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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체인 분석 매매법: MVRV Z-스코어와 SOPR로 비트코인 사이클 저점·고점 읽는 법
이 글의 목차
가격이 아니라 블록체인 원장을 직접 읽는다는 것
지금까지 이 코스에서 다룬 지표 대부분은 가격과 거래량, 혹은 62강 펀딩비나 64강 청산 히트맵처럼 거래소가 제공하는 파생상품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습니다. 온체인 분석(On-Chain Analysis)은 결이 완전히 다릅니다. 비트코인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은 모든 코인이 마지막으로 이동한 시점과 그때의 가격까지 원장에 영구히 기록해 두는데, 이 공개 장부를 직접 뒤져서 "지금 시장 전체 보유자가 평균적으로 얼마나 이익을 보고 있는가", "오늘 움직인 코인들은 이익에 팔렸는가 손실에 팔렸는가" 같은 질문에 답하는 것이 온체인 분석의 핵심입니다. Glassnode, CryptoQuant 같은 데이터 플랫폼이 이 지표들을 대중화시키면서 최근 몇 년 사이 크립토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MVRV와 SOPR은 거의 기본 용어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이 두 지표가 정확히 무엇을 계산하는지, 왜 사이클의 저점·고점 근처에서 특정한 패턴을 보이는지, 그리고 거래소 순유출까지 더해 어떻게 조합해서 읽어야 하는지를 다룹니다.
실현가치(Realized Cap): 온체인 분석의 출발점
MVRV와 SOPR을 이해하려면 먼저 실현가치(Realized Cap)라는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일반적인 시가총액(Market Cap)은 "현재 유통량 × 현재 가격"으로 계산되어, 시장에 존재하는 모든 코인이 지금 이 순간의 가격에 거래된다고 가정합니다. 반면 실현가치는 각 코인이 마지막으로 블록체인 위에서 이동했을 때의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코인이 3년 전 20,000달러에 지갑을 옮긴 뒤 한 번도 움직이지 않았다면, 현재 가격이 얼마든 실현가치 계산에는 20,000달러가 그대로 반영됩니다. 이는 시장 전체 보유자가 실제로 코인을 취득했을 때 지불했을 가능성이 높은 "평균 매수 단가"를 근사하는 방식입니다.
이 실현가치라는 아이디어가 있어야 "지금 보유자들이 평균적으로 이익 구간에 있는지, 손실 구간에 있는지"를 시가총액과 비교해서 가늠할 수 있게 됩니다. MVRV와 SOPR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이 비교를 수행합니다.
MVRV와 MVRV Z-스코어: 보유자 전체의 평균 손익 상태
MVRV(Market Value to Realized Value)는 이름 그대로 시가총액을 실현가치로 나눈 비율입니다.
MVRV = 시가총액(Market Cap) ÷ 실현가치(Realized Cap)
MVRV가 1보다 크면 시장 전체 보유자가 평균적으로 미실현 이익 상태에 있다는 뜻이고, 1보다 작으면 평균적으로 미실현 손실 상태라는 뜻입니다. 다만 MVRV 원값은 시장이 커지면서 절대 수준 자체가 시대별로 달라지는 문제가 있어, 실전에서는 이를 표준화한 MVRV Z-스코어를 더 많이 씁니다.
MVRV Z-스코어 = (시가총액 − 실현가치) ÷ 시가총액의 표준편차
시가총액과 실현가치의 차이(즉 시장 전체의 미실현 이익 총액)를 과거 변동성으로 나눠 정규화한 값입니다. 이렇게 하면 "지금 이 수준이 역사적으로 얼마나 극단적인가"를 하나의 축으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자주 인용되는 경험적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다만 이는 과거 사이클에서 관찰된 경향이며, 앞으로도 똑같은 숫자에서 반복된다는 보장은 없다는 점을 먼저 짚어 둡니다.
| MVRV Z-스코어 구간 | 흔히 붙는 해석 | 과거 사이클에서의 관찰 |
|---|---|---|
| 0 미만 (녹색 구간) | 시장 전체가 평균적으로 손실 상태 | 2015, 2018~2019, 2022년 바닥권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남 |
| 0~3 | 중립~회복 구간 | 바닥을 지나 상승을 시작하는 국면에서 자주 관찰 |
| 3~7 | 과열 경계 구간 | 상승 후반부, 조정이 잦아지는 구간 |
| 7 이상 (적색 구간) | 시장 전체가 극단적 이익 상태 | 2013·2017·2021년 사이클 정점 부근에서 관찰 |
이 표의 숫자를 절대 법칙으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예를 들어 2021년 사이클에서는 정점 MVRV Z-스코어가 2017년보다 낮았는데, 이는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장기 보유자 비중이 늘면서 실현가치 자체가 과거보다 더 빠르게 따라 올라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즉 시장이 성숙할수록 같은 수준의 "과열"이 더 낮은 Z-스코어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며, 이는 지표가 시대에 따라 조금씩 재해석되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SOPR: 오늘 움직인 코인이 이익에 팔렸는가, 손실에 팔렸는가
MVRV가 시장에 존재하는 모든 코인의 평균 손익을 보는 지표라면, SOPR(Spent Output Profit Ratio)은 오늘 실제로 이동한 코인만을 대상으로 계산합니다.
