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기초 · 91/91강 · 고급 · 4분 읽기
금리스왑(이자율스왑, IRS)이란 무엇인가 —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맞바꾸는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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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왑금리가 국고채 금리보다 낮다"는 뉴스, 무슨 뜻일까
채권시장 뉴스를 보다 보면 "국고채-스왑 금리차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거나 "스왑레이트가 국고채 금리를 밑돈다"는 문장을 마주칠 때가 있습니다. 얼핏 이상하게 들립니다. 국고채는 정부가 원리금을 보장하는 사실상 무위험 자산이고, 스왑금리는 은행 등 민간 금융기관들이 서로 이자를 주고받기로 약정할 때 매기는 가격인데, 왜 민간 금융기관들끼리 약정한 금리가 정부보다 우량한 자산의 금리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벌어질까요.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금리스왑(Interest Rate Swap, IRS)이 정확히 무엇을 사고파는 계약인지부터 짚어야 합니다. 이 강의에서는 금리스왑의 기본 구조, 기업과 금융기관이 이를 활용하는 이유, 그리고 스왑금리와 국고채 금리 사이의 격차인 스왑 스프레드가 시장에 어떤 신호를 보내는지를 다룹니다.
금리스왑이란 무엇인가 — 원금은 그대로 두고 이자만 맞바꾸는 계약
금리스왑은 두 당사자가 정해진 명목원금(notional principal)을 기준으로, 일정 기간 동안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계산한 이자를 주기적으로 교환하기로 약정하는 계약입니다. 한쪽은 계약 시점에 정해진 고정금리를 지급하고, 다른 쪽은 시장에서 그때그때 변하는 변동금리(지표금리 + 가산금리)를 지급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명목원금"이라는 이름 그대로, 원금 자체는 실제로 오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계약 체결 시에도, 만기 시에도 원금은 교환되지 않고 오직 이자 계산의 기준으로만 쓰입니다. 실무에서는 매 결제일마다 고정금리 이자와 변동금리 이자를 각각 전부 주고받는 대신, 두 금액의 차액만 정산하는 방식(netting)이 일반적입니다.
이 구조는 통화스왑(Currency Swap, CRS)과 자주 헷갈리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통화스왑은 서로 다른 통화로 표시된 원금을 계약 시작 시점과 만기 시점에 실제로 교환하는 반면, 금리스왑은 같은 통화 안에서 이자 지급 방식만 맞바꿀 뿐 원금 교환이 아예 없습니다. 즉 금리스왑은 "내 빚을 없애거나 새로 빌리는" 거래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대출이나 채권의 이자 지급 방식만 바꿔치기하는 파생상품입니다.
왜 이런 계약을 맺는가 — 헤지와 비교우위, 두 가지 이유
금리스왑이 쓰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는 헤지(hedge) 목적입니다. 변동금리로 은행 대출을 받은 기업은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함께 커지는 위험에 노출됩니다. 이 기업이 금리스왑에서 고정금리를 지급하고 변동금리를 수취하는 포지션을 취하면, 대출 이자로 나가는 변동금리 부담을 스왑에서 받는 변동금리로 상쇄하고, 실질적으로는 고정금리만 부담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고정금리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이 향후 금리 하락을 예상해 변동금리로 조달비용을 낮추고 싶다면, 반대 방향의 스왑(고정금리 수취, 변동금리 지급)을 체결하면 됩니다. 