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기초 · 159/159강 · 고급 · 4분 읽기
EBITDA란 무엇인가 — 감가상각을 더해 보는 이유와 버핏이 싫어하는 이유
이 글의 목차
"영업이익은 줄었는데 EBITDA는 늘었다"는 기사, 왜 나올까
실적 발표 시즌이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EBITDA는 오히려 증가했다"는 식의 제목을 종종 보게 됩니다. 같은 회사, 같은 분기 실적인데 어떻게 지표에 따라 방향이 반대로 나올 수 있을까요. 답은 두 숫자가 "감가상각비"라는 항목 하나를 다르게 취급한다는 데 있습니다. 통신, 항공, 반도체, 조선처럼 설비투자가 유난히 큰 업종의 실적 기사나 리포트에는 영업이익보다 EBITDA라는 지표가 먼저 등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EBITDA가 정확히 무엇을 더하고 빼는 숫자인지, 왜 기업 비교에 유용하다고 여겨지는지, 그리고 워런 버핏을 비롯한 비판자들이 왜 이 숫자를 "위험한 숫자"라고까지 부르는지를 짚어보겠습니다.
EBITDA란 무엇인가 — 계산 공식
EBITDA는 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의 줄임말로, 이자·세금·감가상각비·무형자산상각비를 빼기 전의 이익을 뜻합니다. 가장 흔히 쓰이는 계산법은 영업이익(EBIT)에서 시작합니다.
EBITDA = 영업이익(EBIT) + 감가상각비 + 무형자산상각비
여기서 감가상각비(Depreciation)는 공장, 설비, 건물 같은 유형자산의 취득 비용을 사용 기간에 걸쳐 나눠 비용으로 반영하는 항목이고, 무형자산상각비(Amortization)는 영업권이나 특허권 같은 무형자산에 같은 논리를 적용한 항목입니다. 즉 EBITDA와 EBIT(영업이익)의 차이는 오직 이 두 항목뿐입니다. 순이익에서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으로 계산해도 결과는 같습니다.
EBITDA = 순이익 + 법인세비용 + 이자비용 + 감가상각비 + 무형자산상각비
두 계산법 모두 결국 "회사가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에서, 실제 현금이 나가지 않는 비용(감가상각·상각)과 자본구조·세율에 따라 달라지는 비용(이자·법인세)을 모두 빼고 보자"는 하나의 생각으로 귀결됩니다.
왜 쓰이는가 — 비교 가능성이라는 논리
EBITDA가 널리 쓰이는 이유는 감가상각비가 실제로 그 분기에 현금이 빠져나가는 비용이 아니라는 데서 출발합니다. 설비를 사는 시점에 현금은 이미 지출됐고, 감가상각비는 그 과거의 지출을 회계상 수명에 걸쳐 나눠 매 기간 비용으로 "인식"하는 절차일 뿐입니다. 여기에 더해 감가상각 방식(정액법·가속법), 설비 수명을 몇 년으로 보느냐에 대한 가정, 법인세율, 그리고 부채를 얼마나 쓰느냐에 따른 이자비용은 기업마다, 나라마다 제각각입니다. 이 네 가지를 모두 제거하면 "이 회사가 핵심 영업 활동만으로 벌어들이는 돈"에 가장 가까운 숫자가 남는다는 논리입니다. 그래서 자본구조와 세율이 전혀 다른 경쟁사를 비교하거나, 설비투자가 큰 업종의 기업가치를 EV/EBITDA로 평가할 때, 또 사모펀드가 인수 대상 기업의 "본질적인 수익창출력"을 가늠할 때 표준 잣대로 자리 잡았습니다.
숫자로 보는 예시 — EBITDA는 같은데 현실은 전혀 다른 두 회사
같은 EBITDA를 내는 두 가상의 회사를 비교해보면 이 지표의 한계가 분명해집니다.
| 구분 | A사 (통신사, 설비 집약적) | B사 (소프트웨어, 경자산) |
|---|---|---|
| 매출 | 1조원 | 1조원 |
| 영업이익(EBIT) | 1,000억원 | 1,700억원 |
| 감가상각·상각비 | 800억원 | 100억원 |
| EBITDA | 1,800억원 | 1,800억원 |
| 설비 유지에 필요한 연간 capex | 900억원 | 50억원 |
| capex 차감 후 실질 현금 | 900억원 | 1,750억원 |
두 회사의 EBITDA는 똑같이 1,800억원이지만, 통신 설비망을 유지하려면 매년 900억원 가까운 재투자가 필요한 A사와 서버 몇 대만 추가하면 되는 B사의 실질적인 현금 창출력은 거의 두 배 차이가 납니다. EBITDA만 놓고 두 회사를 "똑같이 돈을 잘 버는 회사"로 평가한다면, 설비를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재투자 부담을 완전히 놓치게 됩니다.