SOPR = 이동된 코인의 현재 판매가 ÷ 해당 코인이 마지막으로 이동했을 때의 가격
SOPR이 1보다 크면 오늘 온체인에서 움직인 코인들이 평균적으로 이익을 보고 팔렸다는 뜻이고, 1보다 작으면 손실을 보고 팔렸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트레이더들이 특히 주목하는 지점이 SOPR = 1.0 라인입니다. 상승장 국면에서는 가격이 하락해 SOPR이 1.0 근처까지 내려오면, 손실을 보면서까지 코인을 팔고 싶지 않은 보유자들이 매도를 멈추는 경향이 관찰됩니다. 이 때문에 SOPR이 1.0을 여러 차례 건드리고도 그 아래로 뚫고 내려가지 않은 채 반등하는 패턴이 상승장 구간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많은 온체인 분석가들이 이를 "SOPR이 1.0을 지지선처럼 방어하고 있다"고 표현합니다. 반대로 SOPR이 1.0을 명확히 뚫고 내려가 그 아래에 머무르는 구간은, 보유자들이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팔아야 할 만큼 심리가 무너졌다는 신호로 해석되며 하락장 국면에서 흔히 관찰됩니다.
MVRV vs SOPR: 같은 '보유자 손익'을 다른 시간축으로 본다
두 지표는 자주 함께 언급되지만 성격은 뚜렷하게 다릅니다. 어느 쪽이 더 우월하다기보다,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하는 지표라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 구분 | MVRV (Z-스코어) | SOPR |
|---|---|---|
| 대상 | 시장에 존재하는 모든 코인 (움직이지 않은 코인 포함) | 오늘 실제로 이동한 코인만 |
| 성격 | 시장 전체의 미실현(잠재적) 손익 상태 | 실현된(확정된) 손익 상태 |
| 시간축 | 사이클 전체의 위치를 가늠 (수개월~수년 단위) | 일간 매도 압력의 변화 (일~주 단위) |
| 주로 쓰는 용도 | "지금이 사이클상 저점권인가 고점권인가" 판단 | "오늘 이 되돌림에서 매도 압력이 이익 실현인지 패닉인지" 판단 |
| 반응 속도 | 느림, 완만한 곡선 | 빠름, 일별로 출렁임 |
실전에서는 이 둘을 함께 보는 방식이 흔히 권장됩니다. MVRV Z-스코어가 저평가 구간에 들어와 있는데 SOPR이 1.0 근처에서 반복적으로 지지받는다면, 사이클상 바닥권에서 손실 매도 압력이 소진되고 있다는 두 가지 다른 시간축의 근거가 겹치는 셈입니다. 반대로 MVRV Z-스코어가 과열 구간에 있는데 SOPR이 급격히 치솟는다면, 장기 보유자들이 실제로 큰 이익을 실현하며 물량을 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거래소 순유출: 세 번째 확인 지표
MVRV와 SOPR이 "보유자의 손익 상태"를 본다면, 거래소 순유출(Exchange Netflow)은 "코인이 실제로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가"를 봅니다.
거래소 순유출 = 거래소로 들어온 코인 − 거래소에서 나간 코인
순유출이 지속적으로 음수(즉 유출이 유입보다 많음)라면, 보유자들이 코인을 거래소에서 빼내 개인 지갑이나 콜드월렛으로 옮기고 있다는 뜻이며, 이는 단기간에 팔 의사가 없다는 신호로 널리 해석됩니다. 반대로 순유출이 양수로 전환되며 거래소 보유량이 늘어나는 흐름은, 매도를 준비하는 물량이 거래소로 들어오고 있다는 신호로 자주 언급됩니다. 다만 이 지표 역시 거래소 간 내부 이동(콜드월렛 재배치 등)이 순유출로 잘못 잡히는 경우가 있어 단독으로는 완전히 신뢰하기 어렵고, MVRV·SOPR과 함께 방향성을 확인하는 보조 지표로 쓰는 것이 정확한 사용법입니다.
숫자로 보는 종합 예시
가상의 시나리오로 세 지표를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비트코인이 6개월간 60% 하락한 뒤 특정 구간에서 다음과 같은 데이터가 관찰됐다고 가정합니다.
