "상승장에서는 가장 강한 자산을 타고, 하락 추세가 뚜렷해지면 현금성 자산으로 피신한다"는 완결된 논리가 성립합니다.

실전에서 흔히 거론되는 확장과 변형

GEM 원형은 자산 3~4개로 단순하게 설계되어 있지만, 실전에서는 여러 변형이 자주 거론됩니다. 신흥국 주식(EEM)을 후보에 추가하거나, 리밸런싱 주기를 월간 대신 분기 단위로 늘려 거래 빈도를 줄이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학계에서는 켈러(Wouter Keller) 교수가 발표한 PAA(Protective Asset Allocation) 같은 후속 모델들이, 자산을 더 많이 분산하고 손실 방어에 더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해 듀얼 모멘텀의 논리를 확장한 사례로 자주 함께 언급됩니다. 다만 이런 변형들은 각자 다른 가정과 검증 기간을 쓰기 때문에, 원형 GEM의 결과를 그대로 변형 모델에 적용해서는 안 되며, 복잡성이 늘어날수록 과최적화(overfitting) 위험도 함께 커진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한계와 유의점

  • 휩쏘(whipsaw) 구간에서 약합니다: 시장이 뚜렷한 방향 없이 등락을 반복하는 횡보장에서는 절대 모멘텀 신호가 자주 뒤집히면서 비싸게 사고 싸게 파는 거래가 연달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구간은 듀얼 모멘텀뿐 아니라 거의 모든 추세추종형 전략의 공통된 약점입니다.
  • 월 1회 신호는 급락장 안에서는 느립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처럼 한 달 안에 급격한 하락과 반등이 모두 발생하는 경우, 다음 신호가 나올 때까지 손실을 그대로 떠안게 될 수 있습니다. 월간 리밸런싱은 완만하고 장기적인 추세 전환을 포착하는 데 적합하지만, 하루·한 주 단위의 급격한 충격에는 원천적으로 느리게 반응합니다.
  • 과거 성과가 미래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책에서 제시된 장기 백테스트 수치는 특정 기간, 특정 자산 조합에 대한 과거 결과일 뿐이며, 수수료·세금·환율을 반영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실전 적용 전에는 반드시 비용을 포함한 재검증이 필요하며, 이 강좌 13강 순이익 기준 리스크 필터에서 강조한 것처럼 비용을 걷어낸 뒤에도 우위가 남는지 확인하는 태도가 똑같이 적용됩니다.
  • 과세 계좌에서는 거래비용·세금 영향이 커집니다: 자산 전체를 통째로 교체하는 방식이라 매도 시점마다 과세 대상 이익이 실현될 수 있어, 연금 계좌 같은 세제 혜택 계좌에서 운용하는 경우와 일반 과세 계좌에서 운용하는 경우의 실질 수익률 차이가 꽤 크게 벌어질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듀얼 모멘텀은 단타 전략인가요, 장기 투자 전략인가요?

장기 자산배분 전략에 가깝습니다. 월 1회 판단하고 리밸런싱하는 구조라 매매 빈도가 매우 낮고, 이 강좌에서 다룬 모멘텀·돌파 같은 단기 매매 기법과는 시간 단위 자체가 다릅니다. 다만 "추세가 꺾이면 현금으로 피신한다"는 논리 자체는 단기 트레이딩의 손절 원칙과 본질적으로 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꼭 SPY·EFA·BIL 조합을 써야 하나요?

아닙니다. 안토나치가 책에서 제시한 조합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을 뿐, 같은 논리를 다른 자산 조합(예: 국내 주식 vs 해외 주식, 또는 섹터 ETF들 사이)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비교 대상 자산군이 서로 성격이 다를수록 해석이 복잡해지므로, 비슷한 위험 수준의 자산군을 비교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RRG 섹터 로테이션과 어떤 점이 다른가요?

26강에서 다룬 RRG는 여러 섹터·종목의 상대강도를 동시에 시각적으로 비교하는 전술적 분석 도구로, 비교 대상 수가 많고 판단 주기가 짧은 편입니다. 듀얼 모멘텀은 비교 대상이 적고(보통 2~4개 자산군) 월 단위로만 판단하며, 절대 모멘텀이라는 현금 대비 필터가 추가로 들어간다는 점에서 더 상위의, 더 보수적인 자산배분 프레임워크에 가깝습니다.

정리

  • 듀얼 모멘텀(GEM) 전략은 상대 모멘텀(여러 위험자산 중 가장 강한 쪽 선택)과 절대 모멘텀(선택된 자산이 현금보다 나은지 확인)을 순서대로 적용해, 매달 한 번 주식·채권 간 비중을 결정하는 자산배분 전략입니다.
  • 게리 안토나치가 2014년 책에서 체계화했으며, 원형 모델은 미국 주식(SPY)·해외 주식(EFA)·채권(AGG, BIL)을 사용해 12개월 수익률을 기준으로 매월 배분을 조정합니다.
  • 중기 모멘텀의 지속성(수십 년간 관찰된 현상)과, 절대 모멘텀의 꼬리 위험 회피 기능이라는 두 가지 서로 다른 메커니즘에 기대는 전략입니다.
  • 절대 모멘텀과 상대 모멘텀은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관계이며, 둘 중 하나만 쓰면 상승장 자산 선별이나 하락장 회피 중 한 쪽 기능을 잃습니다.
  • 휩쏘 구간에서의 반복적인 손실, 급락장에서의 느린 반응, 거래비용·세금 영향은 실전 적용 전에 반드시 감안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이며, 12개월이라는 기준도 절대적인 정답이 아니라 관행적으로 널리 쓰이는 근사치임을 기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