EBITDA 마진(EBITDA를 매출로 나눈 비율)도 두 회사가 똑같이 18%로 계산되어, 겉보기에는 수익성까지 비슷한 회사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EBITDA에서 설비 유지비를 뺀 실질 현금을 매출로 나눈 "실질 마진"을 따로 계산해보면 A사는 9%, B사는 17.5%로 거의 두 배 벌어집니다. 통신사처럼 설비투자가 매출의 상당 부분을 집어삼키는 업종을 다른 업종과 EBITDA 마진만으로 비교하면, 이런 재투자 부담의 격차가 통째로 사라져 버린다는 점을 숫자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버핏이 싫어하는 이유 — "치아요정이 설비투자를 대신 내주는가"
워런 버핏은 수십 년간 EBITDA를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그는 "경영진은 치아요정이 자본지출을 대신 내준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유명한 말로, EBITDA가 감가상각비를 "현금이 안 나가는 비용이니 없는 셈 치자"고 다루는 방식을 꼬집었습니다. 버핏의 요지는 간단합니다. 감가상각비는 과거에 실제로 지출한 현금을 뒤늦게 반영하는 것일 뿐, 그 설비는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교체하거나 보수해야 하므로 장기적으로는 틀림없이 현금이 다시 빠져나갑니다. 설비투자가 큰 업종일수록 이 재투자 부담은 EBITDA가 완전히 가려버리는 "진짜 비용"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EBITDA는 이자비용까지 빼고 보기 때문에, 부채를 많이 써서 레버리지를 키운 회사일수록 실제 재무 부담과 무관하게 EBITDA 숫자 자체는 멀쩡해 보이는 효과가 생깁니다. 이자보상배율이 보여주듯, 영업이익만으로도 이자를 감당하기 힘든 회사가 EBITDA 기준으로는 꽤 괜찮은 비율을 보이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EBITDA는 GAAP·IFRS가 정한 표준 재무지표가 아니라 기업이 재량으로 구성하는 숫자이기 때문에, 특히 기업공개(IPO)나 하이일드채권 발행 설명서에서는 일회성 비용·구조조정 비용·주식보상비용까지 빼버린 "조정 EBITDA(Adjusted EBITDA)"를 내세워 실제 수익성보다 훨씬 좋아 보이게 꾸미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이 "조정"이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상징적인 사례가 공유오피스 업체 위워크(WeWork)입니다. 위워크는 2019년 상장을 준비하며 투자설명서에 "커뮤니티 조정 EBITDA(Community-Adjusted EBITDA)"라는 독자적인 지표를 제시했는데, 이자·세금·감가상각뿐 아니라 일반관리비, 마케팅비, 심지어 신규 지점 개설 비용까지 "조정" 항목으로 분류해 통째로 다시 더해버린 숫자였습니다. 월스트리트와 언론은 이 지표를 "회사가 돈을 더 많이 쓸수록 오히려 좋아 보이게 설계된 지표"라고 강하게 비판했고, 결국 상장 자체가 철회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이 사례는 EBITDA 앞에 수식어가 하나씩 붙을 때마다 그 지표가 실제로 무엇을 가리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습니다.
대출 계약과 신용등급에서도 EBITDA가 기준이 되는 이유
EBITDA는 주식 투자자만 쓰는 숫자가 아닙니다. 은행의 대출 계약과 신용등급을 매기는 신용평가사도 기업의 레버리지를 가늠하는 핵심 잣대로 순부채를 EBITDA로 나눈 "순부채/EBITDA" 배율을 즐겨 씁니다. 대출 계약서에는 흔히 이 배율이 일정 수준(예컨대 4배, 5배)을 넘기면 즉시 상환을 요구하거나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코버넌트(covenant)" 조항이 붙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서 역설이 생깁니다. 코버넌트를 지키기 위해 기업이 "조정 EBITDA"의 분모를 부풀릴 유인이 생기는 것입니다. 일회성 비용을 넓게 해석해 EBITDA에 자꾸 더해 넣을수록 분모가 커져 레버리지 배율은 더 안전해 보이게 되므로, 대출 약정서에 적힌 EBITDA의 정의가 투자자가 흔히 쓰는 EBITDA와 똑같은지 확인하는 것도 레버리지가 큰 기업을 분석할 때 놓치기 쉬운 지점입니다.
