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8

트럼프,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제안 거부 - 유가 브렌트 106달러 급등, S&P500·나스닥 선물 하락, 에너지株 vs 항공株 희비

무슨 일이 있었나

9월28일(월) 아시아 증시 개장과 함께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미국 증시 선물이 하락했습니다. 발단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제안을 공식적으로 거부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그들(이란)이 제안을 해왔지만 나는 거부했다"고 밝혔고, 이 발언이 알려지면서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배럴당 106.31달러까지 오르며 전 거래일 대비 1.8% 상승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3.62달러까지 올라 1.3% 상승했습니다. 이후 유럽 거래 시간대에는 상승폭이 더 확대돼 브렌트유가 한때 2%대 후반, WTI가 2%대 초반까지 오르는 구간도 관측됐습니다. 이 여파로 S&P500지수 선물과 나스닥100지수 선물은 아시아 새벽 거래에서 각각 0.3%가량 하락했습니다.

이번 거부의 배경에는 지난 금요일(9월25일)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락치가 카타르 중재를 통해 제시한 조건부 제안이 있습니다. 이란 측은 미국이 이른바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해상 봉쇄와 경제전을 해제하며, 동결된 이란 자산을 반환한다면 7일 이내에 호르무즈해협을 재개방하고 핵협상도 재개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란이 즉각적인 재개방을 원하는 이유에 대해 "그들이 지금 심하게 밀리고 있기 때문"이며 "호르무즈해협에서 나오는 돈이 이란의 주요 수입원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고, 측근들에게는 11월 중간선거 이후 미국의 대이란 공습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소식은 단순한 외교적 해프닝이 아닙니다. 호르무즈해협은 지난 2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격화된 이후 사실상 폐쇄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곳으로, 실시간 추적 자료 기준으로 벌써 200일을 훌쩍 넘긴 상태입니다. IMF 산하 포트워치(PortWatch) 집계에 따르면 위기 이전 하루 평균 85건에 달했던 이 해협의 유조선 통과 건수는 최근 하루 1건 안팎으로 떨어져 정상 대비 1~2% 수준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통과하는 물량도 우회 항로와 중개상을 거치는 복잡한 경로로 하루 임대료가 50만달러를 넘는 수준까지 치솟았고, 정상 운송 대비 배럴당 30~40달러 이상의 추가 비용이 붙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즉 이번 거부 소식은 '없던 위기가 새로 생긴 것'이 아니라, '이미 반년 넘게 이어진 위기가 해소될 뻔했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에 가깝습니다.

에너지주와 항공주가 정반대로 반응한 이유

이날 시장의 반응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업종별 명암이 뚜렷하게 갈렸다는 점입니다. 프리마켓 거래에서 사우스웨스트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은 각각 1%가량 하락했고, 델타항공과 아메리칸항공도 0.8% 안팎 밀렸습니다. 이는 유가 상승이 항공업계의 핵심 비용인 제트유 가격을 직접 끌어올리기 때문입니다. 항공사는 매출 대비 연료비 비중이 큰 산업이라, 유가가 오르면 즉각적으로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됩니다. 게다가 이번 유가 급등은 단순한 수요 증가가 아니라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것이어서, 언제 해소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 항공주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반대로 엑슨모빌과 셰브론 같은 미국 대형 에너지주에는 이번 소식이 오히려 우호적인 재료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호르무즈해협 리스크가 장기화될수록 국제유가에 붙는 '지정학적 프리미엄'이 유지되거나 커지고, 이는 원유·가스를 직접 생산·판매하는 에너지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올해 초 미군의 이란 혁명수비대 시설 타격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엑슨모빌과 셰브론 주가는 각각 2~3%대 상승세를 보인 바 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월 "엑슨과 셰브론이 이란 사태로 인한 고유가로 너무 많은 돈을 벌었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적도 있어, 에너지 기업들의 반사이익이 정치적 견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유가 상승이라는 하나의 사건이 업종에 따라 정반대 방향으로 주가를 움직인다는 사실은, 거시 이벤트를 해석할 때 '지수가 오르나 내리나'라는 단편적 질문보다 '어떤 업종의 원가 구조와 매출 구조가 이 이벤트에 어떻게 연결돼 있는가'를 따져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점을 잘 보여줍니다.