- MVRV Z-스코어: -0.3 (0 미만, 저평가 구간에 진입)
- SOPR: 최근 2주간 세 차례 1.0 근처까지 내려왔다가 매번 1.02~1.05 사이에서 반등
- 거래소 순유출: 30일 이동평균 기준 지속적인 음수(유출 우세)로 전환
이 세 가지를 종합하면, ① 사이클 관점에서 시장 전체가 과거 바닥권과 비슷한 손실 구간에 들어왔고(MVRV), ② 단기적으로는 손실 매도가 더 이상 힘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SOPR 1.0 지지), ③ 실제로 코인이 거래소를 빠져나가 장기 보유 성격의 지갑으로 이동하고 있다(순유출)는, 서로 다른 세 시간축에서 나온 근거가 방향을 맞추고 있는 상태라고 읽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흔히 "온체인 데이터가 바닥 신호를 정렬(align)하고 있다"고 표현되는 상황입니다. 다만 이는 진입을 확정하는 신호가 아니라, 다른 근거(추세, 거시 환경, 자금관리)와 함께 확률을 조금 더 유리하게 만들어 주는 참고 자료로 다루는 것이 정확한 접근입니다.
한계와 반드시 알아야 할 주의점
- 후행성과 데이터 지연: 온체인 데이터는 블록이 확정된 뒤에야 집계되고, 데이터 제공업체마다 집계 방식과 갱신 주기가 조금씩 달라 실시간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 비트코인·이더리움 중심: MVRV·SOPR 같은 지표는 코인의 UTXO(또는 계정) 이동 이력을 추적할 수 있어야 계산이 가능합니다. 거래 내역과 온체인 이동 기록이 충분히 누적된 비트코인·이더리움 등에서는 신뢰도가 높지만, 상장 초기라 이동 기록이 짧은 알트코인에는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 거래소·믹서·랩핑으로 인한 왜곡: 코인이 거래소 내부 지갑 사이를 이동하거나, 랩핑(wBTC 등)되거나, 믹서를 거치는 경우 실제 보유자의 손익과 무관한 '이동'이 잡혀 지표가 일시적으로 왜곡될 수 있습니다.
- 경험적 기준이라는 점: 앞서 표로 제시한 Z-스코어 구간이나 SOPR 1.0 라인은 과거 사이클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된 경향이지, 통계적으로 검증된 고정 법칙이 아닙니다. 시장 구조(장기 보유자 비중, ETF 자금 유입 등)가 바뀌면 같은 숫자가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 단독 신호로 쓰지 않기: 온체인 지표는 "시장 참여자들의 평균적인 손익 상태"라는 한 가지 축만 보여줍니다. 매크로 환경, 거래량, 파생상품 포지셔닝(62강, 64강 참고) 등 다른 근거 없이 온체인 지표만으로 진입·청산을 결정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MVRV Z-스코어가 몇이면 무조건 팔아야 하나요?
아닙니다. 7이라는 숫자는 과거 사이클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된 경험적 기준일 뿐이며, 시장이 커지고 참여자 구조가 바뀌면서 같은 수준의 과열이 더 낮은 Z-스코어에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절대적인 매도 신호가 아니라 "지금이 역사적으로 극단에 가까운 구간"이라는 맥락 정보로 활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SOPR과 MVRV 중 하나만 봐도 되나요?
가능하지만 정보량이 줄어듭니다. MVRV는 사이클 전체에서의 위치(느린 축)를, SOPR은 오늘의 매도 압력(빠른 축)을 보여주기 때문에, 두 시간축을 함께 봐야 "사이클상 바닥권인데 오늘 매도 압력도 꺾이고 있다"처럼 더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이 지표들은 주식시장에도 적용할 수 있나요?
직접 적용은 어렵습니다. MVRV·SOPR은 블록체인 위에 코인이 마지막으로 이동한 가격이 영구히 기록된다는 특성을 활용하는데, 주식 장부에는 이런 공개된 온체인 이동 기록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주식시장에서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은 37강 내부자 매수 클러스터나 25강 다크풀 프린트처럼 공시·체결 데이터를 활용하는 대안 데이터 쪽에 가깝습니다.
정리
- 온체인 분석은 블록체인에 영구히 기록된 코인의 이동 이력과 이동 시점 가격을 활용해, 가격·거래량이 아닌 새로운 축에서 시장 참여자의 손익 상태를 읽는 방법입니다.
- MVRV(Z-스코어)는 시장에 존재하는 모든 코인의 평균적인 미실현 손익을 사이클 관점(느린 축)에서 보여주며, 0 미만은 저평가·7 이상은 과열이라는 것이 자주 인용되는 경험적 기준입니다.
- SOPR은 오늘 실제로 이동한 코인만을 대상으로 한 실현 손익 지표로, 1.0 라인이 상승장에서 지지선처럼, 하락장에서 저항선처럼 작동하는 경향이 관찰됩니다.
- 거래소 순유출은 코인이 실제로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보여주는 보조 지표로, 세 지표가 같은 방향을 가리킬 때(사이클 바닥+매도 압력 소진+유출 전환) 근거가 정렬됐다고 표현합니다.
- 다만 후행성, 데이터 왜곡 가능성, 시장 구조 변화에 따른 기준값 이동을 고려하면 온체인 지표는 단독 신호가 아니라 다른 근거와 함께 쓰는 보조 도구로 다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