채권 듀레이션이란 무엇인가에서 다룬 것처럼 고정금리 부채는 금리 변화에 따라 실질 가치가 흔들리는데, 금리스왑은 이 듀레이션 노출을 원하는 만큼 조절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둘째는 비교우위(comparative advantage)를 활용한 차입비용 절감입니다. 신용도가 높은 기업은 고정금리 채권시장과 변동금리 대출시장 모두에서 낮은 금리를 받을 수 있지만, 그 우위의 폭이 두 시장에서 똑같지는 않은 경우가 흔합니다. 만약 한 기업이 고정금리 시장에서 유독 큰 폭의 우위를 갖고 있다면, 그 기업은 원하는 조달 방식과 무관하게 일단 고정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뒤, 금리스왑을 통해 원하는 변동금리 조건으로 바꾸는 편이 직접 변동금리로 빌리는 것보다 더 저렴할 수 있습니다. 아래 숫자 예시에서 이 메커니즘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스왑금리는 어떻게 정해지나 — 지표금리와 스왑커브
금리스왑에서 변동금리 쪽은 시장에 공인된 지표금리(benchmark rate)에 연동됩니다. 오랫동안 전 세계 금리스왑의 표준 지표금리 역할을 한 것이 LIBOR였지만, 2012년 조작 스캔들 이후 신뢰를 잃으면서 2023년을 끝으로 공식 산출이 종료됐고, 현재는 미국의 SOFR, 영국의 SONIA처럼 실제 익일물 거래를 기반으로 계산하는 무위험지표금리(RFR)로 대체됐습니다. 한국 원화 금리스왑 시장도 오랫동안 은행 딜러들의 호가를 취합해 산출하는 CD91일물 금리를 지표로 써왔는데, 이 방식이 실제 거래량 부족으로 시장금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금융당국은 실거래 기반의 무위험지표금리인 KOFR(Korea Overnight Financing Repo Rate)로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고정금리 쪽은 시장 참가자들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매일 새로 형성되며, 만기별로 이 고정금리를 연결한 선을 스왑커브(swap curve)라 부릅니다. 스왑커브는 국채 수익률곡선과 마찬가지로 우상향, 평탄화, 역전 같은 형태 변화를 보이며, 수익률곡선이란 무엇인가에서 다룬 장단기 금리차 역전 논리와 유사하게 시장의 향후 금리 전망을 반영합니다. 다만 스왑커브는 국채 발행 물량이나 특정 만기 구간의 수급 왜곡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특성 때문에, 채권 트레이더들은 국채 수익률곡선과 스왑커브를 나란히 놓고 비교하며 시장을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왑 스프레드란 — 국채금리와의 차이가 알려주는 신호
스왑 스프레드(swap spread)는 같은 만기의 스왑금리(고정금리)에서 국채 수익률을 뺀 값입니다. 스왑거래의 상대방은 결국 은행 등 민간 금융기관이므로, 상식적으로는 스왑금리가 신용위험이 전혀 없는 국채금리보다 항상 높아야 할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도 오랫동안 스왑 스프레드는 대체로 양(+)의 값을 유지했고, 그 폭이 벌어지면 은행 시스템의 신용위험이나 자금조달 부담이 커졌다는 신호로, 좁아지면 그 반대 신호로 읽혔습니다.