왜 이번 거부가 특히 중요한 신호인가

사실 이번 주 초까지만 해도 시장은 정반대 방향의 뉴스에 안도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목요일(9월24일) 로이터는 미국과 이란 협상단이 호르무즈해협의 단계적 재개방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고, 이 소식에 장중 급등했던 유가가 고점에서 밀려나면서 당시 30년물 국채금리가 22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음에도 S&P500과 나스닥은 거의 보합으로 장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채권시장발 악재를 유가 안도감이 상쇄해준 셈입니다. 그런데 불과 이틀 뒤 트럼프 대통령이 그 협상의 토대가 됐던 이란의 제안 자체를 공개적으로 거부하면서, 시장이 잠시 기댔던 안도감의 근거가 그대로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이런 '희망이 생겼다가 꺼지는' 패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올해 8월에도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협상 기대감에 유가가 하락했다가, 곧이어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공격이나 이란의 미 해군 함정 공격 정황이 전해지면서 다시 급등하는 흐름이 여러 차례 반복됐습니다. 시장 참가자 입장에서는 협상 관련 헤드라인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이 갈등이 구조적으로 쉽게 풀리지 않는 이유 - 이란의 재정 상황, 미국의 정치 일정(11월 중간선거), 그리고 양측 모두 상대방의 조건을 받아들이면 국내 정치적으로 약해 보일 수 있다는 딜레마 - 를 이해하는 것이 훨씬 유용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후 공습 재개를 예상한다"고 언급한 대목은, 적어도 향후 한두 달간은 이 갈등이 해소되기보다 오히려 재점화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채권시장과의 연결고리도 짚을 만합니다. 이번 주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한때 5.23%까지 올라 2007년 6월 이후 최고치를 다시 썼는데, 유가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이런 금리 상승 압력에 일부 기여하고 있습니다. 유가가 오르면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에 반영되는 에너지 비용이 함께 오르고, 이는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실제로 이번 주 CME 페드워치 기준 10월 FOMC에서의 추가 인상 확률은 나흘 만에 53%에서 70%대까지 급등한 바 있는데, 이번 유가 재상승이 이 흐름을 더 굳히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 배울 점

  • 지정학적 리스크는 '해소'와 '재점화'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협상 진전 보도 하나에 유가가 안정됐다가도, 며칠 안에 거부·공격 등의 소식으로 다시 급등하는 패턴이 올해 여러 차례 나타났습니다. 단발성 헤드라인보다 갈등의 구조적 원인(정치 일정, 재정 압박, 협상 당사자들의 국내 정치적 유인)을 파악하는 것이 예측에 더 도움이 됩니다.
  • 같은 유가 상승도 업종에 따라 정반대 효과를 냅니다. 에너지주는 유가 상승의 수혜주, 항공·운송주는 피해주라는 기본 공식을 기억하면 단일 매크로 이벤트로 포트폴리오 전반의 방향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유가와 채권금리, Fed 정책 기대는 서로 연결돼 있습니다. 지정학적 유가 상승은 단순히 에너지·항공 업종에 그치지 않고 인플레이션 기대와 금리 경로 전망까지 영향을 미치므로, 유가 뉴스가 나오면 채권시장과 Fed 확률 변화도 함께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 에너지 기업의 '반사이익'에는 정치적 리스크도 함께 따라옵니다. 유가 급등으로 에너지 기업 실적이 좋아지면 정치권의 초과이윤세·가격통제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완전한 그림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한 이란의 제안은 정확히 무엇인가요?

이란 외무장관이 카타르 중재를 통해 제시한 조건부 제안으로, 미국이 이른바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해상 봉쇄·경제전을 해제하며 동결 자산을 반환하면 7일 이내에 호르무즈해협을 재개방하고 핵협상도 재개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공개적으로 거부했습니다.

이번 소식으로 유가가 얼마나 올랐나요?

9월28일 아시아 거래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106달러 부근까지, WTI는 93~97달러대까지 올랐습니다. 스냅샷 시점에 따라 상승폭은 1%대 초반에서 2%대 후반까지 다르게 관측됐는데, 이는 유럽 거래 시간대로 넘어가며 상승폭이 확대됐기 때문입니다.

항공주와 에너지주가 왜 정반대로 움직이나요?

유가는 항공사에는 핵심 비용(제트유)이고, 에너지 기업에는 핵심 매출(원유·가스 판매가)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유가 상승이라도 비용 구조에 있는 업종과 매출 구조에 있는 업종은 정반대 방향으로 영향을 받습니다.

호르무즈해협 위기는 언제부터 시작됐고 얼마나 심각한가요?

지난 2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격화된 이후 사실상 폐쇄 상태가 200일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위기 이전 하루 평균 85건이던 유조선 통과 건수가 최근에는 하루 1건 안팎, 즉 정상 대비 1~2% 수준까지 떨어졌으며, 우회 운송에는 배럴당 30~40달러 이상의 추가 비용이 붙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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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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