리스 회계 기준 변경이 EBITDA를 부풀리는 뜻밖의 함정
2019년 전후로 도입된 IFRS16 리스회계는 EBITDA를 둘러싼 또 하나의 흥미로운 사례를 만들었습니다. 과거에는 매장이나 항공기를 빌리는 운용리스 비용이 영업이익 위 단계에서 통째로 "임차료"라는 영업비용으로 빠졌지만, 새 기준에서는 이 비용이 사용권자산의 감가상각비와 리스부채에 대한 이자비용으로 나뉘어 반영됩니다. 실제 영업 방식이나 수익성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는데도, 임차료라는 영업비용 항목 자체가 줄어들면서 영업이익과 EBITDA가 회계기준 변경만으로 기계적으로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난 것입니다. 매장을 대거 임차해 운영하는 유통·항공업종에서 이 효과가 특히 두드러졌는데, 이는 EBITDA가 때로는 사업의 실질적인 개선과 무관하게 회계 처리 방식의 변화만으로도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줍니다.
EBITDA를 쓸 때 함께 봐야 할 것들
EBITDA 자체가 쓸모없는 숫자는 아닙니다. 다만 단독으로는 완전한 그림을 주지 못하므로, 반드시 다른 지표와 함께 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EV(기업가치)와 묶어 EV/EBITDA 배수로 쓸 때는 부채 수준이 다른 기업 간 비교에는 유용하지만, 그 배수가 낮다고 해서 재투자 부담까지 적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을 함께 따져야 합니다. EBITDA에서 실제 capex를 차감한 잉여현금흐름에 가까운 숫자를 같이 보면 버핏이 지적한 재투자 부담의 공백을 메울 수 있고, 이자보상배율을 영업이익 기준으로 따로 확인하면 레버리지로 가려진 이자 부담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또한 실적 발표 자료에 "조정 EBITDA"가 등장한다면, 괄호 안에 어떤 항목이 더해지거나 빠졌는지를 각주까지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조정 항목이 매번 비슷한 성격의 비용을 반복적으로 제외한다면, 그 비용이 정말 "일회성"인지부터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리
- EBITDA는 영업이익에 감가상각비·무형자산상각비를 다시 더한 숫자로, 자본구조·세율·감가상각 방식이 다른 기업을 비교하기 위해 쓰인다.
- 감가상각비가 당장 현금이 나가는 비용은 아니지만, 그 설비는 결국 교체·보수해야 하므로 재투자 부담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 워런 버핏은 EBITDA가 자본지출과 이자부담(레버리지)을 함께 가려버린다는 점에서 이 지표를 강하게 비판해왔다.
- EBITDA는 GAAP·IFRS 표준 지표가 아니라서 "조정 EBITDA"처럼 기업이 재량으로 항목을 빼고 부풀릴 수 있으므로, 조정 내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 EV/EBITDA, 실질 capex, 이자보상배율 등을 함께 봐야 EBITDA 하나로는 보이지 않는 재투자 부담과 레버리지 위험을 놓치지 않는다.
자주 묻는 질문
EBITDA 마진이란 무엇인가요?
EBITDA를 매출로 나눈 비율로, 매출 1원당 핵심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에 가까운 이익이 얼마인지를 보여줍니다. 같은 업종 내에서 원가 구조나 수익성을 비교할 때 자주 쓰이지만, 업종이 다르면 설비투자 구조 자체가 다르므로 업종을 넘나드는 비교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EBITDA와 순이익 중 어느 쪽을 더 신뢰해야 하나요?
둘은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하는 숫자입니다. 순이익은 이자·세금·감가상각까지 모두 반영한 뒤 주주에게 실제로 남는 몫을 보여주고, EBITDA는 그 이전 단계에서 핵심 영업의 현금창출력에 가까운 숫자를 보여줍니다. 어느 한쪽만 보기보다는 두 숫자의 차이가 어디서 나오는지(이자부담인지, 감가상각 규모인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더 유용합니다.
모든 업종에 EBITDA를 똑같이 적용해도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설비투자가 작고 감가상각비가 미미한 소프트웨어·서비스업에서는 EBITDA와 영업이익의 차이가 크지 않아 왜곡이 적지만, 통신·항공·반도체·조선처럼 설비투자가 매출 대비 큰 업종에서는 EBITDA가 재투자 부담을 상당히 가릴 수 있으므로 더 신중하게 해석해야 합니다.
⚠️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본문의 회사 사례는 개념 설명을 위한 가상의 예시이며, 실제 기업이나 재무 수치를 나타내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