그런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특히 만기가 긴 미국 국채 구간에서는 스왑 스프레드가 오히려 마이너스로 뒤집히는 현상이 여러 차례 나타났습니다. 이 강의 서두에서 던진 질문이 바로 이 현상입니다. 시장에서 흔히 거론되는 설명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규제 요인으로, 바젤III 이후 은행들이 대차대조표에 스왑 포지션을 쌓아두는 데 드는 자본 비용이 높아지면서, 은행들이 스왑에서 고정금리를 수취하려는 유인이 예전만 못해졌다는 설명입니다. 다른 하나는 수급 요인으로, 연기금이나 보험사처럼 장기부채를 짊어진 기관투자자들이 부채의 듀레이션을 맞추기 위해 스왑에서 고정금리를 지급하고 변동금리를 수취하는 포지션(부채연계투자, LDI)을 대규모로 쌓으면서, 스왑 고정금리에 지속적인 하방 압력을 가했다는 설명입니다. 둘 중 어느 한 요인만으로 설명되기보다는, 두 요인이 겹치며 "민간 금융기관끼리의 약정 금리가 정부 채권금리보다 낮아지는" 직관에 반하는 상황을 만들어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숫자로 보는 예시 — 비교우위를 활용한 스왑 계약
가상의 두 기업으로 비교우위 메커니즘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신용도가 우량한 A기업은 향후 금리 하락을 기대해 변동금리로 조달하고 싶어 하고,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B기업은 금리 변동 위험을 피해 고정금리로 조달하고 싶어 합니다. 두 기업이 시장에서 직접 빌릴 수 있는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구분 | A기업 (변동금리 원함) | B기업 (고정금리 원함) |
|---|---|---|
| 직접 조달 가능한 고정금리 | 4.0% | 5.5% |
| 직접 조달 가능한 변동금리 | 지표금리 + 0.3% | 지표금리 + 1.0% |
| 두 시장 간 금리차 | 고정금리 시장: 1.5%p, 변동금리 시장: 0.7%p | — |
A기업은 두 시장 모두에서 B기업보다 낮은 금리를 받지만, 그 격차는 고정금리 시장(1.5%p)에서 변동금리 시장(0.7%p)보다 훨씬 큽니다. 즉 A기업은 고정금리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비교우위를 갖고 있습니다. 이 경우 두 기업이 각자 원하는 방식으로 직접 빌리는 대신, A기업은 비교우위가 있는 고정금리로 채권을 발행하고 B기업은 비교우위가 있는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뒤, 서로 스왑 계약을 맺어 이자 지급 방식을 맞바꾸면 둘 다 직접 빌릴 때보다 유리한 조건을 얻을 수 있습니다.
| 구분 | A기업 | B기업 |
|---|---|---|
| 실제 차입 | 고정금리 4.0%로 채권 발행 | 변동금리(지표금리+1.0%)로 대출 |
| 스왑 계약 조건 | 상대에게 지표금리 지급, 상대로부터 고정금리 4.1% 수취 | 상대에게 고정금리 4.1% 지급, 상대로부터 지표금리 수취 |
| 최종 실효 조달금리 | 지표금리 − 0.1% | 고정금리 5.1% |
| 직접 조달 대비 절감액 | 0.4%p (지표금리+0.3% → 지표금리−0.1%) | 0.4%p (5.5% → 5.1%) |
두 기업이 각자 얻는 시장 격차의 총합인 0.8%p(1.5%p − 0.7%p)를 절반씩 나눠 가진 셈입니다. 실제 시장에서는 두 기업이 직접 계약을 맺기보다 은행 등 스왑 딜러가 중개자로 끼어들어 양쪽과 각각 스왑 계약을 맺고 그 과정에서 작은 중개 마진을 가져가는 구조가 일반적이지만, 기본 원리는 이 예시와 동일합니다.
2022년 영국 연기금 사태 — 헤지 수단이 위기를 증폭시킨 사례
금리스왑이 헤지 수단으로서 오히려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극적으로 보여준 사례가 2022년 9월 영국 연기금 시장 혼란입니다. 영국의 확정급여형(DB) 연기금들은 장기 연금 부채의 금리 민감도를 맞추기 위해 부채연계투자(LDI) 전략을 널리 활용해왔는데, 그 핵심 도구 중 하나가 국채 레포(repo)와 결합된 금리스왑이었습니다. 스왑에서 고정금리를 지급하고 변동금리를 수취하는 포지션을 레버리지를 일으켜 쌓아두면, 금리가 하락할 때는 부채 가치 증가를 스왑 평가이익으로 상쇄할 수 있지만, 반대로 금리가 급등하면 스왑 포지션에서 대규모 평가손실이 발생하고 담보(마진콜) 납부 요구가 쏟아지는 구조였습니다.
2022년 9월 23일 영국 정부가 재원 대책 없는 대규모 감세안("미니 예산")을 발표하자 영국 국채(길트) 금리가 급등했고, 발표 후 일주일 만에 여러 만기 구간에서 주간 상승폭이 100bp를 넘어섰습니다. 레버리지를 일으킨 LDI 펀드들은 스왑·레포 포지션에서 쏟아지는 마진콜에 대응하기 위해 보유한 국채를 서둘러 매도해 현금을 마련해야 했고, 이 매도가 국채 가격을 더 떨어뜨려 또 다른 마진콜을 부르는 악순환으로 번졌습니다. 사태가 진정되지 않자 영란은행(Bank of England)은 시장 안정을 위해 한시적인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긴급 가동해 개입했고, 이후 감독당국은 LDI 펀드들에 더 두터운 자본 완충장치를 갖추도록 하는 규제 정비에 나섰습니다. 이 사례는 금리스왑 자체가 위험한 상품이라서가 아니라, 헤지 목적의 파생상품이라도 레버리지와 결합되면 원래 막으려던 위험(금리 상승)이 오히려 유동성 위기로 증폭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CDS·통화스왑과 무엇이 다른가
"스왑"이라는 이름이 붙은 파생상품이 여럿이라 헷갈리기 쉽습니다. CDS(신용부도스왑)는 채권 발행자의 부도 위험을 사고파는 계약으로, 평상시에는 프리미엄만 오가다가 신용사건이 발생해야만 큰 금액이 정산되는 보험형 구조입니다. 반면 금리스왑은 부도 여부와 무관하게 계약 기간 내내 금리 수준의 차이를 정기적으로 정산하는 구조로, 극단적 사건이 아니라 일상적인 금리 변동 자체를 거래 대상으로 삼습니다. 앞서 언급한 통화스왑(CRS) 역시 이자를 교환한다는 점은 같지만, 서로 다른 통화 간 원금까지 교환한다는 점에서 원금이 오가지 않는 금리스왑과 구분됩니다.
정리
- 금리스왑(IRS)은 명목원금을 기준으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이자만 맞바꾸는 계약으로, 원금 자체는 교환되지 않습니다.
- 기업과 금융기관은 금리 변동 위험을 헤지하거나, 고정·변동금리 시장 간 비교우위를 활용해 차입비용을 낮추기 위해 금리스왑을 활용합니다.
- 변동금리 쪽은 SOFR·KOFR 같은 무위험지표금리에 연동되며, 고정금리 쪽이 만기별로 이어진 선이 스왑커브입니다.
- 스왑 스프레드(스왑금리 − 국채금리)는 통상 양(+)이지만, 은행 규제 자본 비용과 연기금의 대규모 헤지 수요가 겹치면 마이너스로 뒤집히기도 하는 시장 신호입니다.
- 2022년 영국 연기금 사태는 레버리지가 결합된 금리스왑 헤지가 오히려 유동성 위기를 증폭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개인 투자자도 금리스왑을 직접 거래할 수 있나요?
금리스왑은 대부분 은행 등 기관 간에 장외(OTC)로 체결되는 계약이고, 계약 단위도 최소 수십억 원 이상으로 큰 편이라 개인 투자자가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다만 채권형 펀드나 금리 관련 뉴스에서 스왑금리·스왑 스프레드 수치를 참고 지표로 접할 수 있고, 국채금리와 함께 움직임을 비교해보면 채권시장의 분위기를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금리스왑은 왜 위험한 상품으로 여겨지기도 하나요?
계약 자체는 이자만 주고받는 구조라 원금 손실 위험이 크지 않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레버리지와 결합해 대규모 포지션을 쌓는 경우가 많아 위험이 커집니다. 2022년 영국 연기금 사태처럼 예상과 반대 방향으로 금리가 급변하면 평가손실에 따른 담보 납부 요구(마진콜)가 한꺼번에 몰릴 수 있고, 이를 메우기 위한 자산 매각이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키우는 연쇄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스왑 스프레드가 마이너스면 국채가 스왑보다 위험하다는 뜻인가요?
꼭 그렇게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스왑 스프레드가 마이너스로 뒤집히는 현상은 은행의 규제 자본 비용, 연기금의 헤지 수요 같은 수급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결과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채의 신용위험 자체가 민간 금융기관보다 커졌다는 뜻이라기보다는, 스왑시장과 국채시장 사이의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을 보여주는 신호로 참고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본문의 숫자 예시는 개념 설명을 위한 가상의 사례이며, 실제 기업이나 금융상품의 조건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